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KT 전쟁터에 ‘갤럭시’ 폭탄

일반입력 :2010/04/27 13:42    수정: 2010/04/27 15:40

김태정 기자

삼성전자와 SK텔레콤이 ‘아이폰 킬러’로 예고한 스마트폰 ‘갤럭시A’를 내놓았다. 냉전 상대인 KT를 겨냥한 삼성전자의 신무기다.

삼성전자는 27일 SK텔레콤을 통해 ‘갤럭시A’를 80만원대 가격으로 출시했다. 올 초부터 ‘삼드로이드폰’, ‘이건희폰’ 등으로 불리며 기대를 모은 화제작이다.

삼성전자는 갤럭시A를 내세워 ‘KT-애플 아이폰’이 가진 파이를 최대한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오로지 SK텔레콤으로만 출시하고 KT를 배제한 것도 이 때문이다. 스마트폰 경쟁에서 앱스토어 규모가 승부처임을 감안할 때 애플리케이션 개발에 한창인 KT의 힘이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단행한 전략이다.

업계서는 삼성전자가 애플리케이션을 모으려면 최대한 많은 통신사와 손잡고 대대적 개발자 마케팅을 벌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왔지만 반영은 없었다. 그만큼 KT에 대한 감정의 골이 깊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삼성전자와 KT는 아이폰으로 인해 상당히 불편한 관계가 됐다. 아이폰 인기몰이에 따라 삼성전자 스마트폰 사업이 타격받았기 때문이다.

게다가 KT가 애플에게는 단말기 판매 지원금을 전혀 받지 않는 등 우대 정책을 펴면서 삼성전자 심기는 더 불편해졌다는 후문도 나왔다.

불편한 심기는 행동으로 이어져 삼성전자는 KT를 통해 출시한 쇼옴니아에 대한 마케팅을 자제하고, 'SPH-M8400'이란 어려운 모델명만 표기하는 등 일종의 복수(?)를 했다. SK텔레콤 T옴니아가 40만대 팔리는 동안 쇼옴니아 판매량은 4만대에 그친 결과를 냈다.

최근 이석채 KT 회장이 “쇼옴니아는 아버지(삼성전자)를 아버지라 부르지 못하는 홍길동이다”며 “감정을 가지고 사업을 하면 안 된다”고 삼성전자를 비판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등장한 ‘갤럭시A’를 업계는 두 회사 불화의 상징으로 본다. SK텔레콤은 갤럭시A 판매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삼성전자와 ‘반 아이폰’ 연대를 강화하는 등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기세다.

관련기사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A의 후속인 갤럭시S도 SK텔레콤으로만 출시할 것”이라며 “다른 스마트폰들에 대한 이통사 전략은 아직 확정된 것이 없다”고 밝혔다.

한편, 삼성전자는 SK텔레콤 ‘T스토어’, 구글 ‘안드로이드 마켓’ 등과 연동해 애플리케이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을 내놨다. 방대한 애플 앱스토어에 맞서 의미 있는 성과를 낼 수 있을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