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IT기업 중국지분 최대 50%허용"

중국 지분투자 10%까지 허용할 거승로 예상돼

일반입력 :2011/02/28 16:28

손경호 기자

대만정부가 TSMC·혼하이 등 자국의 세계적 IT기업에 대한 중국본토투자자의 투자지분을 50%까지 허용하고 곧 내각 결의를 통해 이를 발표할 계획이다. 이는 중국정부가 본토에 대만기업의 투자를 허용한 데 이어 대만정부도 이에 화답하는 형식으로 중국에 경제개방을 하는 차원으로 읽힌다. 양안 기업 협력관계의 가속화는 우리 IT기업의 중국전략에 어떤 형태로든 파급을 가져올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즈 등 주요외신은 27일(현지시간) “대만 재무부가 중국 투자자의 대만 기술기업에 대한 지분투자를 10%까지 허용하고, 신규 기술 분야 합작벤처 회사의 경우 50%까지 중국인 지분 소유를 허용할 것을 제안했다”고 전했다. 대만 사업가들은 중국에 오랫동안 투자해왔으나 중국 투자자들은 2009년까지 대만에 대한 투자가 금지됐었다.

보도에 따르면 대만 내각은 이를 승인하고, 일반인들에게 관련 내용을 공표할 예정이다. 새로운 법령이 시행되면 중국 투자자들은 대만 내 세계적인 경쟁력을 가진 기업에 투자할 수 있게 된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위탁생산)업체인 TSMC, 가전기기 제조업체인 폭스콘의 모회사 혼하이그룹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은 대만의 최대 수출 상대국이다. 중국 투자가 허용되면 대만 기업들은 고객사이자 공급자인 중국과 더 강한 전략적 동맹관계를 맺게 된다.

보도는 예를 들어 세계 3위 평판디스플레이패널 제조사인 AU옵트로닉스가 중국 TV제조사인 하이얼이나 창홍과 같은 기업에 더 많은 LCD패널을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 AU옵트로닉스는 최근 대만정부로부터 중국내 공장 신설을 승인받은 바 있다.

외신은 이런 변화를 중국 본토와 대만 간 경제적인 교류협력이 확대되면서 정치적인 면에서도 양안 관계가 더 가까워졌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미 재작년 차이나모바일이 대만 통신사업자인 파 이스턴 지분 12%를 보유한 적이 있으나 이는 새로운 법령이 시행되도 불법으로 규정으로 규정됐었다.

당시 심지어 대만 내 자유주의 진영 역시 99개 분야로 중국 투자를 제한했다. 1억3천700만달러 중국 투자만 허용된 반면 2천억달러 이상이 대만 투자자금이 중국에 유입됐다.

이번 안을 두고 대만 내에서는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외신에 따르면 한 대만 행정 당국자는 “정부가 재작년까지만 해도 중국 투자를 경계해왔지만 지금은 훨씬 과감하게 정책을 펴고 있다”며 긍정적인 변화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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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대만 내 은행가들과 산업 관계자들은 “아직까지 양안 간 관계 개선이 한바탕 소동으로 끝날지, 그렇지 않을지는 두고봐야 한다”며 조심스런 입장을 취했다.

외신은 또한 대만 내 최대 기술회사 임원이 “우리는 너무 많은 외국 투자자를 가지고 있다”며 “이들 중 일부가 이미 중국에서 온 자금일지도 모른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