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처럼 만들어 주겠다”

[인터뷰]산제이 파텔 알카텔-루슨트 유선사업부문 CTO

일반입력 :2010/05/26 16:59    수정: 2010/05/26 17:06

“구글은 사용자들의 이용패턴을 활용해 광고를 한다. 통신사, 인터넷서비스 사업자도 구글처럼 사업할 수 있는 네트워크 환경을 만들겠다.”

26일 FTTH 컨퍼런스 참석을 위해 내한한 산제이 파텔 알카텔-루슨트 유선사업부문 CTO는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애플리케이션 인에이블먼트(Application Enabelment)’와 '하이 레버리지 네트워크 아키텍처' 등의 비전을 소개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스마트폰 시대에 통신사업자들은 마냥 행복하지 않다. 네트워크의 데이터트래픽 이용이 늘면 그에 따른 유지·투자비용도 함께 늘어나기 때문이다. 사용료를 올리지 않으려면 비용을 낮추고 네트워크 활용도를 높인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이 파텔 CTO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일반인들의 네트워크 활용에 대한 요구도 많아졌다. 값싸게 인터넷을 이용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돈을 더 지불하더라도 최고 품질의 서비스 이용을 원하는 것이다.

때문에 통신에 기반을 둔 서비스업체들은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를 개발 중이다. 가입자의 서비스 이용을 유도해 그에 따른 수익원을 창출하려는 노력이다.

네트워크 장비업계의 대응도 분주하다. 네트워크 장비를 지능화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얹어 서비스구현을 용이하게 하는 솔루션을 속속 내놓고 있다.

■액세스 노드 상의 정보 공유로 네트워크 에코시스템 구현

‘애플리케이션 인에이블먼트’와 ‘하이 레버리지 네트워크’는 세계 네트워크 장비업체의 최근 추세이기도 하다.

크게 네트워크 서비스는 ‘네트워크 사업자-장비-서비스 사업자’라는 3개의 층으로 이뤄진다.

장비가 중간에서 네트워크 인프라와 서비스를 연결하는데, 그동안 인터넷 포털 등 서비스 사업자는 네트워크단의 정보를 알 수 없었다. 네트워크 형태별로 접점이 적어 관리자가 모든 정보를 통제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알카텔-루슨트의 전략은 이 정보를 네트워크 사업자와 서비스 사업자에게 제공한다는 것이다.

산제이 파텔 CTO는 “네트워크 액세스 노드는 사용자들의 모든 트래픽 관련 정보를 갖고 있다”라며 “이 정보를 각 사업자에게 실시간으로 제공해 고객맞춤형 서비스를 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글이 광고사업을 벌이는 방법도 이와 비슷하다. 누가 어떤 콘텐츠를 검색하는 지, 무엇을 선호하는지 고객성향을 파악해 맞춤형 광고를 보여준다. 이는 고객들의 모든 이용정보를 구글이 완벽히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가능하다.

여기에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장착할 수 있도록 해 사업자들의 매출확대에 일조한다는 계획도 포함된다. ‘애플리케이션 인에이블먼트’는 네트워크 액세스단의 API를 개방하고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을 지원한다.

사업자는 현재 대역폭 이용량이 어느 정도 수준인지를 파악해 가입자에 맞춘 통신서비스가 가능해진다.

그는 “누군가 영상 콘텐츠를 고화질 스트리밍으로 받길 원한다고 판단하면,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사용자가 원하는 화질에 대한 정도를 파악한다”라며 “그에 따른 추가 과금을 부과하고 그 수익을 네트워크 사업자와 콘텐츠 제공자에게 나눠주는 것”이라고 예를 들었다.

‘하이 레버리지 네트워크’ 아키텍처는 ‘인에이블 애플리케이션’을 구현하기 위한 기반이다.

유선, 무선, 이더넷, 액세스 네트워크 등을 융합해 공통의 서비스 컨트롤 포인트를 만들자는 것이다. 네트워크 레이어 단순화를 통한 비용절감을 목표로 한다.

파텔 CTO는 “서비스 컨트롤 접점이 늘어나면서도 관리를 한곳에서 할 수 있게 된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실제 구현 사례로 브리티시텔레콤(BT)과의 협력을 들었다. 이달 초 BT는 알카텔-루슨트와 21세기 네트워크 발전을 위한 5개년 협약을 체결했다. BT의 차세대 네트워크에 하이 레버리지 네트워크 아키텍처와 네트워크 관리 서비스가 사용된다.

■“멀티스크린 등 통신사의 사업구상 파트너될 것”

알카텔-루슨트는 이와 함께 멀티미디어 콘텐츠를 TV, PC, 모바일폰 등에 통합 전달하는 멀티미디어 전략을 최근 발표했다. 이는 최근 통신사들이 내놓고 있는 N스크린 전략의 기반이다.

여러 멀티미디어 전달 시스템들 간의 끊김없는 연결을 통해 통신사업자들이 다양한 화면용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소요되는 시간, 비용, 복잡성 등을 획기적으로 줄이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KT나 SK텔레콤 등이 경쟁적으로 추진중인 N스크린도 여기에 해당한다. 알카텔-루슨트의 솔루션들은 생방송TV, 주문형 비디오(VOD), 네트워크 비디오 녹화 등 다양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역점을 뒀다.

멀티스크린 솔루션은 세개의 레이어로 구성된다. 가장 아래가 하이 레버리지 네트워크다. 콘텐츠를 제공하는 네트워크단으로 실제 콘텐츠 전송과 관련된 기능을 구현한다.

파텔CTO는 “이를 통해 대역폭을 효율적으로 활용하고 서비스 퀄리티를 개선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 위에는 ‘멀티스크린 파운데이션’ 즉 서비스 활용과 전송을 가능하게 하는 층이 있다. 콘텐츠, 가입자정보, 페이먼트, 메시징 등 4가지 서비스가 포함된다. 콘텐츠 인코딩, 트랜스코딩, 저장 등이 가능하며 가입자가 보유한 기기나 요금제 정보등을 알려준다.

이밖에 가입자별 과금과 관리, 기기들간의 콘텐츠 공유를 가능하게 하는 비즈니스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있다.

맨 윗단계는 애플리케이션이다. 서버를 통한 멀티스크린 기능과 함께 콘텐츠 다운로드를 네트워크 부하가 적은 시간대에 맞춰주는 기능 등이 구현된다.

파텔CTO는 “이같은 솔루션은 하나의 세트로 판매되지는 않는다”라며 “솔루션 구매자가 원하는 부분만 따로 구성한 모듈타입으로 제공된다”고 밝혔다.

그는 “구성품 판매에 그치지 않고 차세대 네트워크로 넘어가는 데 최적의 방법을 제안하는 컨설팅도 제공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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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솔루션이 아직 완벽한 수준은 아니다. 부분적으로만 구현된 상태로 시장의 반응을 지켜보면서 점진적으로 포트폴리오를 늘려간다는 계획이다.

파텔 CTO는 “네트워크를 의미있게 하는 지식은 네트워크 상에서 어떤 서비스가 돌아가는 지 아는 것”이라며 “구동 중인 서비스에 대한 정확한 이해. VLAN, 태깅 등이 있지만 진정한 수준까지 여지가 남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