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통신3사가 올해 사상 최대의 설비투자에 나선다는 계획이어서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통3사의 올해 총 투자액은 7조2천억원 규모다.
SK텔레콤은 3일 3G와 LTE(Long Term Evolution)의 경쟁우위 확보를 위해 당초 2조원의 연간 투자계획을 2조3천억원으로 늘렸다며,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투자를 단행한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 역시 지난달 중순 이상철 부회장이 사내 인트라넷을 통해 공개한 투자계획을 다시 보도자료로 배포하며, 올해 총 1조7천억원의 투자 규모는 LG유플러스 창사 이래 최대라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LTE와 와이파이 네트워크인 ‘U+존’ 확대를 위해 총 1조7천억원을, 내년까지 LTE에만 1조2천5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이다.
KT는 아직까지 연초 밝힌 설비투자 계획에서 변화는 없지만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보다 많은 3조2천억원을 올해 CAPEX로 집행한다는 방침이다.■연초도 아닌데, 설비투자 계획 발표 왜?
지난달 이상철 부회장이 ‘4G 1등’을 내세우며 밝힌 설비투자 계획도 업계에서는 의외로 받아들였지만, SK텔레콤의 설비투자 확대 계획 발표도 의외라는 반응이다.
통상 통신사의 설비투자 계획은 연말이나 연초 새해 서비스 계획이나 매출 목표와 함께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인데, 2분기 들어서 내놓는 설비투자 계획 이면에는 다른 의미가 있다는 추측에서다.
일단 업계에서는 SK텔레콤이 밝힌 것처럼 스마트폰 가입자와 무선트래픽의 폭발적 증가에 1차 원인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폭증하는 데이터 트래픽 분산을 위한 업그레이드 투자가 불가피하고, 이를 해결하기 위한 LTE의 조기 투자가 시급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SK텔레콤은 지난 연말과 비교해 스마트폰 가입자는 36%, 데이터이용량은 57% 증가했다며 대용량 콘텐츠 사용이 늘고 있어 네트워크의 경쟁력 확보를 위해 확대 투자에 나서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 역시 “LG유플러스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특단의 노력이 필요한 때”라며 “품질과 스피드 경쟁력을 높여나가는 한편, 우리의 미래가 걸린 4세대 LTE 1등을 위해 전력투구를 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강충구 고려대 교수는 “내년 말까지 스마트폰 가입자가 3천162만명, 이로 인한 무선데이터 트래픽은 4만7천913TB로 올 1월보다 8.7배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요금인하 압박 대응?
업계에서 보는 또 다른 시각은 범정부적인 요금인하 압박에 대한 이통사들의 대응방안이라는 것이다. 정부가 꾸린 요금인하 TF에서 이달 중 요금인하 개선안을 내놓을 계획이란 점에서 이 같은 해석은 설득력이 없지 않다.
스마트폰이 확산되면서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는 데이터 트래픽에 대응하려면 매년 수조원의 설비투자를 해야 하기 때문에, 이통사들이 상대적으로 요금인하 여력이 없다는 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논리가 깔려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오는 6월께 OECD가 각국의 통신요금을 비교한 보고서를 내놓을 예정에 있어, 이통사들이 우리나라의 우수한 통신 인프라와 품질 등을 강조하기 위한 전략도 숨어있는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설비투자 확대 계획을 내놓으며, 연간 매출액 대비 투자금액 비율이 OECD 30개국 중 4번째로 높고 전 세계 어느 통신사보다 우수한 통화품질을 누릴 수 있는 요인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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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최근 카카오톡·마이피플 등 이통사의 SMS와 음성서비스를 위협하는 SNS(소셜 네트워크 서비스)나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 등이 확산 추세에 있어, 향후 망중립성 등의 논의에서 우위에 서겠다는 복안을 내포했다는 것이 업계의 풀이다.
한 통신업체 관계자는 “이통사들이 최근 들어 설비투자 계획을 강조하고 나선 것이 요금인하 압박이나 망중립성에 대응하기 위한 성격이 짙다”며 “특히 망중립성에 있어서는 SNS·m-VoIP 뿐만 아니라 향후 N스크린까지 감안한 스마트TV 역시 그 논의의 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