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론 머스크의 스페이스X가 지상 통신망으로 사업을 확대하려는 가운데 미국 이동통신 3사의 견제에 맞서 통신사 인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버라이즌, AT&T, T모바일이 지상 이동통신망 제공을 거부하자 기존 통신사를 인수해 시장에 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2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머스크 스페이스X CEO는 지난달 찰리 어건 에코스타 회장과 직접 만나 부스트모바일 인수 또는 무선망 이용 방안을 논의했다.
스페이스X는 최근 수개월 동안 에코스타와 자체 이동통신 서비스 출시를 위한 협상을 진행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부스트모바일은 에코스타가 보유한 이동통신 브랜드로, AT&T와 T모바일의 망을 빌려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스페이스X가 부스트모바일을 인수하거나 기존 망 임대계약을 활용할 수 있다면 별도의 전국망 구축 없이 지상 이동통신 서비스를 시작할 가능성이 생긴다.
美 통신3사, 스페이스X 망 제공 거부
스페이스X는 저궤도 위성을 이용해 일반 스마트폰에 직접 통신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링크 모바일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위성통신만으로는 건물 내부나 인구가 밀집한 도심에서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어렵다.
이를 보완하려면 지상 이동통신망이 필요하지만 미국 주요 통신사들은 스페이스X와 망 도매제공(MVNO) 계약을 거부하고 있다. 자사 망을 빌려준 사업자가 장기적으로 직접적인 경쟁자로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 부담이다.
그런 가운데 라이트리딩닷컴은 부스트모바일 인수 논의를 통신 3사의 반대를 우회하려는 움직임으로 분석했다.
버라이즌의 댄 슐먼 CEO는 최근 실적발표에서 "우리의 MVNO 계약에는 우회로가 없다"며 "위성사업자에 MVNO 계약을 제공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T모바일 역시 스페이스X와 별도의 MVNO 계약을 체결할 의사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기존 스타링크 위성통신 협력과 스페이스X의 독자 이동통신 사업을 지원하는 것은 별개라는 판단이다.
부스트모바일 인수에도 걸림돌이 있다. 기존 AT&T와 T모바일의 망 임대계약이 새로운 소유주에게 자동 승계되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소유권 변경에 따라 통신사들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면 인수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
스타링크 지상망 확보 속도
스페이스X는 이미 에코스타와 대규모 주파수 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에코스타의 AWS-4와 H블록 주파수 면허를 170억 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고, 추가로 약 26억 달러 규모의 AWS-3 주파수 거래도 체결했다. 최근에는 위성 신호가 도달하기 어려운 지역의 이동통신 서비스를 위한 주파수 확보에도 나섰다.
지상망 구축을 위한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스페이스X는 미국에서 약 8만 개 기지국 부지를 확보하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미국 주요 통신사들의 평균 기지국 규모를 웃도는 수준이다.
스페이스X가 실제로 원하는 자산이 부스트모바일의 가입자 기반인지, 과거 디시와이어리스가 구축했던 무선망 설비인지는 불분명하다.
통신업계 분석가 팀 파라는 스페이스X가 부스트모바일 자체보다 디시와이어리스의 기존 무선망을 확보하려는 것일 수 있다고 점쳤다. 기존 통신사들의 망 임대계약 승계가 쉽지 않은 만큼 직접 활용할 수 있는 기지국과 무선장비가 더 중요한 인수 대상이라는 설명이다.
반면 라이트셰드파트너스의 월터 피에시크는 스페이스X가 부스트모바일을 중심으로 이동통신 사업을 구축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기술 혁신과 자체 인프라 확보를 통해 지상망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크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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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스트모바일은 이미 스타링크의 차세대 스마트폰 직접 연결 서비스를 자사 고객에게 제공하기로 합의한 상태다. 인수 없이도 협력 관계를 확대할 수 있는 셈이다.
이에 대해 스페이스X와 에코스타는 인수 협상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