멈추지 않는 ‘노턴’의 공습

일반입력 :2009/03/12 16:25    수정: 2009/03/12 16:37

김태정 기자

‘노턴’ 브랜드로 유명한 시만텍의 한국 공습에 가속도가 붙었다. 시만텍은 개인과 기업 시장 공략을 모두 강화해 안철수연구소가 주도하는 국내 무대에서 지분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시만텍은 1997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왕성하게 활동해 왔다. PC백신 노턴 시리즈는 나름 인기몰이를 했고, 기업용 스토리지와 시스템 관리 시장에서도 선전했다.

하지만 한국에서 거둔 성적표는 시만텍이란 이름값에는 부족한게 사실이다. 특히 보안은 토종 기업들의 강세와 까다로운 한국식 수주 환경에 걸려 '세계 랭킹 1위'란 타이틀에 걸맞지 않는 행보를 보였다.

■ 기업 인수 따라 신제품 봇물

이 같은 구도가 계속돼 온 지 12년. 이쯤되면 지칠 법도 하지만 시만텍은 아닌 듯하다. 여러 해외 보안업체가 한국무대 적응에 실패하고 떠났지만 시만텍은 계속해서 고삐를 조이고 있다. 백신 노턴은 매년 새로운 시리즈로 내놓고 있고, 어느 보안업체 못지않게 마케팅과 맞춤화 전략도 눈에 띈다.

특히 최근 출시한 ‘노턴2009’는 ‘느리다’는 기존 제품들의 약점을 대거 보완, 속도를 중시하는 한국 환경에 맞췄다는 평도 들었다. 무료 백신 바람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고 시만텍코리아는 전했다.

기업시장 공략도 무게감을 더하고 있다. 시만텍은 12일 ‘알타리스 클라이언트 관리 스위트’, ‘알타리스 서버 관리 스위트’ 등 새 제품군을 한국에 내놓으며 기업시장서 리더십을 가져가겠다고 강조했다.

이 제품군은 소프트웨어와 플랫폼, 전력, 이벤트 등을 자동으로 관리하며, IT 비용을 줄인다는 것이 골자다. 2007년 4월 인수한 알티리스의 기술을 기반으로 했다.

변진석 시만텍코리아 대표는 “경기불황으로 인해 IT 비용절감 필요성이 높아지면서 이번 신제품이 적절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지난해 6월 시만텍은 데이터손실방지(DLP) 솔루션을 한국에 내놓고, 금융권을 중심으로 수주전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시만텍의 공격적 행보는 앞으로도 계속 될 전망이다. 기업 인수가 계속됨에 따라 보유 기술은 늘어가기 때문이다. 1999년 취임 후 지난 연말 은퇴할 때까지 30여개 기업을 인수한 존 톰슨 시만텍 전 회장은 “시만텍에게 기업 인수는 이제 ‘일상’이며, 고객 요구에 맞춰 지속될 전략이다”고 밝혔었다.

그리고 이렇게 확보한 기술들은 ‘시만텍화’ 되어 한국 시장에 모습을 속속 드러내고 있다.

■ 덩치 크면서 적수도 늘어

사업영역을 넓히자 맞수들도 늘어났다. 당장 서버 관리 부문에서는 HP, CA 등 전통적인 강자들이 한국에 진을 친지 오래다. 마이크로소프트(MS)의 SMS(Systems Management Server)도 시스템 자원 관리 부문에서 겹치는 내용이 있다.

DLP는 국내 개인정보와 데이터베이스를 대상으로 하는 보안업체들이 즐비하고, 스토리지서도 EMC, 히다치 등과 전면전 양상이다. 물론, 넘쳐나는 개인용 백신 시장서의 고군분투도 빼놓을 수 없는 대목이다.

IT 업계서 복잡한 경쟁구도야 늘 있는 일이지만 시만텍은 남들보다 ‘적이 늘어나는 속도’가 빠르다는 평이 나온다. 성공가능성에 대한 논쟁이 끊이지 않는 이유다. MS나 시스코, IBM 등도 하고 있는 고민에 시만텍도 깊숙이 들어선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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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시만텍은 기존 제품들과 새 기술의 연동에서 답을 찾겠다는 방침이다. 예를 들어 시만텍 클라이언트 보안 제품을 사용하는 고객들은 자연스럽게 시만텍 서버 보안 등으로 연동한다는 것. 원론적인 설명이지만 실제 효과는 적잖이 보고 있다고 시만텍은 강조한다.

이 때문에 기존 제품들과 연동하기 힘든 기술들에는 큰 욕심을 내지 않는다고 한다. 시만텍코리아 윤광택 부장은 “보안을 중심으로 전체적인 IT 인프라 관리 효율이라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공격적인 전략 속에서도 무리한 경쟁은 되도록 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