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막에 지어야 할지도"…데이터센터 전략 다시 짜는 美 AI 기업들

오픈AI, 중간 선거 이후 규제 변화 파악 중…메타·앤트로픽 등 해외 건설 검토

컴퓨팅입력 :2026/11/08 09:54    수정: 2026/11/08 12:41

미국 중간선거 여파로 인공지능(AI) 기업들이 인프라 확충 전략을 재검토하고 있다.

샘 알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사막에 데이터센터를 건설하는 방안까지 언급한 가운데 메타와 앤트로픽 등은 해외 건설과 기존 시설 증설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다.

8일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샘 알트먼 CEO는 직원과 진행한 질의응답에서 데이터센터에 대한 주민 반발을 인정하며 사막에 시설을 건설하는 방안을 고려해야 할지도 모른다는 취지로 발언했다.

샘 알트먼 오픈AI CEO. (사진=오픈AI 유튜브 캡처)

그는 데이터센터의 막대한 물 사용량에 대한 우려를 이해하며 주민이 시설 인근에 거주하기를 원하지 않는 것도 이해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이 같은 발언은 지난 3일 치러진 미국 중간선거에서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을 공약한 후보들이 주요 지역에서 승리한 직후 나왔다.

미국 내 데이터센터 개발이 활발한 텍사스에서는 신규 데이터센터 승인 유예를 공약한 민주당 지나 이노호사 후보가 공화당 소속 그레그 애벗 현 주지사를 꺾었다. 조지아와 오하이오 등에서도 데이터센터 규제 강화를 주장한 후보들이 승리했다.

지역 단위에서도 반대 여론이 확인됐다. CNBC가 발롯피디아 자료 등을 토대로 집계한 결과 10개 주에서 실시된 데이터센터 관련 주민투표 41건 가운데 40건에서 규제 강화 또는 개발 제한을 지지하는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각 기업은 신규 건설 유예와 환경 규제 강화, 인허가 지연 등에 대비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클린뷰에 따르면 건설 중단이나 유예를 공약한 주지사가 당선된 지역에 미국 전체 데이터센터 계획 용량의 약 40%가 집중돼 있다. 다만 실제 건설이 중단된 규모는 아니다.

WSJ에 따르면 오픈AI 경영진은 내년 데이터센터 용량 확보 목표를 조정해야 할지 논의하고 있으며 다른 빅테크 기업도 새로 선출된 주지사와 접촉해 규제 정책의 변화를 파악하고 있다.

메타는 미국 외 지역으로 데이터센터 건설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디나 파월 맥코믹 메타 사장은 지난 4일 WSJ 테크 콘퍼런스에서 미국 내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이 앞으로 더욱 어려워질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새로운 부지에서 처음부터 시설을 건설하기보다 기존 데이터센터를 증설하는 방식이 상대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미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일자리 창출과 세수 확대 효과를 확인한 지역에서는 추가 투자에 대한 주민 설득이 수월하다는 판단이다.

앤트로픽도 미국에 집중된 인프라의 위험을 분산하기 위해 해외 데이터센터 확보를 추진하고 있다. 최근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기업공개(IPO) 관련 증권신고서에서 주정부와 지방정부의 데이터센터 건설 유예 조치가 컴퓨팅 인프라 확충을 지연시키거나 막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에 여러 해외 지역에서 데이터센터 임대계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중간선거 이후 AI 기업의 데이터센터 정책에 변화가 일고 있다(이미지=챗GPT)

이런 건설 규제 우려에도 미국 내 AI 인프라 투자가 전면 중단되는 것은 아니다. 사라 프라이어 오픈AI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6일 CNBC 인터뷰에서 중간선거 결과와 관계없이 데이터센터 확장 계획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급증하는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대형 클라우드 사업자들과 협력을 유지하고 추가 자본도 조달하겠다는 설명이다.

오픈AI는 이와 함께 지역사회 반발을 줄이기 위한 데이터센터 건설 원칙도 발표했다. 향후 직접 소유·운영하는 시설에 대해 전력과 관련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고, 물·전력 사용량과 소음 영향을 공개하며 주민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내용이다.

구글은 지난 5일 와이오밍주에 첫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기 위해 170억 달러를 투자한다고 발표했다. 다음 날 AI 인프라 전문기업 크루소가 개발하던 와이오밍주 남동부 데이터센터 부지를 인수한 사실도 공개됐다.

크루소는 부지 선정과 인허가, 전력 확보 전략 수립 등 사전 개발을 진행해 왔다. 구글은 해당 사업을 직접 추진하면서 702메가와트(MW) 규모의 연료전지 발전시설과 탄소포집·저장(CCS)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다만 부지 인수는 중간선거 이전부터 추진된 거래다.

데이터센터 전문 기업과 금융 시장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오라클에서 임대한 AI 컴퓨팅 용량을 줄이고 있으며, 코어위브와 네비우스, 아이렌(IREN) 등 네오클라우드 기업들은 건설 지연과 자금 조달 부담에 대한 우려로 주가 변동성이 확대됐다. 다만 MS의 계약 조정은 정치적 규제보다 기술 사양과 운영 효율성 변화에 따른 결정이다.

국내 반도체 기업들도 AI 인프라 투자 위축 우려에 영향을 받았다. 지난 6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6.35%, 10.44% 하락했다. 그러나 AI 기업들이 투자를 중단한 것이 아니라 사업 지역과 구축 방식을 재검토하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반도체 수요 감소로 이어질지는 미지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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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서는 결국 데이터센터 건설에 필요한 전력과 부지뿐 아니라 지역사회 동의를 확보하는 능력이 AI 인프라 경쟁의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고 보고 있다. 특히 신규 시설을 건설해야 하는 기업과 이미 가동 중인 데이터센터와 전력을 확보한 기업 사이의 사업 환경도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프라이어 CFO는 "미국 중간선거로 데이터센터와 지역사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다면 필요한 컴퓨팅 역량을 확보할 수 있도록 지역사회와 신뢰를 구축하는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