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통3사 최고경영자(CEO)들이 신묘년 신년사를 통해 플랫폼, 컨버전스(기술융합), 4세대 이동통신 LTE 등을 중점 추진 과제로 각각 지목했다.
하성민 SK텔레콤 총괄사장은 플랫폼에 집중하겠다는 계획을 밝혔고, 이석채 KT 회장은 글로벌 컨버전스 리더의 입지를 굳히자고 역설했다.
지난해 스마트폰 바람 속에 고전했던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LTE 선도로 반전을 일으키겠다는 각오를 내세웠다.
■"네트워크 선도"…각오 비장해
우선, 하성민 SK텔레콤 사장은 회사 숙원인 플랫폼 강화 부분에서 구체적 성과를 낼 뜻을 분명히 했다. 2013년까지 플랫폼 육성을 위해 1조원을 투자한다는 기존 계획을 재확인한 것이다.
애플과 구글의 플랫폼 성공을 보면서 아프게 반성했다는 뜻을 누차 밝혀 온 SK텔레콤이기에 더 비장한(?) 신년사로 들린다.
하 사장은 “올해 회사가 나아가야 할 방향으로 플랫폼 사업 성장의 구체화와 데이터 중심의 네트워크 고도화를 설정했다”며 “토끼와 같은 스마트함과 스피드로 무장한 실행력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KT는 오는 2014년까지 3G망에 2조4천억원, LTE에 1조6천700억원 투자라는 시나리오를 올해 본격 진행할 계획이다.
이는 네트워크 인프라 경쟁에서 SK텔레콤 대비 우위를 선점하고, 차세대 먹거리인 컨버전스 시장 지분을 확보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석채 회장은 “흔히 도전적인 목표를 세우면 직원들 모두가 힘들어지기 마련이지만, 그 속에서도 변화하는 KT가 필요하다”며 “새해에는 지난해 약속했듯이, 글로벌 컨버전스 리더를 향한 본격적인 도약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원효대사가 해골에 담긴 물을 단물로 알고 마셨다는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의 일화를 언급하며 “마음먹기에 따라 신묘년이 가장 즐거운 한 해 혹은 그 반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상철 LG유플러스 부회장은 빠른 LTE 전국망 구축을 강력히 주문했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린 LG유플러스가 유망한 반전 카트로 지목한 LTE다.
그는 “국내서 가장 빠르게 LTE 전국망을 조기에 구축할 계획이다”며 “네트워크, 스마트폰 등 그 동안 열세를 넘어서 대도약하자”고 말했다.
■지난해 악전고투, 힘들었다 소회
스마트폰 경쟁이 치열했던 지난해에 대해서는 CEO 모두가 ‘힘들었다’는 평을 내놓았는데 각각의 비유가 흥미롭다.
하성민 사장은 지난해를 사자성어 ‘파부침주(破釜沈舟)’였다고 평했다. 살아 돌아오기를 기약하지 않고 결사적 각오로 싸웠다는 뜻이다.
이는 SK텔레콤이 지난해 아이폰 등 위협요소에 맞선 싸우면서 내부 분위가가 얼마나 비장했는지를 새삼 드러낸 말로 보인다.
하 사장은 “지난해 스마트폰의 폭발적 성장과 함께 다양한 분야의 새로운 경쟁자가 등장하는 초 경쟁시대를 경험했다”며 “우리는 파부침주 정신으로 미래 성장전략을 명확히 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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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 마니아로 알려진 이석채 회장은 지난해 KT를 KT 농구단에 비유했다. 약체였던 팀이 악착같은 투혼으로 역사를 새로 썼다는 설명이다.
그는 “출발부터 KT 농구팀은 그렇게 강하지 않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악착같은 투혼과 단합력으로 농구사를 새로 썼다”며 “불리한 여건에도 불구하고 우리(KT)도 놀라운 성과를 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