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소프트(MS)가 마침내 인텔과 AMD뿐 아니라 ARM프로세서 기반 플랫폼에서 돌아가는 차세대 윈도를 선보였다.
스티븐 시노프스키 MS 윈도 및 윈도라이브 사업부 사장은 5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CES2011에서 현재 개발중인 차세대 윈도 제품은 퀄컴, 텍사스 인스트루먼트(TI), 엔비디아의 (ARM계열) 칩에서 작동한다고 밝혔다.
■최초의 ARM 기반 풀버전 윈도
MS가 ARM 프로세서를 지원하는 사례는 처음이 아니다. 이미 지난해 출시한 '윈도 임베디드 컴팩트(WEC) 7' 버전이 있다. 그러나 이것은 모바일 기기나 제한된 컴퓨팅 성능을 전제한 임베디드 환경에 맞춰 일부 기능을 걷어낸 '가벼운' 운영체제(OS)였다.
반면 현재 업계에서 '윈도 8' 버전으로 부르는 차세대 윈도는 기존 서버와 데스크톱PC 환경에서 쓸 수 있는 완전한 기능을 탑재할 예정이다. 인텔과 AMD의 x86 프로세서와 ARM칩을 함께 지원해, 태블릿과 노트북 플랫폼 시장을 모두 잡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윈도 8 버전은 MS 클라우드 서비스와 통합이 강화돼 더 빨라진 부팅속도와 얼굴인식 로그인 기능을 보여줄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앱스토어처럼 온라인으로 PC 애플리케이션을 구입, 설치할 수 있는 '윈도 스토어'와 X박스360 콘솔 등 게임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게임스 포 윈도 라이브'도 탑재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MS-인텔-엔비디아 삼각관계
이전까지 MS는 인텔과 데스크톱, 서버 시장에서 다져온 '윈텔' 동맹을 유지하면서 모바일 영역에 진출해왔지만, 모바일에 특화된 경쟁 플랫폼과 비교할 때 큰 성과를 거두지는 못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이에 따라 MS와 인텔의 오랜 절친 관계도 빛바랜 게 아니냐는 의문이 나온다.
이번에 MS가 주요 OS 호환 기술에서 인텔과 AMD의 'x86 일변도'를 벗어나 ARM과 손잡은 모습도 지난해 예견된 수순이다. 김영섭 ARM 아태지역본부 지사장은 지난해 7월 인터뷰를 통해 MS가 윈도OS에서 ARM을 지원하는 날도 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언급키도 했다.
그보다 앞서 지난해 인텔이 윈도가 아닌 리눅스 기반 OS '모블린'을 통해 아톰 프로세서 경쟁력을 키우려고 시도한 바 있다. 당시 이는 넷북과 모바일 인터넷 디바이스(MID) 플랫폼에 투입된 MS 윈도7, 윈도모바일 시리즈와 경쟁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MS는 여전히 인텔과도 협력해 나갈 뜻을 분명히 했다.
시노프스키 사장은 CES 행사장에서 현재 개발중인 윈도를 시연할 때 이것은 MS가 협력사 기반을 넓혀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x86계열 협력사인 인텔과 AMD와도 계속 함께 일할 것이다고 강조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최근 인텔과 AMD가 자사 주력 시장인 그래픽칩 기술 분야에 뛰어들어 불편한 속내를 드러냈다. 인텔과 AMD가 각각 중앙처리장치(CPU)에 그래픽처리장치(GPU) 기능을 더한 '가속처리장치(APU)'를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9월 인텔과 AMD를 향해 APU는 데이터 업로드가 현저히 느리고 발열도 심해 소비자 요구에 역행한 제품이라고 깎아내리며 GPU 진영을 넘보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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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시연 행사를 보도한 온라인 IT미디어 벤처비트는 엔비디아 프로세서 '테그라2'에서 윈도 8 버전이 잘 작동했다며, 향후 개발될 코드명 '덴버' 칩에서도 강화된 성능을 통해 원활하게 돌아가는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전망했다.
엔비디아가 프로세서 시장 싸움을 벌이게 된 인텔과 멀어지고 MS와 가까워진 모양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