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퀄컴 등 칩셋 4강 "넷북 전쟁"

인텔-AMD-엔비디아-퀄컴의 넷북용 칩셋, 미니PC 시장서 각축

일반입력 :2009/06/14 16:34    수정: 2009/06/14 18:41

류준영 기자

올 하반기 넷북시장을 책임질 새로운 칩셋들의 신고식이 마무리됐다.

출전표에 따르면 저전력 시스템이 보강되고 지금보다 더 슬림한 디자인이 가능한 인텔의 ‘파인 트레일(Pine Trail)’, 성능과 그래픽, 저전력 등 일반 노트북PC 못지 않은 균형 잡힌 성능을 제공할 AMD의 ‘콩고(Congo)’, 넷북의 그래픽 성능을 높여 차별화를 구현한 엔비디아의 ‘아이온(ION)’, 인터넷 연결성에서 최강임을 강조한 퀄컴의 ‘스냅드래곤(Snap dragon)’ 등 미니PC시장서 각축을 벌일 제조사별 주전들의 윤곽이 파악된 것이다.

성격이 각기 다른 4가지 넷북용 칩셋의 등장은 단일 플랫폼으로 통했던 아톰의 제한성을 뛰어넘어 소비자들의 업무나 사용패턴에 맞춰 넷북을 구매할 수 있게 됐다. 아울러 회사간 경쟁이 “넷북의 가격을 더욱 낮출 것”이란 견해도 업계 관계자들 사이에서 흘러 나오고 있다.

넷북 시장의 맹주를 위해 인텔은 아톰(N270) 프로세서의 차기작인 ‘파인 트레일’을 하반기 PC시장에 내세운다. 인텔에 따르면 이 프로세서의 본격적인 공급은 이르면 올해 10월쯤. 하지만 실제 지디넷코리아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오는 8월부터 관련 제품들이 등장할 것으로 확인됐다.

공격적인 넷북 라인업으로 국내 브랜드인지도를 단숨에 구축한 MSI코리아는 파인 트레일을 채용한 슬림형 넷북 시리즈를 오는 8월부터 선보일 것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 조민호 노트북사업부 차장은 “기존 넷북의 두께보다 더 얇은 데다 저전력, 저발열의 특징까지 안은 파인 트레일 채용 넷북(모델명: U160)을 2학기 성수기가 시작될 8월말께 선보일 것”이라고 밝혔다.

MSI가 파인 트레일에 큰 관심을 둔 이유는 올 하반기 슬림형 노트북 라인에 ‘올인’할 전략이기 때문이다.

조차장은 “파인 트레일은 3개의 칩으로 구성된 아톰 플랫폼과 달리 그래픽과 메모리 컨트롤러를 CPU에 내장, 2개의 칩만으로 설계됐다. 때문에 PC내 차지하는 공간이 그만큼 줄게 되므로 지금보다 더 작고 얇은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에 따르면 칩셋이 차지하는 면적은 약 63% 정도 줄었다. 그렇다면 PC내부 공간의 협소함이 혹 발열 문제로 이어지지 않을까? 하지만 인텔은 “열 설계 전력(TDP) 덕택에 냉각 펜이 없는 디자인 설계가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더해 내장된 그래픽 프로세서는 종전 넷북의 GMA950 대신 GMA500으로 교체됐으며, 내장 그래픽 프로세서의 작동 속도 또한 200MHz로 향상됐다.

인텔은 시장의 예상을 뒤집고 아톰 프로세서의 다음 버전을 서둘러 선보였다. 이는 그래픽 성능의 차별화로 치고 올라오는 엔비디아의 ‘아이온’을 견제하기 위해서란 주장이 바로 이 부분과 결합돼 설득력을 지닌다.

파인 트레일이 GPU내장 CPU가 되면서 인텔의 눈에 가시였던 엔비디아 아이온 플랫폼의 맥을 차단시킬 것이란 항간의 예측이 돌고 있는 상황.

하지만 엔비디아는 이에 대해 코웃음만 칠 뿐이다.

엔비디아의 김승규 부장은 “10년전 인텔이 UMA 칩셋을 통해 ‘외장그래픽이 전부 없어질 것’이란 전망을 한 적이 있으며, 이를 또 오늘날 되풀이하고 있다”며 “아이온의 그래픽 처리속도는 마치 외장형 그래픽카드를 쓴 것처럼 아톰보다 10배 앞서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아이온은 CPU 공급을 전적으로 인텔에 의존해야 하는 탓에 성능을 높이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엔비디아는 아이온 플랫폼이 넷북과 노트북이 별도의 카테고리가 아닌 것처럼 인식되고 있는 작금의 시장상황에서 퍼포먼스에 아쉬움을 나타내는 사용자들에게 크게 어필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넷북시장의 AMD 여세도 결코 만만치 않다.

이 회사는 넷북용 싱글 코어 CPU 플랫폼인 유콘에 이어 다음 주자인 듀얼 코어 CPU 플랫폼인 콩고를 전면에 세웠다. 콩고에 관한 AMD 류수나 차장의 표현을 빌리면 ‘균형 잡힌 넷북 플랫폼’이다.

류차장은 “일반 노트북PC에서 최고 사양인 퓨마 플랫폼과 맞먹을 정도의 퍼포먼스를 지향하고 있으며, 그래픽 및 배터리 지속시간 등 흠 잡을 만한 것이 없는 탄탄한 실력을 발휘한다”고 표했다.

넷북시장에 나타난 새로운 복병이라면 퀄컴의 ‘스냅드래곤’이다. 이 회사의 칩셋은 노트북에 휴대폰 기능까지 더해 주목을 받고 있다.퀄컴코리아 김승수 상무는 “스냅드래곤은 와이어리스로 출발한 퀄컴이 만든 제품답게 사용자에게 다가가는 방식도 인텔과 다를 것”이라며 “곧 선보이게 될 스마트북은 넷북과 스마트폰의 중간단계로 이해하면 된다”고 설명했다.

퀄컴이 새롭게 제안한 스마트북은 언제 어디서나 음성통화가 가능하며, 컴퓨터 작업 또한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또 저전력 설계를 통해 배터리 작동시간이 넷북보다 2배 이상 긴 10시간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무엇보다 통신칩셋과 CPU프로세서, 그래픽칩셋을 종합한 퀄컴의 스냅드래곤을 탑재해 별도의 장치가 없어도 인터넷에 원활하게 접속할 수 있는 연결성을 지원한다.

아울러 퀄컴의 스마트북은 3G 통신망과 결합이 가능하므로 휴대폰을 별도로 들고 다닐 필요가 없다.

한편 5~6인치 액정을 탑재한 ‘스마트 스마트북’이란 개념도 함께 선보이며, MID(모바일인터넷디바이스) 시장도 함께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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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상무는 “아수스 등 대만PC제조사를 비롯, 도시바 등 해외제조사는 물론, 국내 제조사들도 개발단계에 있다”고 밝혔다.

퀄컴의 내부자료에 따르면 삼성과 LG전자를 비롯 에이서, 아수스 인터내셔널, HTC, 도시바 등 현재 15여개의 단말기 제조업체가 30개 이상의 스냅드래곤 기반 제품 개발에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