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진수 테라데이타 "파트너십 살려 통신·제조DW 공략"

박진수 한국테라데이타 신임 대표 인터뷰

일반입력 :2011/05/30 08:00    수정: 2011/05/31 18:52

'분석'이 강조되면서 전사 데이터웨어하우징(EDW) 전문기업 테라데이타와 여러 기술 영역에 제품을 보유한 오라클, IBM 사이의 경쟁구도가 심화 추세다. 때론 온라인 분석처리(OLAP)를 도맡는 DW 시스템과 분석을 겸한 온라인 분석처리(OLTP) 시스템간의 '대결'로도 그려진다.

이달초 박진수 한국테라데이타 신임 대표를 만나 지사장을 맡게 된 소감과 포부, 시장 전략을 들었다. 올해 사업 목표는 협력사와의 유대를 강화하고, 통신에 집중한 뒤 제조 부문도 공략해 나가는 것. 매출 50% 성장을 바라보는 가운데 이미 달성에 어려움은 없어 보인단다. 다만 본사에서 국내 시장에 거는 기대가 적지 않다며 내부 승진을 통해 오른 자리인 만큼, 익숙함과 더 잘해야 한다는 중압감이 교차한다고 고백했다.

이어 박 대표는 테라데이타가 클라우드와 함께 주목되는 분산처리기술 '하둡'을 분석 솔루션에 접목하는 등 최신 기술 트렌드에도 발빠르게 대응해왔다고 밝혔다. 경쟁하는 한편 협력해온 IBM과 오라클, 두 거대기업들이 자신들의 전략을 뒤따르는 '후발주자'임을 강조했다. 그는 넓은 고객 접점은 부럽지만, 시장은 핵심 역량에 집중하는 기업을 알아차릴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박 대표와의 1문1답이다.

-국내 DW, BI 동향은

한 마디로 '호재'입니다. 고객사들이 '분석'의 중요성에 눈을 떴어요. 내부에 분석 전문가를 키워 가고 투자도 늘리는 추세죠.

이달 중순 열렸던 'CIO포럼'에서 올리버 레치스버거 이베이 분석 담당 수석 이사를 초청했는데, 경험담 공유하는 사례발표가 인상적이었죠. 레치스버거 수석이사 얘기는, 이베이 성장 기반이 모든것을 데이터화해서 분석결과를 현업에 적용하는 데 있었다는 거예요. 그리고 자기 밑에 분석 영역만 전담해 보고하는 사람이 70명이나 있다고 하죠.

이런 점은 국내 기업들이 부러워할만한 상황이에요. 국내도 그런 요구가 늘고 있어서 저는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요.

-본사가 국내 시장에 거는 기대는

기대가 물론 크죠. 국내총생산(GDP) 규모 대비 매출로 따질 때 사실 우리나라 시장 기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작다든가 하는 아쉬운 점이 있었던 거예요. 정상 궤도에 올려놓길 바라는 눈치예요. 본사와 한국지사간 전략과 시장 전망을 나란히 맞추고 싶어하니까요. 본사는 최근 잠깐 아태지역내 다른 지사들 성과에 비해 국내가 좀 뒤진 경향을 보였다고 판단한 거죠. 지역에서 '원하는 수준을 맞춰 올려놔라' 이런 메시지를 주더라고요.

예를 들면 본사는 은행, 재무같은 금융쪽과 통신 부문 비중을 더 크게 잡았어요. 금융은 괜찮았는데 통신쪽이 좀 약했다, 이런 식이죠. 올해부터는 통신부문 비중이 커질 겁니다. 소매(리테일) 영역은 아주 잘 되고 있고, 제조 쪽도 잘 해야 되는데…, 한중일 3개국만 놓고 보면 아직 우리나라가 부족하죠. 일본이 꽤 잘하고, 중국도 한국보다 더 잘하고 있어요.

-올해 동향과 구체적인 전략이 궁금하다

한꺼번에 다 잘 하긴 어렵죠. 통신쪽에서 먼저 선전하고, 제조 부문으로도 확대해 나가려고요. 사실 통신쪽은 중국, 인도, 러시아처럼 인구가 많을수록 유리해요. 하지만 우리보다 인구규모 더 작은 호주를 돌아봐도 통신3개사 모두 테라데이타 EDW 솔루션을 씁니다. 호주 인구는 2천500만정도밖에 안 되는데 통신 매출은 우리보다 더 커요. 이걸 본받아서 한국지사도 국내서 비즈니스를 더 잘 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겠죠.

제품이나 기술 포지셔닝은 계속 EDW 어플라이언스 시장에서 앞서 나가겠다는 계획이죠. 테라데이타가 중소기업이든 대기업이든 계속 앞서왔어요. IBM이나 오라클같이 큰 기업들이 테라데이타 전략을 따라해왔죠. 소프트웨어(SW)와 하드웨어(HW)를 결합한 장비가 분석에 유리하다는 판단이죠. 통합을 위해서 IBM은 네티자를, 오라클은 썬을 인수했죠.

-IBM, 오라클도 'BI 협력사' 아닌가

안 하는 건 아닙니다. 두 회사와 ETL, BI 솔루션 파트너관곈데 국내선 쉽지 않아요. 한국오라클하고 한국IBM이 한국테라데이타를 경쟁자로 보는 경향이 강해요. 본사에선 테라데이타 행사에 IBM 오라클 부스도 내고 그러던데 말이죠. 국내선 쉽지 않더라고요.

IBM이나 오라클, 두 회사는 물론 서로 여러 전선에서 다퉈왔죠. 그 쪽에서 이전까지는 테라데이타 DW가 어플라이언스라서 안 된다, 정답이 아니다 공격하더니 자기들도 어플라이언스 출시하면서 태도를 바꿨잖아요. 큰 회사들이 테라데이타를 주요 경쟁상대로 의식하고 움직여왔다는 점에서 저희가 선도 기업이라는 방증이 되죠.

잘 될 겁니다. 이미 진행형이죠. 작년 매출이 전년대비 38% 늘었어요. 올해 성장목표는 50%로 잡았고 무난히 달성할 것 같아요. 성장세도 잇고요. 직원들이 유능하니까 저는 그냥 지켜보기만 해도 될 것 같은데요.

-예상 위협 요소는

저희 규모가 작다는 거죠. IBM같은 기업은 '엔드투엔드' 솔루션이 있고 고객 접점도 많아요. 조직이 크고 직원이 많다는 얘기죠. 우리는 상대적으로 직원수 작고 고객 접점도 제한돼 있어요. 확실한 열세죠. 그런데 잘봐야 하는게 '엔드투엔드(포괄적 제품군)' 갖는게 정답인지 베스트오브브리드(주력 영역 특화 솔루션) 갖는게 정답인지 잘 봐야 돼요.

IBM과 오라클은 일련의 제품 라인을 묶어서 '몽땅' 구입하면 서비스 받기도 성능 측면에서도 좋다고 말하죠. 그런데 그 제품을 다 자체 개발하진 않았잖아요. 없던 제품 라인을 추가하거나 경쟁사 제품을 합친 거라 실제로 통합이 매끄럽게 됐는지 잘 따져봐야 하는 거죠. 마케팅만 잘 한다고 제품이 좋아지진 않으니까요.

예를 들면 지금 IBM이 차지하는 EDW 시장 비중과 테라데이타 비중이 어떻게 다른지, 이런 겁니다. 오라클 엑사데이터는 사실 OLTP용으로 더 많이 써요. EDW는 '겸용' 수준이죠. OLAP 용도에 대한 포지셔닝이 상대적으로 약하단 얘기죠. 엑사데이터는 오히려 예전 협력사였던 HP나 IBM에게 더 많이 비교, 견제당할 것 같습니다.

반면에 테라데이타 EDW는 OLTP와 별 관계가 없죠. 테라데이타는 원래 주력 분야를 계속 집중할 것이고, 나머지 영역에 대해서는 협력사와 오래 갖춰왔던 생태계를 다지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봅니다.

-경쟁사 움직임에 대응, 차별화 전략은

우선 기술 측면에서 시장트렌드 벗어나지 않게 계속 잘 할 겁니다. 이미 테라데이타 EDW와 하둡 SQL 데이터를 서로 주고받을 수 있도록 구조화가 잘 돼 있어요. 테라데이타는 지난 3월 '애스터데이터'라는 회사를 인수했죠. 하둡 베이스로 SQL을 보내고 처리하고, 하둡기반 데이터를 분석하는 SW기업이죠. '클라우데라'와 제휴 맺고 하둡 기반 애널리틱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협력 중이고요. 애스터데이터 인수가 하둡기반 데이터를 다루는 사용자들에게 도움이 컸다고 할 수 있죠.

또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주력 영역에 특화된 솔루션이 타사의 범용 솔루션에 대비되는 강점이죠. 사용자들도 EDW 제품중에 뭐가 최고인지 다 판단해서, 알고 있을 겁니다. 그리고 파트너 관계를 통해 부족한 고객 접점 등을 보완할 계획입니다. 글로벌에서는 파트너십 정하고, 국내서는 구현하죠. 지사 차원에선 실행을 잘하는 거고 본사는 전략을 짠달까요. SAS나 SAP와는 본사 차원이든 지사에서든 꾸준히 협력중이죠.

우선 SAS와는, 금융과 제조 영역에 우리가 더 도움을 받을 수 있겠죠. 통신 쪽에선 테라데이타가 SAS에 앞서가면서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고요. SAP도 일단 통신에서 협력하면서, 여러 영역으로 관계를 넓히고 싶고요. SAP가 테라데이타 쪽에 기대할 영역은 금융이죠. 저희가 SAP에 바라는 건 제조 부문이고요.

그리고 컨설팅, SI 업체들과 이어갈 파트너십도 중요합니다. 해외 SI업체가운데 IBM, BCS, 액센추어, 딜로이트, 캡제미니 등과 관계가 좋죠. 액센추어와는 그간 금융, 통신 쪽에서 소기의 성과를 거두기도 했고요. 국내선 3대 SI 업체들과 함께 발전하는 게 중요하죠. 우선 SK C&C는 테라데이타 사용자들도 있어 계속 협력해왔죠. 삼성SDS나 LG CNS와는 대외 사업에 주력했고요. LG CNS하고는, 통신 영역에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겁니다.

-끝으로 덧붙일 말은

관련기사

제가 이달 말이면 테라데이타에서 일한지 만 3년째예요. 신임 대표라지만 회사 운영을 위해 새로 물어보고 할 게 없어요. 부족한 점도 있겠지만 지내온 만큼 내부 돌아가는 사정을 잘 알기 때문에 익숙하죠. (외부 영입이었다면) 교육도 많이 받고, 여기저가 돌아다녔을텐데 전 필요 없죠. 또 내부 승진으로 지사장을 맡게 됐다는 사실이 다른 동료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는 부분이죠. 규모가 작은 외국계 회사에서도 내부 승진을 통해 경력을 쌓을 수 있다는 얘기니까요.

전임자 윤문석 전 지사장께 배울점도 많고 훌륭한 분인데, 전임자를 뒤잇는 게 부담스럽지만 그만큼 강한 동기부여가 돼요. 더 잘해야겠다는 중압감이죠. 본사, 지역 매니저와 협업해 잘 해나갈 겁니다. 제가 예전 했던 일이 은행, 제조 부문 세일즈 글로벌 얼라이언스 파트너 담당이에요. 그래서 지금도 좋은 관계 유지하고 있고 앞으로도 긍정적인 결과가 기대되는 부분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