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7 뜨니 AMD-엔비디아 '결투'

그래픽카드 지원여부 싸고 격돌

일반입력 :2009/11/06 10:15    수정: 2009/11/06 10:42

류준영 기자

마이크로소프트(MS) ‘윈도7’ 운영체제(OS) 출시로 그래픽카드 시장에 새로운 쟁점이 등장했다. 윈도7이 등장하는 ‘다이렉트X11(DX11)’을 그래픽카드에서 지원하느냐 못하느냐를 놓고 AMD와 엔비디아가 서로 으르렁거리고 있는 것이다.

DX11은 ‘윈도비스타’에 포함된 DX10의 후속 버전으로 작업효율성을 고려한 새로운 요소들이 포함됐다. ‘GPU 컴퓨팅’ ‘멀티 코어 프로세싱’ 강화 등이 도입됐다. 윈도7 ‘미디어센터’기능을 통해 지상파나 케이블TV가 제공하는 풀HD 영상을 실제TV처럼 생동감있게 보거나 3차원(D) 게임을 끊어짐없이 즐길 수 있게된 것도 DX11 덕분이다.

이러려면 그래픽카드와 OS 그리고 애플리케이션이 모두 DX11을 지원해야 한다. 어느 하나가 지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영상을 재생 못하거나 게임을 즐기지 못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은 아니지만 최상의 시스템을 고려한다면 3박자를 갖추는게 이상적이다.

AMD와 엔비디아의 신경전은 그래픽카드를 놓고 벌어지고 있다. DX11을 지원하는 그래픽카드를 먼저 출시한 AMD는 선점 효과를 누리기 위해 마케팅에 적극적이고 엔비디아는 오버액션이라 맞서는 양상이다.

AMD는 DX11을 지원하는 ‘라데온 HD 5000’ 시리즈를 통해 시장에 기술 리더십을 강조한다는 전략이다. 게임업체와의 협업을 통해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뜻도 분명히 했다.

AMD 그래픽카드 담당 염희중 대리는 “윈도7의 가장 큰 특징은 퍼포먼스를 갉아먹지 않는 선에서 영화나 게임을 빠른 속도로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DX9.0-10-10.1-11 순으로 순차적으로 제품을 출시한 AMD의 그래픽카드는 테스트를 모두 통과해 윈도7에 가장 적합한 제품”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스텝-바이-스텝으로 그래픽카드를 제작해 온데 반해 경쟁사는 중간단계를 뛰어넘어 곧바로 DX11 개발을 진행하고 있고, 출시일정이 지연된 만큼 후에 일어날 수 있는 버그에 대한 대비가 부족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에 대해 엔비디아는 “현 지포스 9000과 200 시리즈로도 충분한 게임 성능을 발휘하고 있으며, AMD는 필요 이상으로 DX11에 집중한다”고 받아쳤다.

엔비디아 김승규 부장은 “10년 가까이 그래픽카드 시장에 3D란 화두를 던지고 이끌어온 회사는 엔비디아였다”라며 “엔비디아도 DX10.1 제품을 시장에 내놓은 바 있지만 10과 10.1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다는 판단에 홍보를 적극적으로 안 했을 뿐”이라고 강조했다.

또 “DX11을 지원하지 않아 시스템의 언밸런스 이슈가 발생할 수 있지만 반드시 DX11이어야만 한다는 것은 맞지 않으며, 관련 제품의 출시일정이 조금 늦었다고 해서 하드웨어의 품질에 문제가 있을 것이라고 단정 짓는 것은 옳지 않다”고 지적했다.

DX11을 둘러싼 공방은 아키텍처로 옮겨 붙었다. AMD는 “2년 전 아키텍처 기반의 그래픽카드를 이름만 바꿔서 판매하며 윈도7에 최적화됐다는 엔비디아의 말은 어불성설”이라고 꼬집었다.

그러자 엔비디아는 “성능 측면에서 그래픽카드 전후 제품의 아키텍처가 같아도 두 배 이상 차이를 나타낸다”라며 “엔비디아 아키텍처는 DX10 시절 2년, 10.1기반 때 1년 반 정도 유지됐으며, DX11 제품이 나올 경우 아키텍처는 교체될 것”이라며 이는 AMD도 똑같은 과정을 거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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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디아는 곧장 그래픽카드 물리연산인 ‘쿠다(CUDA)’를 통한 ‘표준화’ 카드를 빼들었다.

“경쟁사도 CPU와 GPU의 균형 잡힌 플랫폼 접근 방식인 ‘ATI스트림’이 있긴 하나 핵심은 표준을 누가 먼저 선도하는가”라며 말문을 연 김승규 부장은 “(ATI스트림이)그래픽카드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최적화를 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따르지만 쿠다는 그럴 필요가 없다”라며 “엔비디아는 표준화에 관한 출발이 빨랐고, 경쟁사도 뒤늦게 따라오는 형국이나 결국 표준화가 먼저 이뤄낸 엔비디아를 따라갈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