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vs 애플, 스마트폰 2차전

삼성전자, 고성능 '한국형 안드로이드폰' 출시…애플 아이폰에 다시 도전장

일반입력 :2010/02/04 13:10    수정: 2010/02/16 09:59

김태정 기자

“올해 스마트폰 패권을 확실히 잡겠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

“우리는 모바일 회사다. 모바일 사업 규모는 삼성전자보다 크다” -스티브 잡스 애플 CEO

국내 스마트폰 시장 패권을 놓고 벌이는 삼성전자와 애플 간 전투가 새 국면에 들어섰다. 삼성전자가 애플 아이폰에 도전장을 다시 던졌다.

삼성전자는 4일 서울 서초동 홍보관 딜라이트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르면 이달 말 SK텔레콤 전용으로 ‘한국형 안드로이드폰’을 시판한다고 밝혔다.

■삼성전자 “아이폰 속도 따라잡았다”

간담회서는 아이폰 타도를 향한 삼성전자의 의지가 짙게 드러났다. 애플리케이션 구동 속도가 아이폰만큼 빠르며, 세부 기능은 그 이상임을 누차 강조했다.

국내 첫선을 보이는 삼성전자 안드로이드폰은 800MHz 초고속 중앙처리장치를 주 무기로 내세웠다. 아이폰3GS의 624MHz CPU를 넘어섰다는 것이 삼성전자 측 설명이다.

화면 터치는 아이폰과 동일한 정전식이다. 초고화질의 9.4cm(3.7인치) WVGA(800X480) 아몰레드를 탑재해 선명한 화질을 제공한다.

신종균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사장은 “초고속 CPU와 소프트웨어 최적화 등에 있어서 큰 성과를 이뤘다”며 “신제품 속도는 아이폰과 별 차이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 밖에 안드로이트폰 최초로 영상통화를 지원하는 것과, 네이버와 다음 등 국내 주요 포털사이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의 직접 접속도 아이폰을 겨냥한 승부수로 띄웠다.

삼성전자는 이르면 이달 말 안드로이드폰을 SK텔레콤을 통해 출시하며 아이폰 밀어내기에 나선다. 여기에 옴니아2의 운영체제 윈도모바일6.5를 업그레이드하는 한편, 올해 스마트폰 신제품 20여종을 순차적으로 출시한다. 전 방위적인 아이폰 함락 작전이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서도 아이폰 타도에 나선다. 올해 스마트폰 글로벌 판매량 1천800만대를 달성하기로 했다. 지난해 판매량 600만대의 3배에 달하는 수치다. 분기 판매량 800만대 정도인 아이폰의 지분을 상당량을 빼앗겠다는 뜻.

신 사장은 “그동안 애플리케이션과 콘텐츠 부족으로 스마트폰에 강하지 못했다”며 “이제는 역량을 강화한만큼 잘할 수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 아이폰 천하는 계속된다?

이에 따라 업계는 삼성전자가 과연 애플 아이폰을 흔들 수 있을지 주목하는 모습이다.

지난 연말 KT가 국내 출시한 아이폰은 여전히 인기 상품이다. KT에 따르면 초반 열기는 다소 식었지만, 일 개통 3천대 정도를 유지하는 중이다. ‘스마트폰=아이폰’이라는 이미지 심기도 나름 성공했다는 평가다.

여기에 올 연말 애플이 아이폰 4세대를 출시한다는 소문도 줄기차게 나온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상당히 부담가는 대목이다.

신한금융투자 하준두 연구원은 지난달 보고서에서 “애플 타도를 외치는 업체들의 기세가 만만치 않지만 아이폰 상승세는 올해도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관련기사

스티브 잡스 애플 CEO도 은근히 삼성전자를 압박했다. 그는 최근 태블릿PC ‘아이패드’ 발표 중 “애플이 삼성전자보다 모바일 사업이 크다”며 “삼성전자와 경쟁하겠다”는 깜짝 발언을 했다. 삼성전자에게 내줄 자리는 앞으로도 없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지난해 3분기 기준 세계 스마트폰 점유율에서 애플과 삼성전자는 각각 17%, 2.8%를 기록했다. 아직까지는 애플 앞에 성적표를 내놓기 민망한 삼성전자다. 올해 이 같은 판도에 의미 있는 변화가 나타날지 여부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