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북 시장포화 '태블릿PC' 돌파구 되나

일반입력 :2010/01/27 16:04

이장혁 기자

학교에서 수업을 들을 때나 사무실에서 회의를 할 때, 작은 컴퓨터로 메모도 하고 자료도 정리할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이러한 바람을 실현시킨 것이 바로 태블릿PC다. 태블릿PC는 노트북에서 키보드를 없애고 팬과 디지털 잉크를 사용해서 입력을 할 수 있는 제품이다. 즉 이동성을 한 층 강화한 PC라고 보면 된다. 태블릿PC는 아직까지 시장은 작지만 그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

태블릿 PC의 선두주자는 에이서다. 에이서는 세계 최초로 10.4인치, 14.1인치 태블릿 PC를 출시했다. 글로벌 업체들도 이에 동참해 컴팩, 도시바, 후지쯔, HP 등 많은 PC 메이커들이 태블릿 PC를 잇따라 출시했다. 하지만 기대와 달리 태블릿PC는 시장에서 큰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이유는 일반 PC에 비해 지나치게 비싼 가격, 낯선 인터페이스에 대한 적응의 어려움, 저조한 펜 인식률, 부족한 하드웨어 사양 때문이었다. 태블릿PC를 제대로 구현할 만한 기술적인 인프라가 제공되지 않았던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애플의 태블릿PC 출시와 맞물려 태블릿PC는 예전과 상황이 다르다. 최근에는 무선인터넷 환경이 확산되고, 터치 디스플레이의 대중화, 여기에 제품 가격도 낮아져 태블릿PC의 성공 가능성은 예전과 비교해 높아진 상황이다.

거기다 입력 방식의 획기적인 개선과 맞물려 소비자들도 터치 UI가 낯설지 않은 상황이다. CPU를 비롯한 제품의 사양도 이용에 큰 문제가 없을 만큼 향상되었으며, 무게나 배터리 문제도 해결됐다.

특히 소비자들의 입장에서는 넷북의 이동성, 편의성을 충분히 맛본 상황이라 태블릿PC가 제공하는 획기적인 기능을 활용하고자 하는 욕구가 높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옥션 문영구 PC·노트북 카테고리매니저(CM)는 작년이 넷북의 시대였다면 올해는 단연 태블릿PC의 성공 여부가 큰 이슈를 차지할 것이라며 넷북 시장이 포화 상태에 가까워 지고 있기 때문에 태블릿PC의 성공여부에 따라 PC 시장에도 적지 않은 바람이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아직 태블릿PC 시장이 본격적으로 형성되고 있지 않다. 글로벌 브랜드들이 꾸준히 태블릿PC를 내놓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유독 신제품을 찾기가 어려운 것. 특히 2009년 후지쯔가 국내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현재 국내 시장에선 HP 정도만 태블릿 관련 신제품을 내놓고 있는 상태다.

태블릿PC의 국내 시장 형성이 더딘 이유로는 태블릿PC상에서 영어에 비해 한글 인식이 많은 오류를 내고 있는 점과 여전히 높은 가격 때문이다. 또한 서울을 제외한 지방에서는 아직 무선인터넷이 활성화 되지 않고 있다는 점도 이유중 하나다.

그럼 최근 핫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애플의 태블릿PC는 어떻게 될까? 아직 신제품의 구체적인 스펙이나 성능 등이 공개 되지 않은 상황에서 전문가들도 섣부른 판단을 하지않고 있다. 이번 제품은 큰 인기를 끌고 있는 아이폰과 연계한 전략을 사용한다는 소문이 있고 윈도우 기반이 아닌 아이폰 운영체제를 채용해 기능면에서는 아이폰을 뛰어 넘을 것으로 보인다는 의견도 많다.

가격도 기존 PC와 비교해 저렴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특히 크기, 무게, 성능 면에서 기존 태블릿PC보다 한층 높은 편의성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하지만 태블릿PC의 활용도라는 관점에서 봤을 때 성공 여부는 보다 조심스러운 접근이 필요하다. 작년 넷북처럼 PC 시장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킬 지는 좀 더 기다려 봐야 한다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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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영구 CM은 과거 출시된 태블릿PC보다 높은 성능을 갖출 것으로 보이지만 기존 PC 시장을 대체하기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무선인터넷 환경을 감안할 때 성장 가능성은 충분하지만 활용 방법에 따라서 넷북의 대체 제품으로 자리 잡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내에서도 당장은 태블릿PC에 대한 큰 수요가 일어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무선인터넷 인프라를 바탕으로 아이폰과 같은 열풍현상이 일어날 것도 배제할 수 없다. 이미 LG와 삼보의 경우 곧 태블릿PC를 출시한다는 의사를 밝힌 상황이다. 아직 구체적인 방향을 잡지 못한 상황이지만 글로벌 브랜드와 맞설 무기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