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 클라우드 인프라 구축 총점검

[창간 특집]IT산업계의 지상명령 클라우드 총 점검②

지난 2년간 IT업계가 마케팅 중심으로 클라우드 컴퓨팅 이슈를 끌어올리던 것과는 다른 양상이 펼쳐지고 있다. 지겹게 떠들었던 탓일까? 수요가 공급을 주도하는 상황으로 변모하고 있는 것.

한국IDC가 3월 발표한 ‘2011 국내 기업 IT 수요 조사’ 결과에 따르면, 연간 매출 3천억원 이상 국내 대기업 중 68.4%가 클라우드 컴퓨팅에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관심과 별도로 여전히 국내 기업은 클라우드 컴퓨팅 도입을 주저한다. 관심을 갖고 있다고 답했던 대기업의 56.3%가 여전히 시장동향에 주목하는 선에 그친다. 전문가들은 IT업계가 그동안 클라우드의 인지도 확보에만 주력했지, 고객 입맛에 맞는 현실적인 도입방안을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어디부터 어떻게 손을 대야 할 지 정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클라우드 컴퓨팅을 도입하려면 배포모델인 퍼블릭과 프라이빗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한다. 그러고 나면 줄줄이 사탕처럼 결정해야 할 사안들이 이어진다. 어떤 애플리케이션과 업무를 클라우드 환경에서 운영해야 하는지, 관리는 어떻게 하는지, 보안, 정책, SLA까지. 복잡하다.

■클라우드 도입 전, 자신을 돌아보라

클라우드의 도입형태는 프라이빗, 하이브리드, 퍼블릭 등으로 나뉜다. 이는 배포형태의 구분이면서 동시에 클라우드의 진화방향이기도 하다. 시점을 확언할 수 없지만, 언젠가는 모든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로 수렴될 것이란 의미다.

지금의 시점은 어떨까? 국내 상황은 여전히 기업의 퍼블릭 클라우드 이전을 가로막는 장애물이 산적했다. 개인정보보호법, 정보통신망이용법 등 법률적 문제, 기업 IT담당자들의 심리적·기술적 준비부족도 지적된다.

클라우드 컴퓨팅 전문가들은 우선 자신의 위치부터 돌아보라고 조언한다. 회사의 현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후 점진적인 클라우드 컴퓨팅으로의 이전을 검토하란 것이다. 여기서 점진적이란 프라이빗부터 퍼블릭까지뿐 아니라, 프라이빗 내에서도 애플리케이션 이전도 점진적이어야 한다는 것을 뜻한다.

우선, 기업규모부터 잘 따져야 한다. 막 시작하는 벤처기업이라면 퍼블릭 클라우드 도입을 결정하는 게 현실적이다. 퍼블릭 클라우드 사업자에서 제공하는 준비된 컴퓨팅 파워를 이용하기 때문에 IT리소스를 쉽고 빠르게 확보할 수 있고, 회사 역량을 비즈니스에 쏟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일정 규모 이상의 기업이 퍼블릭 클라우드를 무조건 택해야 하는가는 생각해볼 문제다. 사업별로 방대한 애플리케이션을 운영해야 하고, 기업 경영문화가 남다르다면 퍼블릭 사업자의 단순한 서비스를 적용하는 것은 무리다.

윤동식 KT 클라우드추진본부 상무는 “징가가 창업초기 아마존 클라우드를 택한 것은 올바른 결정이었다”면서 “그러나 사업의 급성장에 따라 가상서버운용 규모가 1천대 이상으로 넘어가자 직접 IT자원을 소유하는 것으로 방향을 틀었다”고 예를 들었다.

정보에 대한 통제 범위도 검토대상. 퍼블릭 클라우드 사용 기업은 데이터 저장위치를 알지 못하며, 보호 여부도 확신할 수 없다. 고객 정보를 퍼블릭 클라우드에 저장한다는 것은 기술적 안정성을 떠나 심리적 불안감을 불러온다.

엄청난 양의 데이터를 백업하고 이전하는 작업도 만만치 않다.

■어떤 애플리케이션을 클라우드에 넘겨야 하나

대기업이라면 프라이빗 클라우드를 언급할 수 있다. 실제로 많은 IT업체들이 프라이빗 클라우드 도입을 조언하고 있다.

프라이빗 클라우드는 유연성과 총소유비용(TCO) 절감 외에 관리제어, 보안 등에서 강점을 갖는다. 기존 애플리케이션과 IT자원을 이전해 필요에 맞게 재정비할 수 있다는 점도 특징이다.

그러나 애플리케이션 전체를 프라이빗으로 꾸리는 것도 위험한 선택일 수 있다. 클라우드 컴퓨팅이란 저가 인프라를 대규모로 구축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후, 운영비용을 낮추는게 기본방향이다.

무조건 비용절감에만 집중하다보면 반대로 낭비를 늘리는 상황을 초래할 수 있다. 라이선스 비용이 많이 드는 고가애플리케이션, 특정부서만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은 클라우드와 어울리지 않는다.

전인호 한국HP 엔터프라이즈비즈니스(EB) 부사장은 “철저하게 애플리케이션 가치를 먼저 봐야 한다”라며 “고가 설비를 구축하지 안아도 되는 것을 철저하게 찾아서, 최소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클라우드 컴퓨팅을 혼자만 쓰는 상황을 만들지 않는 것도 중요하다“라며 ”나혼자 스케일을 크게 만들지 말고 제3자를 끌어들여 유틸리티를 높여야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여러 부서에서 다반사로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면서 라이선스, 유지보수등의 비용을 줄일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에 적합하다는 것이다.

애플리케이션의 사용패턴도 클라우드 이행으로 가는 검토사항이다.

알버트 타이 오라클 아태지역 퓨전미들웨어 디렉터는 “애플리케이션 사용트래픽의 출렁임이 심하면서 꼭지점이 날카로운 앱이라면 클라우드에 딱 맞다”라며 “마케팅 캠페인처럼, 갑자기 사용량 폭증하면, 그에 맞춰 공유 리소스풀에서 가져올 수 있는 클라우드가 최적 정답이다”라고 말했다.

종류가 많고, 기업상황이 저마다 다르므로 어떤 애플리케이션이 클라우드에 맞는지 리스트를 제시하는 건 불가능하다. 다만, 방법은 있다.

알버트 타이 디렉터는 “SW구매 시 클라우드에 적합한지, 효용가치가 있는지를 판단하기 위해 이미 존재하는 리소스를 이용해 콘셉트를 테스트하라”고 조언했다. 앞서 나온 여러 조건을 변수로 적용해 결과를 도출하라는 것이다.

적합한 앱은 불확실하지만 적합하지 않은 앱은 나름의 가이드라인이 제시된다.

첫째는 지연에 민감한 앱들이다. 대응시간이 빨라야 한다면 클라우드는 부적합하다.

두번째는 라이선스에 민감한 앱이다. CPU 코어수에 기반해 라이선스를 내는 경우가 한 예다. 클라우드는 CPU 수를 가늠하기 어렵다.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기 때문이다. 라이선스가 클라우드에 대해 명확히 적립되지 않은 SW를 클라우드에 적용할 경우 관련 비용을 계산하기 힘들다.

■애플리케이션 이전의 순서는?

클라우드 환경으로 이전할 애플리케이션을 정했다면 순서를 결정해야 한다. 업무나 서비스에 지장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일단 애플리케이션의 독립성이 높은 경우 클라우드 전환을 고려할 만하다. 다른 애플리케이션과 연동돼야 하고 의존도가 높은 경우는 후순위로 미뤄야 한다.

VM웨어코리아의 이효 기술총괄이사는 “애플리케이션이 운영체제와 시스템에 바인딩된 경우는 100% 클라우드 전환 이식이 가능하고, 스프링 기반의 애플리케이션은 다른 애플리케이션들과 연계돼 동작하더라도 100% 전환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예를 들어, 스프링 기반 WAS, 데이터 소스, 트랜잭션 서비스처럼 자바 EE 스팩을 사용한 경우, 역할과 책임을 고려해 설계된 개체지향 방식의 애플리케이션도 최소한 수정으로 그대로 클라우드 환경에 적용가능하다”고 덧붙였다.

현존하는 그룹웨어, 협업 솔루션, CRM, ERP 등의 솔루션은 SaaS용 클라우드 솔루션으로 대체하거나 수정을 필요로 한다. 보안이나 네트워크 솔루션은 기존의 솔루션을 그대로 이식할 수 있으나 클라우드 환경의 보안성이나 네트워크 접근 지원성에 대해서 많은 허점들이 노출되고 있어 클라우드 전용의 보안 및 네트워크 솔루션을 별도로 저렴하게 구축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