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은 마이크로소프트(MS) 오피스와 경쟁해온 '오픈오피스' 프로젝트의 모든 권한을 아파치 소프트웨어 재단(ASF)에 넘긴다. 오라클은 이를 '기부'라고 주장하지만, 외부 평가는 엇갈린다.
미국 씨넷 등 외신들은 지난 1일 오라클이 오픈오피스 소스코드 권한을 ASF 인큐베이터 프로젝트로 양도했다고 보도했다.
ASF가 오픈오피스 프로젝트를 직접 키워나갈 수 있는 법적 권리를 넘기고 소스코드에 대한 저작권도 '아파치 라이선스'로 전환시킨다는 얘기다. '아파치 인큐베이터 프로젝트 관리 위원회'가 이 제안을 검토중인데, 아직 확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오라클이 오픈오피스 프로젝트에 대한 주도권을 오픈소스 커뮤니티에 넘기는 조치는 지난 4월 예고된 바다. 오라클은 최근 오픈오피스의 상업용 버전 개발을 포기했다.
당시 에드워드 스크리번 오라클 최고 기업 설계책임자(CCA)는 오픈오피스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커뮤니티 성원들과 협력하고 오픈다큐먼트포맷(ODF)같은 표준 문서형식을 채택해 꾸준히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라클 '자뻑' IBM 거들고, 분기된 프로젝트 통합 전망
오라클은 성명을 통해 자사가 인기있는 개인용 소프트웨어를 ASF에 넘겨줌으로써, 개방적이고 성숙되며 잘 구성된 인프라에서 앞으로도 계속 발전할 수 있도록 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엔 오라클이 이전까지 오픈오피스에 직접 기여해온 부분도 없지 않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오라클 입장에서는 ASF가 프로젝트 권한을 양도받는 게, 합당하단 반응도 기대할만 하다. 자바 진영의 동료 IBM은 과연 오라클이 기대한 추임새를 넣었다.
케빈 카바노프 IBM 협업솔루션 부문 부사장은 IBM은 ASF의 오픈오피스 소프트웨어 개발에 협력키로 한 것을 환영한다며 다른 커뮤니티 회원사들이 ASF 내부에서 기술적으로 진보된 오픈오피스 개발 과정을 강력하게 지원해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일부 외신들은 이번 오라클의 조치가 오픈오피스를 '리브레오피스'같은 다른 오픈소스 오피스 계열과 통합될 기회를 만들어줬다고 평했다. 리브레오피스는 썬이 오라클에 인수되면서 오픈오피스 프로젝트에서 갈라져나온 소프트웨어다.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오라클이 오픈오피스가 더 이상 분기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프로젝트를 ASF에 넘긴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마이크로소프트(MS) 관련 개발자 뉴스를 주로 다루는 '레드몬드매그'도 오라클이 오픈오피스를 ASF에 넘김으로써 리브레오피스 개발 활동이 탄력을 받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오라클, 오피스 장사에 '손 털었다'
이런 전망과 관련해 쏟아지는 시선들이 마냥 곱지만은 않다. 오라클이 초장부터 제대로 키울 자신이 없는 프로젝트를 걷어내면서 '거창한 명분'을 챙기려는 모양새로도 비쳤기 때문이다.
최근 오라클이 오픈오피스를 상업용 버전으로 만들지 않기로 한 것도 단적인 사례다. 이 회사가 오픈오피스의 상용 버전인 '스타오피스' 라이선스를 통해 수익을 내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게 업계 중론이었다.
온라인 IT미디어 아스테크니카는 한 술 더 떠, 오라클이 리브레오피스를 쫓아내더니 이젠 오픈오피스를 ASF에 떠넘기려 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오라클의 오픈오피스 '통합 제품화' 조치에 반발한 회원사들이 따로 모여 결성한 '문서 재단(TDF)'에서 리브레오피스를 이끌어 온 배경을 꼬집은 것이다.
■리브레오피스 새 버전 등장
공교롭게도, TDF는 오라클이 오픈오피스를 포기한지 며칠만인 4일(현지시간) 리브레오피스 3.4.0 정식판을 선보였다.
리눅스용으로 등장한 이번 버전은 성능 향상과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선이 눈에 띈다. 'GTK+' 테마와 더 잘 통합되며 글꼴 처리 엔진이 향상됐고 우분투 리눅스 최신판의 '유니티'를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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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프레드시트 프로그램 '캘크(Calc)' 속도가 빨라지고 피봇테이블(데이터파일롯)이 무제한 자릿수를 지원한다.
이밖에 배포판 압축 방식을 개선해 윈도용 버전의 설치 파일 용량도 30메가바이트(MB) 이상 줄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