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희도 맥북을?
한때 배우 김태희가 5일간 사용했던 맥북에어를 중고PC사이트에서 매물로 내놓았다는 소식이 누리꾼 사이에 화제였다. 이 사이트에선 김 씨가 맥북을 되파는 이유를 예뻐서 샀지만 OS가 낯설어서라고 설명했다. 해당 게시글에는 수십개의 댓글이 달려 맥북과 김태희의 인기를 증명하기도 했다.
중고시장에서 애플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이제는 단순히 예뻐서 산다기 보다 써보니 생각보다 쉽다는 평들도 이어진다. 지난해 4분기 애플이 신형PC시장서 맥북에어로 조용한 돌풍을 일으키더니 최근엔 중고시장에서 소비자들이 찾는 주요 브랜드로 떠올랐다.
1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고PC시장에서 애플 제품 매물이 늘고 있다. 장터에 나온 제품들도 순식간에 팔려나가는 모양새다. 복수 관계자들은 그 이유로 소비자들이 더 이상 애플을 낯설어 하지 않는다는 점, 출시 주기가 일정해 제값을 받고 팔 수 있다는 점 등을 꼽았다.
용산에서 중고 PC를 판매하는 한 관계자는 맥북 등 애플 제품은 입고되는 대로 팔려나가는 등 구매자들에 큰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예전과는 달리 맥OS를 낯설어 하는 사람들도 쉽게 사가는 경향이 강하다고 말했다.
■아이패드, 살 때는 '3G' 팔 때는 '와이파이'
PC업계에 따르면 최근 아이패드나 갤럭시탭 등 국내서 유통중인 태블릿의 중고 물품 거래가 활발해지기 시작했다.
관계자들은 사는 사람이나 파는 사람에게 모두 인기가 높은 태블릿은 아이패드 와이파이 버전이라고 말한다.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이 국내서 공식적으로 유통된지는 3개월 안팎으로 짧은데 비해, 해외에서 먼저 직수입해 들여왔던 아이패드의 경우 소비자들이 시장에 매물로 내놓을 적절한 시점이 됐다는 것이다.
아울러 3G를 지원하는 태블릿의 경우 통신사와 일정 기간 약정에 놓인 경우가 많아 구매자나 판매자 모두가 부담스러워 한다는 점도 와이파이 버전이 더 인기있는 이유다. 3G 아이패드나 갤럭시탭은 통신사 약정기간이 남아 있어, 약정승계를 해야 하거나 판매 후 분실신고 등 부당 거래의 위험이 존재한다.
다나와 관계자는 아이패드 판매와 관련된 문의가 최근 크게 늘었다면서 통신사랑 엮인 3G 제품은 판매하기 어렵기 때문에 국내 공식 출시전에 해외서 들여온 아이패드 와이파이 버전 중심으로 판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다만 실질적으로 매물로 나온 와이파이 버전 아이패드의 비중은 전체 중고 태블릿의 20% 안팎으로 적은 편이다. 찾는 사람에 비해 나오는 매물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이유는 신제품 판매량에 있다. 유통업체들이 추산하는 3G버전과 와이파이 버전 아이패드 판매량 비율이 8.5 대 1.5 정도인 것을 고려하면 계산 가능한 범위다.
한편 해당 태블릿들이 국내 출시된지 3개월 정도 밖에 지나지 않은 '신제품'이라는 것을 고려했을 때, 현재 거래되고 있는 중고 태블릿들은 다소 '고가'에 거래되고 있다는 점도 특징 중 하나다.
다시말해 중고제품이라고 해서 가격이 무한정 낮아지는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용량별, 사양별로도 가격이 다르다. 예컨대 60만원 후반대에 판매되는 16기가바이트(GB) 와이파이 버전 아이패드의 경우 중고 제품 직거래 장터에서는 50만~60만원 사이에 판매되고 있다
맹운열 오마이중고 대표는 아이패드를 팔겠다는 문의전화가 최근들어 크게 늘었다면서 다만 태블릿 중고 제품 거래가 초창기인만큼 가격이 떨어지기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태희도 '맥북을'? 애플 있어요?
애플이 중고시장에서 인기인 이유는 또 있다. 애플이 신제품을 '2세대 맥북, 3세대 아이팟' 등 세대별로 나누면서 일정한 출시 주기로 선보이기 때문이다.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언제 애플 신제품이 나올 수 있는지 알게 하기 때문에 제품의 적절한 구입과 처분 시기를 계산할 수 있게 한다는 것이다.다나와 관계자는 소비자들이 차세대 제품 출시에 민감한데, 맥북같은 경우 신제품이 출시되는 시기에 맞춰 중고 제품이 장터로 몰리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노트북 같은 경우 맥북에어가 신제품으로 출시되면서 이전 세대 제품들이 장터로 몰리는 현상이 늘었다는 것.
아울러 애플이 신제품의 가격은 물론, 2~3년 정도 지난 제품들도 지속적으로 고가에 판매함으로, 장터에 내다팔 경우에 큰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점도 중고 거래 활성화의 이유로 꼽힌다.
예컨대 160만원에 판매되는 11.6인치 맥북에어의 경우 중고가격은 120만원 정도에 형성된다. 크게 저렴한 가격은 아니지만, 맥북을 노리던 소비자라면 고려해볼만한 가격대다.이 관계자는 애플의 고가 정책으로 구형 맥북도 가격이 잘 떨어지지 않기 때문에 되팔때에도 값이 크게 떨어지지 않는다며 이 때문에 애플 사용자들이 신제품 출시에 맞춰 모델을 갈아타면서 기존에 사용하던 맥북을 중고장터에 많이 내놓는다고 말했다.
맥북의 경우 얇고 가벼운 맥북에어보다 튼튼한 맥북프로가 인기가 높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중고 노트북 구매자들의 가장 큰 걱정이 제품 수명이나 고장이라는 점을 생각한다면 출시된지 좀 지난 맥북 프로가 인기라는 점은 의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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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현상에 대해 관계자들은 애플 제품 구매자들이 브랜드를 신뢰하기 때문으로 해석했다. 튼튼하게 만들었기 때문에 잔고장 염려가 덜하다는 것이다. 여기에 200만원이 훌쩍 넘는 맥북프로를 130만원 정도에 구매할 수 있다는 점도 유리하다.
맹 대표는 맥북같은 경우 입고되면 바로 출고되는 현상을 보인다면서 특히 맥북 프로의 경우 떨어트려도 잘 고장나지 않을 정도로 튼튼해 중고 장터를 찾는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