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4 사러 KT 간다”…번호이동 바람

일반입력 :2010/08/19 09:19    수정: 2010/08/19 10:25

김태정 기자

아이폰4 돌풍을 타고 KT로 번호이동자가 몰렸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8일 KT에 따르면 이날 오후 5시경 아이폰4 예약가입자가 12만명을 돌파했다. 새벽 6시 예약판매 실시 후 약 11시간 만에 이룬 기록이다.

■아이폰4 예약자 46% ‘번호이동’

KT는 아이폰4 예약구매자 중 46%를 번호이동자로 파악했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순식간에 5만명에 달하는 가입자를 KT에 넘겼다는 뜻이다.

KT 관계자는 “아이폰4 예약구매가 계속 증가세여서 가입자 유입 성적 예측이 아직 어렵다”며 “여세를 몰아 하반기 번호이동 시장서 새 기록을 쓸 것”이라고 밝혔다. KT는 7월 예정이었던 아이폰4 출시가 9월로 연기되면서 가입자 이탈 고민이 컸었다. 갤럭시S를 내세운 SK텔레콤은 ‘아이폰 공백’에 빠진 KT를 공략, 나름대로 성과를 거뒀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 달 KT에서 SK텔레콤으로 이동한 가입자 수는 무려 25만3천598명. SK텔레콤에서 KT로 온 가입자 수 21만5천69명을 빼면 3만8천529명을 잃은 KT다.

당시 표현명 KT 개인고객부문 사장은 “아이폰4 출시가 무기한 연장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진화에 나서기도 했다.

■갤럭시 파워 아직 통할까?

아이폰4 예약판매가 시작되면서 가입자 이탈 고민은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에 넘어갔다. 두 회사의 위기관리 능력이 다시 시험대에 오른 것.

SK텔레콤은 아직 갤럭시S에 대한 의존도가 크다. 삼성전자 ‘웨이브’를 비롯한 차기 스마트폰들은 아직 준비 중이기에 갤럭시S가 당분가 살림을 맡아야 할 상황이다. 지난 6월24일 출시 후 55일만에 판매량 80만대를 돌파하는 등 흥행몰이 한 갤럭시S지만 아이폰4 예약판매에 따른 인기하락이 조심스럽게 예상된다. SK텔레콤에게는 달갑지 않은 시나리오다.

다만, 무제한데이터 요금제가 상황을 반전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일정 요금에 3G를 통한 데이터까지 크게 풀겠다는 내용은 그 만큼 파급력이 크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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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18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서 “무제한데이터 요금제 관련 이용약관을 방통위에 제출한 상태”라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삼성전자 ‘갤럭시U’를 내주 출시, 반격에 나선다. 최근 10만명 가입자를 돌파한 가족통합요금제 ‘온국민yo’와의 시너지가 관전 포인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