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라클은 지난해 8월 안드로이드가 자바 기술 특허를 침해했다는 혐의로 구글을 고소했다. 구글이 이를 즉각 반박하며 오라클과의 소송전을 시작했다. 소송 결과에 따라 오라클은 구글뿐 아니라 전세계 안드로이드 기반 단말기 제조사들에 특허 배상 책임을 물릴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안드로이드는 국내외 제조사들에 의해 스마트폰, 태블릿, 노트북, TV, 셋톱박스, 차량용 인포테인먼트시스템(IVI) 등에 도입되고 있다. 업계가 이 사건에 주목하는 이유다.
최근 오라클은 구글과의 소송에서 132개 항목으로 주장한 특허침해 범위를 대폭 줄이라는 담당 판사 지시를 받았다. 오라클 주장 내용이 넓고 복잡하기 때문에 이를 재판을 진행할 수 있는 범위로 축소하란 내용이다. 시한은 재판이 열리는 오는 10월까지다.
지난 3일 미국 지방법원의 윌리엄 알서프 판사는 명령서를 통해 이 소송에는 오라클이 자사 특허 7개를 근거로 내놓은 132가지 주장과, (특허)무효 방어를 위한 수백여가지 '선행기술자료'가 얽혀 있다며 이건 너무 많다고 밝혔다.
선행기술자료란 특허출원자가 발명을 차별화하기 위해 참고한 기존 등록 특허와 당시 공개된 일반 사실, 특허심사관이 확인한 자료 등을 가리킨다.
알서프 판사는 재판 일정은 기존 항목들을 심리할 수 있는 숫자, 선행기술자료 8건과 3가지 주장으로 정리한 다음에 확정될 것이라며 정리된 내용은 오는 10월 배심원들 앞에 가져다놓으라고 오라클에 지시했다.
이어 오라클은 기존 주장 (132개중) 129가지 주장에 따른 구글 특허 침해 혐의는 심리되지 않을 테니 포기한다며 새로운 제품에 대한 것이 아니면 다음 재판 과정에서 (129가지) 주장을 갱신해 오지 않도록 한다고 덧붙였다.
■오라클, 구글보다 유리하다?
당초 구글은 안드로이드가 오픈소스 자바소프트웨어(SW)인 아파치재단의 '하모니'에 기반한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오라클 제품인 오리지널 자바 소스코드를 베꼈다는 주장을 정면 반박한 것이다.
그런데 지난달말 양사 소송 과정을 보도한 영국 IT미디어 더레지스터는 오라클이 구글에 묵직한 한 방을 먹였다고 평했다. 담당 판사가 특허권자인 오라클의 기술적 입장을 대부분 인정했기 때문이다.
알서프 판사가 지난달말 공개한 '청구범위해석'에 따르면 오라클이 정의한 특허항목 5개중 4개가 인정됐다. 1개 항목에 대한 정의는 판사가 양측 입장을 배제한 채 직접 내린 것이다.
특허분쟁시 판사의 청구범위해석은 이해당사자가 관련 기술용어를 서로 다르게 정의해 충돌하는 관점을 정리하기 위해 나온다. 보도에 따르면 오라클과 구글 입장은 7개 기술용어 가운데 6개 항목에 대한 정의에서 일치되지 않았다.
알서프 판사는 6개 가운데 1개 항목이 적어도 3가지 용어를 내포하고 있다며 향후 설명하기로 하고 우선 5개 항목에 대해서만 정의한 것이다.
결국 특허권자 오라클이 직접 설정한 기술용어 정의는 압도적으로 채택됐고 침해 혐의를 받고 있는 구글측 입장은 전혀 반영되지 않은 셈이다.
■오라클, 아파치 재단도 소환…향후 일정은?
알서프 판사는 이달 말까지 오라클과 구글, 양측 입장에 대한 정리가 끝나야 한다면서 (향후 일정은) 재심리에 따라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다.
양사의 두번째 입장 정리 시한은 오는 8월까지다. 오라클은 8월말까지 자신들이 주장하는 구글 특허 침해 혐의를 60개 선행기술자료와 20가지 항목으로 요약해야 한다.
그리고 최종적으로는 오는 10월 13일(현지시간) 열리는 약식 심리에서 앞서 지시한 3개 주장과 8가지 선행기술자료를 제시해야 한다. 공판은 10월말부터 진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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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오라클은 이 소송에 아파치 재단도 끌어들일 기세다. 아파치 재단은 구글이 특허침해 혐의를 반박하는 근거로 주장하는 오픈소스 자바 프로젝트 '하모니'를 주도해왔다.
오라클은 이달초 소송을 진행중인 법정에서 아파치 재단에게 하모니, 안드로이드 소스코드에 대한 문서와 자바 스탠더드 에디션(SE)에 대한 라이선스, 구글과의 커뮤니케이션을 포기하라고 요구하는 소환을 신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