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 컴펠런트 인수로 EMC와 결별하나

일반입력 :2010/12/12 09:40    수정: 2010/12/12 20:58

미국 델이 스토리지업체 컴펠런트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에 업계가 떠들썩하다. 얼마나 델에게 이득인가에 초점이 모였다.

우선 델과 EMC의 전략적 협력관계가 무너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델과 EMC는 2001년부터 파트너십을 체결했으며, EMC가 클라리온 스토리지를 델에 OEM공급하는 형태로 협력하고 있다.

델이 3PAR 인수전에 EMC와의 관계가 틀어졌다는 지적은 꾸준히 제기돼왔다. 지난 3분기 스토리지시장에서 델은 중형급 제품군인 이퀄로직의 66% 매출성장에도 불구, EMC의 클라리온 매출은 정체를 보여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파트너십은 두 회사에게 매출면에서 상당한 도움을 주는 부분이다. EMC는 델을 통해 매출의 8~9%를 확보한다. 델은 자사의 스토리지 매출 중 50%를 EMC 스토리지에 의존한다. 이중 미드레인지의 클라리온이 90%, 하이엔드의 시메트릭스 시스템이 10%다.

컴펠런트는 미드레인지 SAN 스토리지업체로서 클라리온과 시장이 중복된다. 컴퓨터월드는 "델이 컴펠런트를 인수한 후 EMC 클라리온 판매에 열중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자체적으로 보유한 이퀄로직과의 내부 경쟁도 문제다. 컴펠런트는 EMC의 클라리온과 경쟁할 뿐 아니라 이퀄로직과도 겹친다.

또 다른 문제는 델이 하이엔드 스토리지를 확보할 수 있겠느냐는 것이다. 델은 올해 스토리지 사업 확장의 일환으로 하이엔드 스토리지 자체보유에 열중했다.

컴펠런트의 스토리지는 2개 컨트롤러를 가진 구조로 하이엔드급으로 공급하기 힘들다. 8개 컨트롤러구조인 EMC나 히타치데이터시스템(HDS)에 비해 스케일아웃에서 매력이 떨어진다.

때문에 3PAR 인수 실패가 더 쓰리다. 3PAR의 SAN 스토리지는 시스템 성능을 8개까지 높여주는 ASIC을 갖고 있었다. 컴펠런트의 SW는 오직 2개의 SAN만 클러스터로 구성할 수 있다.

카나코드 파이낸셜의 폴 맨스키 연구원은 "비록 컴펠런트가 최근 오픈소스 SW의 도움으로 SAN에서 NAS로 확장했지만, 아키텍처가 일반 환경에 제한된다"라며 "본래 아키텍처에서 확장이 어렵다는 문제는 컴펠런트가 엔터프라이즈 환경에서 매력적이지 않았던 이유"라고 밝혔다.

다만, 컴펠런트의 역량이 뒤지지는 않는다. 컴펠런트는 SAN 스토리지 관리 SW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SW는 여러 스토리지 티어 사이에서 데이터 이동 시 마이그레이션 기능을 자동화한다.

사전설정을 통해 데이터베이스와 관련된 중요한 데이터는 고성능 SSD에, 이메일 메시지 같은 비정형 데이터는 SATA 드라이브에 자동으로 저장할 수 있다. 가벼운 프로비저닝 기능도 제공한다.

관련기사

컴펠런트는 지난달 SAN 스토리지 신제품 ‘스토리지 센터 5.4’를 공개했다. 하드웨어 업그레이드와 스토리지 가상화 기능 추가가 주된 개선점이다. 새로운 가상화 SW는 두개의 SAN 스토리지를 애플리케이션 서버에서 하나의 풀로 보여주며 스토리지의 데이터 마이그레이션을 끊김없이 할 수 있게 한다.

컴퓨터월드는 "십중팔구 델이 자체적인 미드레인지 세일즈를 분해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3PAR 인수 실패로 아낄 수 있었던 16억달러가 컴펠런트 기술을 하이엔드급으로 강화하는데 투입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