E3 개막 첫날 로스앤젤로스(LA) 컨벤션 센터는 전 세계에서 신작 게임을 접하기 위한 많은 언론과 이용자들로 들썩거렸다. 입장을 위해 1시간 이상을 소요하고 부스마다 거대한 줄이 생겨난 이곳은 그 어느 때보다 풍성한 신작들의 경쟁으로 뜨거웠다.
7일부터 9일까지 3일 동안 열리는 E3 2011은 약 60여개의 게임 업체와 10여종의 자국 게임 언론, 약 20여종의 해외 게임쇼 관계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성황리에 진행됐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소니컴퓨터엔터테인먼트(SCE), 닌텐도 등 콘솔기기 업체도 빠짐없이 모두 참석했다.
E3 2011에서 가장 눈에 띄는 부분은 엄청난 양의 게임 타이틀이었다. 다음해 시장 흐름을 미리 볼 수 있다는 표현에 맞게 올해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 게임 시장 내 출시될 수많은 대작 타이틀이 쏟아져 나왔다. 타이틀은 부스마다 많게는 10개, 적게는 2개가 공개됐다.
북미를 대표하는 게임 컨퍼런스답게 북미 퍼블리셔들의 반격이 거셌다. 일렉트로닉아츠(EA)는 ‘피파12’을 필두로 ‘니드포스피드 더런’ ‘SSX’ ‘배틀필드3’ ‘심즈3 더 펫’ ‘매스이펙트3’ ‘스타워즈 올드 리퍼블릭’ ‘매든 12’ 등 약 10여종의 게임을 선보였다.
‘홈프론트’로 올해 첫 타석 홈런을 날린 THQ는 ‘세인츠로우3’ ‘WWE 12’ ‘스페이스마린’ ‘UFC 언디스퓨티드3’ 등 8종을 게임을 선보였다. 특히 사활을 건 대작 ‘세인츠로우3’는 해외 언론과 이용자들의 이목을 한번에 사로잡았다.
일본을 대표하는 세가와 캡콤 역시 약진을 거듭했다. 세가는 북미 시장을 겨냥한 ‘마리오 & 소식 런던 2012’와 ‘소닉 제너레이션’ ‘캡틴 아메리카 슈퍼솔져’ ‘에일리언 코로니언 마린’ 등을 캡콤은 ‘데드라이징 오프더레코드’ ‘레지던트 이블 오퍼레이션 라쿤시티’ ‘스트리트 파이터 크로스 철권’ ‘드래곤즈 도그마’ 등을 공개, 북미 이용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주목을 받은 대작 게임들은 더 있다. 롤플레잉 게임 ‘엘더스크롤 : 스카이림’과 네번째 시리즈 ‘어쌔신크리드 리벨레이션’ 최강 난이도를 자랑하는 ‘다크소울’ 북미 시장을 평정한 ‘모던워페어3’ 잔혹 액션 ‘닌자가이덴3’ 등은 영상 공개만으로도 이용자들의 발길을 이끌 정도였다.
이외에도 수많은 신작 게임들이 공개됐다. 각 부스에는 긴 줄이 형성됐고 관람객들은 연신 셔터를 눌러댔다. 하지만 이번 E3 2011에선 무언가 허전함을 감출 수 없었다. 바로 트렌드를 전혀 느낄 수 없다는 느낌이었다.
지난해의 경우 동작인식게임이 발표되면서 언론 및 관계자들의 호평을 받았으나 올해는 콘솔 선두 업체부터 각각의 노선을 추구하는, 따로 움직이는 모습이 연출됐다. MS는 여전히 키넥트를, SCE는 3D와 차세대 휴대용 게임기 ‘비타’를 공개했다. 닌텐도는 신형 콘솔 ‘Wii U’를 꺼냈다.
1인칭 슈팅(FPS) 게임이 대세를 이루던 작년과 달리 액션, 어드벤처, 역할수행게임(RPG) 온라인 게임, 슈팅, 격투, 캐주얼 게임 등 매우 다양한 장르가 나왔다. 하지만 이 중에선 RPG 정도만 두각을 나타냈을 뿐 한 장르가 부스를 독식하는 모습은 나오지 않았다. 오픈월드 게임이 다소 줄어든 점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눈에 띄는 프로모션이 줄어든 점도 이번 E3의 특징 중 하나다. 지난해는 외부 공간을 활용한 퍼포먼스가 많았지만 올해는 거의 찾아볼 수 없었다. 일부 언론은 개막과 동시에 나올 퍼포먼스를 기다렸지만 아무 것도 진행되지 않아 당황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게임 정보를 최대한 덜 노출하기 위해 시연 공간을 비공개 부스로 진행한 곳도 많이 보였다. 2K게임즈와 액티비젼, 베데스다, 스퀘어에닉스 등 많은 부스들은 홍보 영상을 전면에 내세워 대대적인 홍보를 했지만 게임 시연 자체는 없거나 비공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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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업체 관계자는 “내년 상반기 출시를 준비 중인 게임이라 최소 정보만 공개하자는 내부 의견에 맞춰 부스를 비공개 형태로 만들었다”면서 “일부는 콘솔업체 부스에서 시연할 수 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이제 첫날 행사를 마무리한 E3 2011이 내일 어떤 새로움을 선보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