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상·하원을 장악하면서 인공지능(AI) 산업에 대한 규제 강화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산업 육성 기조와 민주당 기업 책임 강화 노선이 부딪힐 것으로 점쳐지며 글로벌 빅테크 투자와 국내 AI 기업들의 미국 사업에도 새로운 변수가 될 전망이다.
5일 국내 법조계와 회계·컨설팅 업계는 미국 AI 육성 정책이 단기간에 전면 수정되기는 어렵지만 의회 차원 기업 감독과 주정부별 규제에 따른 불확실성이 커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여건 변화가 국내 반도체 산업에 미칠 영향에도 주목하고 있다.
민주당 AI 규제 강화 움직임…트럼프 거부권이 변수
법무법인 율촌은 '2026 미국 중간선거 이후 정책 지형 변화'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 자율규제·산업 육성 기조와 민주당 이용자 안전·사업자 책임 강화 노선이 충돌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포괄 AI 규제법 제정은 대통령 거부권에 막힐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대신 민주당이 조사·소환·청문회 권한을 활용해 AI 기업에 대한 감독을 강화할 수 있다고 봤다. 새로운 법률 제정 없이도 기업 사회 책임을 추궁하고 자료 제출을 요구하는 방식으로 압박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추진해 온 주정부 AI 규제 완화 정책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율촌은 민주당 양원 장악으로 주별 AI 규제를 연방법으로 대체하려는 입법이 사실상 어려워지면서 연방정부와 주정부 간 규제 충돌이 지속되리라 전망했다.
최경진 가천대 법과대학 교수(한국인공지능법학회장) 역시 실제 규제 강화 여부가 트럼프 대통령 거부권 행사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민주당이 규제 법안을 추진하더라도 대통령이 거부하면 시행이 어려운 만큼 어떤 법안에 선택적으로 거부권을 행사할지가 관건이라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 규제 부상…빅테크 투자에 영향 줄까
AI 데이터센터 전력 사용과 비용 부담도 주요 규제 쟁점으로 부상했다. 민주당은 대규모 전력 소비자가 전력망 확충 비용을 부담하도록 하는 법안을 추진해 왔다. 관련 법안인 '요금납부자 보호법'은 지난 9월 하원을 통과했지만 상원에서 부결됐다.
율촌은 관련 규제 입법과 함께 아마존·구글·마이크로소프트(MS) 등 주요 빅테크 데이터센터 고용·경제 효과에 대한 의회 조사도 확대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전력비용 부담과 데이터센터 건설에 따른 고용 창출 등 경제적 편익이 주요 감독 대상으로 떠오를 가능성이 있어서다.
삼정KPMG는 '2026 미국 중간선거: 블루 웨이브(Blue Wave) 이후, 미국 정책과 한국 산업' 보고서에서 트럼프 행정부 AI·첨단산업 육성 기조가 유지되리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의회 협력이 필요한 세제·예산 정책과 데이터센터 전력비용 규제는 AI 인프라 투자에 변수가 될 수 있다고 봤다.
미국 AI 투자 흐름은 국내 반도체 산업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삼정KPMG는 AI 인프라 투자 확대에 따른 첨단 반도체 수요 증가를 기대하면서도 AI 설비투자가 반도체 수출·경상흑자·소비를 견인하나 투자 둔화와 AI 규제 강화가 최대 하방 리스크라고 분석했다.
美 정책 불확실성 확대…韓 AI 산업 기회 될 수도
미국에 진출한 국내 AI 기업도 규제 환경 변화를 주시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율촌은 연방 차원 입법이 지연되더라도 주정부별 규제는 지속될 수 있다며 딥페이크, 아동 개인정보, 저작권 관련 규율과 지역별 법률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최경진 교수는 "미국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제약을 받으면 국내 반도체 수출이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다"면서도 "반대로 미국이 주춤하는 사이 우리가 AI 데이터센터를 수출할 기회가 늘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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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미국 투자 둔화가 국내 산업에 위기이자 기회가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새로운 시장을 선점하려면 정책 변화에 대응하는 동시에 사업 기회를 신속하게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최 교수는 "중간선거 결과는 실리적이고 냉정하게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며 "미국 시장 불확실성을 한국이 잘 활용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