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 중국 공장 승인…LCD 시장 3/5 향해 ‘진격’

일반입력 :2010/11/05 13:07    수정: 2010/11/05 14:07

송주영 기자

중국정부가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 두 회사에 동시에 자국내 대면적LCD공장 설립을 승인했다는 소식은 국내 LCD 패널업계는 물론 장비업계에도 희소식이 되고 있다.

중국은 내년부터 세계 최대 LCD TV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인 만큼 경쟁사보다 더 좋은 조건으로 시장을 선점할 기회를 맞게 되리라는 전망때문이다. 장비 업체들로서는 이는 국내투자와 함께 중국 투자가 확대되면서 내년엔 올해보다 더 큰 실적을 이끌어 낼 호재임에 틀림없다.

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이번 달 중순께 국내 중국 공장 투자 승인을 공식 발표할 예정이다.

이 경우 내년하반기, 후변 상반기 께에나 제품 생산을 시작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정식 통보 후 지방정부와 협의···내넌 하반기 양산 시작

지난 3일 중국 국무원 회의서 국내업체 투자를 승인하는 것으로 의견을 모은 중국 정부가 정식으로 삼성전자, LG디스플레이에 정식 통보를 하면 양사는 각 지방정부와의 세부 협의를 거쳐야 한다.

토지 사용 등 세부 현안이 협의되면 바로 공장 착공에 들어갈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쑤저우에,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에 각각 7.5, 8세대 LCD 패널 공장을 짓게 된다.

양사는 각각 내년 하반기, 2012년 초 공장 가동을 시작할 계획이지만 향후 일정은 조정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아직까지 공식 통보를 받지 못한 양사는 당장 양산 변경 일정을 거론하는데 대해 부담스러워하는 분위기다.

그동안 양사 중국 공장 승인을 둘러싼 숱한 소문이 떠돌았다. 예상 외로 중국 정부 승인 절차가 길어지면서 양사 승인설, 1개사 승인설 등 자고 일어나면 결과에 대한 소문이 바뀔 정도로 온갖 루머가 전해졌다.

승인 유력이란 결과를 이끌어내기까지 최지성 삼성전자,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을 비롯해 양사 고위 임원의 노력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중국 정부가 당초 제시한 세금 등 혜택을 포기했다는 소문도 나왔다. 권 사장은 소문에 대해선 실적발표 자리에서도 “기술력으로 승부하겠다. 혜택 포기는 사실이 아니다”며 기술력에 대한 자신감을 보였다.

가뜩이나 한국의 두 업체에게 기술력과 시장 지배력에서 밀리고 일본의 샤프, 대만의 치메이(CMI)는 모두 탈락한 것으로 알려졌다.

■4천만대 규모 TV 시장서 선점 효과 ‘기대’

이번 양사가 해외 경쟁 업체를 누르고 중국 공장에 진출하게 되면 연간 4천만대에 이르는 중국 LCD TV 시장서도 유리한 위치를 점하게 된다.

관련업계는 올해 3분기 50%를 넘은 삼성, LG디스플레이 점유율이 중국 시장 진출 이후 경쟁업체를 따돌리며 60%까지 도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그만큼 중국은 큰 시장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시장조사업체 디스플레이서치는 중국 LCD TV 시장은 내년 4천400만대 규모로 세계 최대 시장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올해까지는 북미 시장에 밀려 2위에 머물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 시장은 내년 이후에도 계속 성장세를 보여 LCD 패널 업체에게도 중요하게 부상했다. 특히 이 시장은 하이얼, CCL 등 중국 현지 TV 제조 업체 점유율이 높아 현지 교두보가 필요하다.

윤혁진 신영증권 연구원은 “중국 TV 시장은 중국 내 주요 업체 점유율이 60~70%에 이른다”며 “중국 내 패널 공장이 있다면 유리한 위치를 점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비록 현지 직원 교육, 재료업체 이전 등이 필요해 국내에 비해 생산 효율성은 떨어진다. 하지만 중국 시장은 이 모든 것을 상쇄할 만큼 규모, 성장 가능성에서 충분한 이점이 있는 시장으로 평가된다.

여기에 중국 현지 생산시설로 관세를 내지 않고 패널을 공급할 수 있게 된 것도 이점이다.

■국내·중국 동시 투자로 장비업계도 ‘낙관’

중국 공장 승인 유력 소식으로 패널업체 뿐만 아니라 장비업체도 기대중이다. 일부 LCD 장비 업체는 올해부터 투자가 본격 시작될 것으로 예상했으나 투자가 제 때 이뤄지지 않아 애를 태워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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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예상 외로 국내 투자가 늘어 큰 실적 감소 없는 한해를 보낼 수 있었다. 장비업계는 내년엔 중국 투자가 본격화돼 국내, 중국 양쪽에서의 투자를 예측하며 실적 확대를 바라는 눈치다.

한 업계 관계자는 “중국 정부 승인이 길어져 내년 양산을 기대하긴 힘든 만큼 국내 투자를 조정하긴 어렵지 않겠냐”며 “내년엔 국내와 중국 장비 투자가 동시에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