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을 겨냥한 페이스북의 행보가 거침없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접속 차단, 인터넷 검열 등 진입 장벽이 높음에도 4억5천만명의 인터넷 인구가 페이스북에게 매력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한국 시장에서는 대조적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0월 서울지방법원 상업등기소에 페이스북코리아의 법인 등록을 완료한 후 7개월이 될 때까지 별다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지 않다. 지사 설립 후 한국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는 당초 예상과는 정반대의 모습이다.
마크 주커버그 페이스북 창업자는 지난해 12월 중국을 방문해 바이두, 시나닷컴, 알리바바 등 주요 인터넷 기업 임원들을 만났다. 주커버그는 중국 시장 공략을 위해 수년 전부터 중국어를 공부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렇다 보니 루머도 여러 차례 나왔다. 지난달 중국 현지 언론들은 페이스북이 중국 바이두와 손잡고 합작 사이트를 준비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페이스북과 바이두는 기존 페이스북닷컴과는 연동되지 않는 새로운 도메인 생성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주커버그의 두 번째 중국 방문도 예고됐다. 지난 19일(현지시간)에는 셰릴 샌드버그 페이스북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주커버그와 나는 중국 시장의 중요성에 대해 인식하고 있다”며 “언제, 무슨 의제를 가지고 갈지는 아직 정해지지 않은 상황이지만 올해 안에 방문할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엔 ‘적극’, 한국엔 ‘소극’
중국 시장에 강한 애착을 보이는 것과 비교하면 한국에서는 다소 소극적이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10월 한국 법인 설립 이후 이렇다 할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상태다.
직접 페이스북코리아의 사무실을 찾아가봤다. 등기상의 주소는 서울시 강남구 삼성동 아셈타워다. 페이스북코리아는 현재 아셈타워 피벗포인트 비즈니스센터 내에 사무실을 임대해 운영 중이었으며 상주 직원은 없었다.
피벗포인트 관계자는 “페이스북측에서 정보 공개를 극도로 꺼리는 상황”이라며 “사무실에 상주하며 근무하는 직원은 없고 회의나 미팅이 있을 때만 한 번씩 나오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페이스북은 직원 수 등 한국 법인에 대한 정보는 모두 비공개로 하고 있다. 페이스북의 홍보를 맡고 있는 미디컴 역시 페이스북코리아에 대해서는 입을 다물었다.
■“인구 적은데 인터넷 규제 부담일 것”
업계에서는 한국의 인터넷 규제가 페이스북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규제가 장벽으로 작용했을 경우 이를 감수하고서라도 진출을 감행할 매력요인이 필요한데, 한국이 중국에 비해 적은 인터넷 인구를 보유하고 있어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정보통신망의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정통망법)에 근거해 페이스북에 개인정보보호 수준을 높일 것을 요구했다. 페이스북은 결국 지난 1월 한국에서 별도의 개인정보수집 동의 절차를 마련할 것을 약속할 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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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의 킬러 콘텐츠 중 하나인 게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2월에는 게임물등급위원회가 페이스북 소셜게임에 사전심의제를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져 논란을 빚기도 했다.
업계 관계자는 “페이스북 입장에서는 한국 내 인터넷 규제의 장벽이 높다고 느꼈을 것”이라며 “결국 좀 더 매력적인 중국 시장 공략을 우선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