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터 가격파괴 가속 …50만원대까지 '뚝'

일반입력 :2010/10/26 08:52    수정: 2010/10/26 13:13

남혜현 기자

프로젝트는 비싼 것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지난해 120만원대에 형성됐던 가격이 최근들어 50만~7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가격 인하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이란게 업계 설명이다.

가격 인하와 함께 프로젝트의 가정용 시장 진입에도 가속도가 붙었다. 수요증대는 프로젝터 판매 성장세에서도 드러난다. 가격비교사이트 다나와측에 따르면 올 한해 프로젝터 판매량은 전년대비 50% 정도 성장했다. 일반적인 가전제품 성장률이 30%대인 것에 비하면 눈에 띄는 수치다.

업계에서는 홈 프로젝터 시장 활성화를 두고 ▲스크린 대형화 추세에 따른 소비자 관심 증대 ▲홈 프로젝터 시장을 겨냥한 미니 빔 출시 ▲제조업체들의 가격 거품 빼기 등을 이유로 꼽는다.

다나와 영상기기 담당 신종혁 CM은 "3D 돌풍에 맞춰 출시된 3D 프로젝터, 휴대성을 강조한 소형 프로젝터, 휴대폰·MP3와 결합된 컨버전스 프로젝터, PC 없이 화면에 직접 쓰고 저장할 수 있는 스마트 프로젝터 등 다양한 제품 출시와 저가형 모델 대중화로 기존 학교, 기업, 일부 마니아 층에 국한돼 사용되던 프로젝터의 활용 영역이 더욱 넓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TV 대형화 바람…프로젝터에도 ‘관심’

시작은 월드컵이었다.

월드컵은 국내외적으로 3D TV가 대중적으로 알려진 시발점이다. 2D 영상에 비해 화면이 클수록 입체감이 살아나는 3D 영상의 특성상 소비자들이 보다 큰 화면을 원하게 됐다는게 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날로그 시절에는 20인치대에도 만족하던 소비자들이 디지털 TV, 3D TV시대에 들어와서는 50인치에 익숙해지더니 이제는 그 이상을 넘어 거실 벽면 전체를 스크린으로 쓰고 싶어 한다는 얘기다.

이 뿐 아니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PC 등 휴대용 이동기기가 인기를 얻음에 따라 외부에서도 대형 스크린을 즐길 수 있도록 모바일에 맞춤한 소형 제품 출시도 늘어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기존에 주로 비즈니스용인 B2B 시장과 홈시어터용 프로젝터 중심으로 선보였는 데 반해 최근에는 개인용으로 영화를 즐기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어, 어디서나 손쉽게 설치해 즐길 수 있는 LED 프로젝터를 집중적으로 홍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사측은 "LG의 경우 DLP 시장의 올해 상반기 점유율이 28%으로 작년 동기대비 23%에서 5% 상승했고,판매량은 LED 프로젝터 '미니빔'의 인기에 힘입어 작년 동기대비 70% 이상 상승했다"면서 "개인용 프로젝터 시장의 성장을 주시하고 있으며, 이를 위해 LED 프로젝터 제품을 앞으로 추가적으로 라인업해서국내 LED 프로젝터 시장을 선점해갈 예정"이라고 언급했다.

■가격 하락과 함께 판매량 급증

프로젝터 가격이 내리막 곡선을 그리는 것도 프로젝터 보급에 한 몫하고 있다.

LG를 비롯해 옵토마, 벤큐, 한국엡손 등 주요 프로젝터 업체들은 저마다 3D 프로젝터를 비롯해 미니빔, 스마트 프로젝터 등을 50만~100만원 사이 가격대에 내놓고 있다. 왠만한 사양의 프로젝터가 120만원을 훌쩍 넘었던 지난해에 비해선 큰 가격변화라 볼 수 있다.

가격 하락세의 선두에는 LG전자가 있다. 이 회사는 올해 3D 기능을 탑재한 프로젝터 제품을 90만원대에 선보였다. 3D라는 것이 최근 각광받기 시작한 신기술이라는 점과 새 기술이 들어갈 때마다 제품 가격이 올라갔다는 것에 비하면 이례적인 일이다.

이같은 추세는  '모바일 프로젝터·홈 엔터테인먼트'라는 블루오션을 선점하기 위한 업체들의 경쟁이 불러온 결과다.

한편 수백만원을 호가하던 프로젝터 가격 자체가 거품이었다는 지적도 있다. 제조원가외에 붙는 마진의 폭이 그동안 너무 컸다는 평이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과 LG를 제외한 국내 프로젝터 업체들은 대다수가 외산"이라면서 "유통업체에서 수입원가를 보내주는 경우가 있는데 이를 잘 살펴보면 마진이 20~30%가 붙는다"고 말했다. 통상적으로 디지털 TV같은 경우 2~3%의 마진이 남는 것에 비하면 너무 큰 폭이라는 설명이다.

신종혁 CM은 프로젝터의 가격거품이 아직도 더 꺼질 여지가 남아있다고 지적한다. 그는 "프로젝터가 아직 대중적으로 시장형성이 되지 않아 소위 말하는 ‘정가’가 따로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가격이 더 내려갈 가능성은 남아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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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이 내려간다고 해서 가격만 보고 프로젝트를 사는 것은 조심할 필요가 있다는게 업계 지적이다. 프로젝터 가격이 너무 싸게 공표돼 있는 곳은 조심해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경고한다. 프로젝터 유통 구조 상 실제로는 제품을 구비해 놓지 않고 가격만 낮춰 불러 소비자를 현혹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이다.

다나와는 "쇼핑몰에서 이같은 허위 공지를 단속하기 위해 노력은 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유통과정상에서 치킨 게임을 업체 입장에서 중지해야 소비자도 정확한 정보를 알아보고 구매를 결정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