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경부 "가상자산 과세, 합리적 방안 숙고…국회와 협의해 결론"

민주당·학계, 인프라·제도 등 준비 미흡 지적

IT 일반입력 :2026/11/02 17:25

여당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 검토에 나선 가운데 재정경제부도 시장 상황과 업계 의견을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학계 역시 현행 과세 체계와 인프라가 미비하다는 점을 지적하며 제도 정비를 위한 유예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은 2일 국회도서관에서 이광재·민병덕·박민규·이강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 주최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토론회에서 “정부는 국민이 납득하고 현장에서 안정적으로 시행할 수 있는 합리적 방안에 대해 숙고하고 있다”고 밝혔다.

재경부는 가상자산 과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바뀐 시장 환경과 업계 의견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하겠다는 입장이다.

문경호 재정경제부 소득세제과장이 2일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코인 엑소더스,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 토론회에 패널로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문 과장은 “과세가 입법화된 2020년 말 이후 달라진 시장환경 등을 과세 체계에 반영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며 “또 해외 거래소 이용자와의 과세 형평 등 글로벌 정책 환경을 종합적으로 고려해달라는 의견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오늘 토론회에서 나오는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관계부처와 긴밀한 소통, 국회와 충분한 협의 등을 통해 결론을 도출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토론회는 청와대에 이어 지난달 30일 민주당이 가상자산 사업자 간담회에서 과세 유예를 검토하겠다고 밝힌 이후 열렸다. 현행 소득세법에 따라 내년 1월 1일부터 가상자산 과세가 시행될 예정인 만큼 민주당은 이달 중 유예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이날 학계는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이 지연되고 과세 인프라와 관련 제도가 충분히 마련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내년 과세 시행은 시기상조라고 지적했다.

안성희 가톨릭대학교 경영대학 교수는 “2020년 소득세법을 만들때는 가상자산 양도·거래가 주였으나 이후에는 에어드롭, 하드포크, 스테이킹 등 가상자산 거래가 파생되고 있다”며 “당시 개정법으로 다양한 거래를 포괄할 수 있는지에 대한 논쟁이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기타소득과세 체계, 결손 후 이월공제, 신고 납부시스템 구축 등에 대한 논쟁이 생길 수 있다”고 덧붙였다.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 차례 과세가 유예된 동안 제도는 개선되지 않았다”며 “2020년 골격이 6년간 그대로이고 과세기준 핵심은 시행 두 달 전에야 고시로 확정지을 예정이었다”고 꼬집었다.

다만 학계는 정부가 단순히 과세 시행 시기를 늦추는데 그치지 않고 유예 기간 동안 과세 체계 전반을 정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교수는 “금융투자소득세 폐지가 남긴 공백을 메우는 새 틀을 세우고 그 안에서 가상자산을 과세하되, 저소득 투자자는 비과세하고 장기투자자에게는 낮은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과세 원칙과 투자자 보호를 동시에 충족하는 길”이라며 “이번 유예는 (제도를) 고치기 위한 유예여야하고 그 약속을 법률에 적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민주당 의원들도 가상자산 과세 유예 필요성에 힘을 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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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덕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도 안 만든 상태에서 과세를 하겠다고 하는 것은 염치가 없다”며 “기본법을 만들고 과세를 위해 무엇을 언제까지 할지 준비 기간을 두는 유예를 해야 한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박민규 의원 또한 “2029년 미국이 가상자산 자동정보교환체계(CARF)에 참여하는 시점과 과세 시기를 연계해야 한다”며 “그 사이 과세를 위한 준비를 충실히 마치고 디지털자산기본법 제정에 집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