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일렉 이번에는 팔릴까…시너지 기대감↑

일반입력 :2010/10/08 14:44    수정: 2010/10/08 15:13

봉성창 기자

대우일렉트로닉스(이하 대우일렉)가 이란계 다국적 가전기업 엔텍합 그룹과 매각 본 계약을 체결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성사 여부에 관심이 모아진다.

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대우일렉 채권단은 엔텍합 컨소시엄에 매각에 대한 최종안을 보냈다. 최종 인수 금액은 최초 제안 금액인 6천 50억원에서 상당액 줄어든 4천700억원 선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채권단 대표인 우리은행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외환은행, 산업은행, 등 주요 채권단에서면을 보내 동의 절차를 거친다. 전체 채권 지분의 97.5%를 가지고 있는 이들 채권사들이 동의할 경우 사실상 본 계약 이뤄지게 되는 셈이다.

대우일렉 매각 과정이 그동안 장기 정체됐고 엔텍합 그룹이 강한 인수 의지를 보이고 있는 만큼 채권사들은 대부분 인수에 대해 동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에서는 차순위 협상대상자인 일렉트로룩스가 더 높은 가격을 부르기도 했지만 채권단에서 더 높은 가격을 받을 수 없을 것으로 판단해 엔텍합을 최종 결정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변수도 있다. 엔텍합이 어떻게 인수대금을 마련하는가 하는 부분이다. 엔텍합그룹은 자체 도달하는 1천100억원 이외에 컨소시엄을 통해 나머지 금액을 두달 안에 마련해야 한다. 과거에도 대우일렉 인수 과정에서 인수금액을 마련하지 못해 최종 계약이 무산 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불씨는 남아있는 셈이다.

대우일렉 매각 시도는 이번이 네 번째다. 지난 2006년 인도 비디오콘 컨소시엄을 시작으로, 2008년 모건스탠리PE, 2009년 리플우드 컨소시엄 등이 우선협상자로 선정됐지만 협상 도중 결렬된 전례가 있다.

그러나 이번 매각 건은 상황이 다소 다르다. 과거 인수 주체가 대부분 금융 자본인 반면 이번에는 동종 가전업체인 엔텍합이 인수를 한다는 점이 그렇다. 그동안 협상이 결렬된 이유를 살펴보면 인수 금액에 따른 온도차나 경기침체로 인한 투자 매력의 상실 등으로 금융 자본이 가진 한계점을 명확히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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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엔텍합이 인수 이후 대우일렉에 대규모 투자를 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다. 그동안 세탁기, 냉장고, 에어콘 등 주력 분야에만 집중해온 대우일렉이 인수 이후 사업군을 확대할 여지가 생기는 셈이다. 뿐만 아니라 엔텍합 과의 시너지를 통해 중동 시장 공략에 있어 보다 확실한 교두보가 마련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일렉 한 관계자는 "세 번이나 협상이 무산 됐기 때문에 이번 만큼은 꼭 성사됐으면 하는 것이 내부 분위기"리며 "특히 연구나 마케팅 분야에 활발한 투자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