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시스 휴대폰 'W', 성공할까

10월경 60만원대 제품 출시 예정...SKT의 지원이 관건

일반입력 :2009/08/27 17:43    수정: 2009/08/27 18:04

이설영 기자

SK그룹이 또다시 휴대폰 제조 사업에 뛰어들었다. SK텔레텍을 매각한 지 4년만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 휴대폰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막강한 경쟁력을 발휘하는 상황에서 후발 주자로 나선 SK텔레시스가 성공을 거둘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SK텔레시스는 27일 'W' 브랜드를 런칭, 휴대폰 사업에 재도전하겠다고 공식 선언했다. W는 휴대폰으로 시작해 향후 일반 소비자들을 위한 디지털 기기 전문 브랜드로 영역을 확장할 것으로 보인다.

윤민승 SK텔레시스 신사업부문장(전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개발을 시작해 고민을 많이 했다면서 무엇보다 소비자가 가장 친숙하고 감성적으로 쓸 수 있는 휴대폰을 만들기 위해 사용자환경(UI)에 중점을 두고 이를 경쟁포인트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SK텔레시스는 제품 없이 브랜드 'W'만 공개했으며, 첫 휴대폰은 오는 10~11월에 출시할 예정이다.

SK텔레시스의 휴대폰 사업은 신사업부문이 주축이 돼 진행됐다. 중계기, 전송장비 등 B2B 사업에서 휴대폰 등 디지털 기기 등 B2C 상품으로 그 영역을 확장하겠다는 전략. 넷북이나 MID(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로까지 상품 라인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윤 전무는 우리 회사가 지향하는 것은 휴대폰만은 아니다면서 W 브랜드 하에 우선적으로 휴대폰 등 이동통신기기를 내놓고 향후 넷북이나 MID 등에 대한 사업성도 검토할 계획이다라고 전했다.

■'우군' SK텔레콤, 얼마나 도울까

SK텔레시스는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는 휴대폰 사업에 뒤늦게 뛰어든 후발주이지만 경쟁사 입장에서는 몇가지 측면에서 무시할 수 없는 '다크호스'가 될 가능성이 있다.

첫번째는 SK텔레시스가 SK텔레콤이라는 우군을 등에 지고 있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은 국내 이동전화 시장에서 50% 이상의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이통시장 절대 강자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SK텔레콤이 기본 물량에 대해 확실하게 지원을 해준다면 최소한 손해보는 장사는 안 할 수 있다.

일단 SK 측은 이에 대해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다. SK텔레콤의 자회사였던 SK텔레텍 때와는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

윤민승 전무는 세간에서 얘기하는 것처럼 SK텔레콤이 지원 약속을 해주면 좋겠지만, SK텔레콤 측에서는 SK텔레시스를 기존 제조사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며 실질적으로 상호간에 지분관계도 없기 때문에 심적으로는 그룹 관계사라 생각하지만 결국 제품 경쟁력으로 승부하려고 마음을 먹었다고 말했다.

결국 SK텔레콤과는 SK그룹 계열사라는 공통점만 있다는 말이다.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이 기존 제조사와 강력한 파트너십을 형성하고 있는 SK텔레콤이 SK텔레시스를 얼마나 밀어줄 지가 관건이 되고 셈이다.

■첫 제품 파급력은?

'W'라는 이름을 달고 나올 첫 모델의 역할도 중요하다. 시장에서 새로운 브랜드에 대한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실제 시장에 등장했을 때 이에 대한 평가 또한 냉정할 수밖에 없다.

이를 의식한 듯 SK텔레시스도 성급하게 첫 제품을 출시하기 보다는 준비가 완전히 갖춰진 뒤 제품을 공개하겠다는 전략을 세웠다.

현재까지 알려진 바로는 풀터치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능을 강화했다는 정도. 출고가는 대략 60만원대로 풀터치폰으로는 중가에 해당한다. 고사양 풀터치폰이라기 보다는 대중적으로 어필할 수 있는 제품으로 시장에 파고 들어가겠다는 전략이다.

SNS 기능의 경우 전화번호부도 일반적으로 이름과 번호만 저장하는 형태가 아니라 친밀도 그래프나 해당 지인이 보낸 문자메시지 및 음성메시지를 함께 보여주는 형태가 된다. 연락 나누는 상대를 순위별로 표현해주는 기능도 지원한다. 휴대폰 콘텐츠를 자신의 블로그에 직접 업로드 할 수도 있다. 특히 인디밴드 앨범 29장을 내장해 벨소리 등에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해외 시장 진출에는 좀 더 신중을 다 할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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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민승 전무는 첫번째 모델은 풀터치폰으로 60만원대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며 올해는 한 모델만 출시하고 내년에는 3~4개 정도 모델을 계획하고 있다면서 해외 시장은 '군웅할거' 상황이라 섣불리 들어가는 것 자체가 위험하기 때문에 차근 차근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로아그룹 고중걸 연구원은 제품이 나와봐야 알겠지만 SK텔레콤 지원이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해외 진출 계획도 당분간 없는 만큼 모델 당 100만대 정도는 팔아야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