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옛말이 있다. 그만큼 10년의 세월은 개인에게도 업체에게도 결코 짧은 시간이 아니다. 여름이 다가오는 시점에 ‘웹2차대전’ 및 ‘조디악 온라인’ 등을 서비스하고 있는 중견 퍼블리셔 감마니아코리아의 리오 초우(Leo Chou) 지사장을 만났다.
훌쩍 10년을 넘긴 감마니아코리아를 이끌고 있는 수장인 그는 5년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한국에서 생활했다. 한국말은 간단한 단어 정도만 쓰지만 그가 가진 한국 시장에 대한 생각은 그 어떤 단어로도 표현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하고 깊었다.
“한국 이용자들은 그 어떤 나라의 게임 이용자들보다 뛰어납니다. 게임에 대한 해박한 지식은 물론 게임을 제대로 즐길 줄 알죠. 그들을 겨냥하기 위해서는 해외에서 잘나가는 또는 그냥 유명한 게임이 아닌 정말 한국에 맞는 게임을 선보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리오 지사장이 있는 5년 동안 감마니아코리아는 몇 개의 퍼블리싱 게임을 선보이며 시장 내 진입을 노려왔다. 다르게 말하면 시장의 간을 봤다는 것이 더 맞을지도 모르겠다. 물론 좋은 성과를 기록한 게임도 있었고 기대보다 낮은 성과로 인해 한숨을 쉬게 만든 게임도 있었다.
“몇 년의 서비스 이후 한국 게임 시장에 대한 도전은 그 어느 때보다 신중해졌습니다. 한국 이용자들을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흔히 ‘대작 게임’만으로는 부족하다는 것도 느끼게 됐죠. 이점이 자체 개발작을 늘리고 한국에 어울리는 게임을 찾기 위해 고심하게 된 계기입니다”
본사 감마니아는 현재 7~8개의 온라인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 게임을 개발 중에 있다. 이중에는 다수의 한국 개발자들이 합류해서 개발 중인 게임들도 있으며, 시장성이 좋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외 액션과 웹게임, 캐주얼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있었다.
“한국의 개발 인재들의 능력은 그 어떤 나라보다 뛰어나다고 봅니다. 이들을 통해 한국 시장에 어울리는 게임을 발굴하고 개발한다면 좀 더 한국 게임 시장에 어울리는 신작을 선보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무턱대고 접근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최선의 상황을 찾아 생각하고 또 준비해야겠죠”
리오 지사장이 가장 크게 걱정하는 부분은 한국 시장 내 있는 이용자들의 편견이었다. 그는 한국 이용자들은 중국이나 대만 등 외산 게임에 대해서는 ‘평가절하’ 하는 경우가 자주 있기 때문에 그들의 눈높이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주지 못하면 결과는 뻔 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퍼블리싱 기반 형태보다는 자체 게임을 개발하고 운영할 수 있는 형태를 준비 중에 있습니다. 한국 이용자들의 요구에 발맞춰 빠르게 움직일 수 있고 그들이 진정으로 바라는 콘텐츠를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 구조가 아니면 어렵기 때문이죠”
감마니아코리아는 올해 여름부터 차근차근 게임 라인업을 국내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다. 다수의 라인업이 탄탄하게 준비돼 있지만 시장의 반응은 물론 성장 가능성과 이용자들의 움직임 등 여러 반응을 보기 위해서다. 리오 지사장은 몇 개월 만에 승부를 보는 일보다는 길게 시장을 보고 그에 맞춰 어울리는 결과를 낼 수 있도록 하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우선 올해는 웹 게임과 소셜 네트워크 게임 위주로 시장 진입을 노릴 예정입니다. 현재 시장 상황에 적합하면서도 이용자들의 반응을 제대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기 때문이죠. 특히 페이스북을 겨냥한 소셜 네트워크 게임의 승패는 저희에게는 매우 중요한 부분입니다”
리오 지사장은 올해 ‘연희무쌍 웹게임’을 비롯해 국내는 물론 전 세계에서 좋은 반응을 얻은 패키지 게임 ‘편의점’을 리메이크한 소셜 네트워크 게임 ‘편의점’을 먼저 선보인다. 이후 시장의 반응에 따라 ‘용패구주’나 ‘랑그릿사’ 등 유명 IP를 활용한 게임을 꺼내 확실한 도약을 준비할 예정이다.
“대작 게임에 연연하게 되면 결국 무너지게 됩니다. 특히 한국 시장의 무서움은 저희들에게 많은 생각과 준비를 하게 만들죠. 많은 게임들이 한국에서 도전장을 내밀지만 실패 했습니다. 우리는 그들의 모습을 통해 많은 것을 배웠고 그들의 방식이 아닌 우리의 방식을 통해 시장에 도전할 겁니다”
인터뷰 내내 리오 지사장은 차분하게 말을 이어갔다.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꽤나 진지했으며, 자신의 말이 기자에게 잘 전달되길 바라는 눈치였다. 통역을 도와준 이사야 PM에게 몇 차례나 되물으면서 자신의 말을 기자가 이해했는지 물어보기도 했다. 그만큼 그는 한국 시장에 대해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그렇다고 해서 개발만 할 생각은 아닙니다. 좋은 게임이 있다면 당연히 퍼블리싱 하려고 많은 노력을 하겠습니다. 한국의 게임들은 높은 수준과 뛰어난 재미를 가지고 있죠. 이 같은 장점을 이용자보다 얼마나 더 빨리 찾는지에 따라 승패는 결정됩니다. 이곳에서 성과를 낸다는 일은 정말 멋진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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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게 한국 게임 시장을 바라보고 있다는 리오 지사장. 그는 인터뷰가 끝나갈 때쯤 두 가지 목표를 말했다. 첫 번째는 한국 전체 온라인 게임 시장의 1% 이상을 차지하는 것이고 두 번째는 감마니아코리아에서 준비하는 ‘코어블레이즈’ 및 신작 게임 중 하나가 게임 순위 TOP 10에 들어가는 것이었다.
“언제쯤 이 목표를 이루고 싶습니까?”라는 질문에는 고개를 흔들면서 그는 말했다. 한국 게임 시장은 길게 보고 있다. 이 목표는 분명히 이루도록 노력하겠지만 시간에 쫓겨 성급한 결과는 내지 않을 것이다. 한국 내 성공을 위해 노력 중인 리오 지사장과 인터뷰는 이렇게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