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서 활동 중인 대만PC업체들에 빨간 불이 켜졌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대만 업체들의 지난 1분기 국내 PC 판매 성적이 지난해에 비해 크게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업체는 노트북과 데스크톱PC 등 전 제품군에서 실제 시장 점유율이 큰 폭으로 떨어졌으며, 점유율이 상승한 업체에서도 실제 마진율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이같은 대만업체들의 PC 판매 하락세가 ▲넷북 등 저가 제품 중심 라인업 구성 ▲고성능 제품군의 가격 하락세 ▲경쟁 업체 증가 등에 영향을 받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PC업계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구매율'
특히 저렴한 가격과 휴대성으로 지난해 사랑을 받았던 넷북이 성능 문제가 제기되면서 재구매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 큰 문제가 됐다.
국내 PC업체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노트북을 고를 때 성능, 무게, 가격을 중요하게 보는데 넷북은 이 중 무게와 가격을 만족시켰다며 그러나 성능 부문이 크게 떨어지는 것이 소비자들 사이에 입소문이 타면서 재구매율로 이어지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올 초 인텔 코어i 프로세서를 탑재한 고성능 제품군들의 가격이 1백만원 초중반대로 크게 떨어진 것도 이같은 분위기를 가속화했다.
실제로 넷북을 써본 소비자들이 '성능'을 중요한 구매요소로 생각하게 된 데 이어, 왠만큼 성능을 갖춘 신제품들의 가격이 낮아지자 수요가 대거 해당 제품군으로 이동했다는 설명이다.
![](https://image.zdnet.co.kr/2011/06/03/m8vFYln7ke1hPZHc6ouI.jpg)
아울러 에이서가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국내 노트북 시장 공략에 나선 것도 하나의 원인으로 꼽혔다.
에이서는 올해 국내서 지사역할을 하는 사무실을 설립하고, 넷북을 비롯, 모니터와 데스크톱PC 등 제품 라인업을 강화해가며 공격적인 판매정책을 펼쳤다. 이 와중에 사양별 노트북 제품을 경쟁업체 대비 큰 폭으로 낮은 가격에 제공한 것은 물론이다.
저가 노트북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던 대만 업체들 간에 시장 나눠먹기가 시작됐다는 게 일부 업계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29만원 넷북, 팔면 팔수록 '손해'
국내서 활동 중인 A사의 경우 꾸준히 30만원 미만의 넷북을 판매 중에 있지만, 실제 수익률은 마이너스에 가까운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을 한 대 팔면 그만큼 수익이 남아야 하는데 오히려 판매가 될 때마다 손해가 나는 구조란 이야기다.
그럼에도 대만업체들이 쉽게 넷북 판매를 포기할 수는 없다. 실제로 이 업체들이 국내서 인지도를 쌓게 된 것 역시 지난해 넷북 붐이 있었기 때문이다.
관련기사
- 대만 "IT기업 중국지분 최대 50%허용"2011.06.05
- 4분기 대만업체 실적부진…하이닉스 ‘맑음’2011.06.05
- 대만 D램 업계 살아남을 수 있을까?2011.06.05
- 대만 주기판업계 PC부진에 동반 추락2011.06.05
이 회사 관계자는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제품을 지속적으로 판매하고는 있지만 실제로 수익이 나지는 않는다며 향후 제품 라인업 구성에 대해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장조사업체 한국IDC 권상준 연구원은 넷북은 작년이 전성기였고 올해는 굉장히 감소가 됐다며 굳이 대만업체를 지칭하는 것이 아니더라도, 넷북 비중이 높았던 회사들은 지금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