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아응급실 압수수색, 의사들 소아과 선택 주저하게 만들어”

소아응급의학 교수들, 진료과 선택 전까지 의료전문가 의견 반영된 수사 가이드라인 나와야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10/30 11:58

소아응급실 압수수색에 대한 의료계 분노가 수그러들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특히 해당 병원의 소아과의사가 대거 사의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지며 지역 소아의료체계 붕괴 우려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소아응급의학회는 30일 오전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를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을 열고, 무단으로 자행된 강제수사가 응급 의료현장에 미친 악영향에 대해 실태를 고발하고, 재발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류정민 소아응급의학회 회장은 “경찰과 대립하거나 책임을 추궁하기 위해 이 자리에 선 것은 아니다”라며 “벼랑 끝에 몰린 소아응급 현장에서 아이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는 환경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제도적 기준과 약속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30일 소아응급실 압수수색 규탄 및 진료권 보호를 촉구하는 긴급기자회견이 열렸다

류 회장은 “응급실은 365일 24시간 단 1초도 쉬지 않고 돌아가는 곳이다. 진료 과정에 명확한 과실이 있었는지 확인이 필요하다면 경찰 수사에 언제나 성실히 협조할 것”이라며 “이곳의 모든 처방과 기록은 시스템에 실시간으로 입력되며 만약 기록을 수정하더라도 투명한 로그 기록이 남고, 환자가 원인 불명으로 사망할 경우 의료법에 따라 정식 신고가 이뤄지고 엄격한 검시와 부검이 진행된다. 굳이 수사관들이 진료 공간에 들어오지 않더라도 CCTV와 전산기록, 부검을 통해 투명하게 진료과정과 원인을 증명할 수 있는 곳”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응급실은 찾는 모든 아이들은 언제든지 감작스럽게 중증 상태에 빠질 수 있다. 겉으로 멀쩡해 보이며 걸어 들어왔던 아이가 순식간에 심정지 상황에 직면하는 것이 응급실의 냉혹한 현실”이라며 “의료진은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 매 순간 온 힘을 다해 사력을 다한다. 그러나 최선의 진료를 다했음에도 현대의학의 한계와 질병의 급격한 진행으로 인해 안타깝게 아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참담한 순간이 존재하는데 의료진에게도 환자의 죽음은 그 무엇보다 큰 상처이자 고통이다”라고 밝혔다.

최선의 진료에도 아이를 떠나보내야 하는 것은 의료진에게도 큰 고통

류 회장은 ”압수수색 당시 현장에는 의사와 간호사를 비롯한 여러 의료진이 있었고, 환자와 보호자도 있었다. 경찰의 진입으로 인해 응급실 운영과 진료에 영향이 있었다는 점은 명백하고, 무리한 현장 수사는 의료진과 환자 모두에게 깊은 두려움을 남겼다“라며 ”그렇다고 불필요한 진실 공방을 길게 이어가고 싶지 않다. 다만 환자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온전히 집중해야 할 공간이 술렁이고 위축된다면 결과적으로 그 피해는 환자와 국민에 돌아갈 수밖에 없어 이러한 상황이 반복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김도균 회장 소아전문응급센터협의회 회장은 “소아응급 의료진은 소모적인 갈등을 넘어 앞으로 이러한 비극과 혼란을 막기 위해 명확한 수사 가이드라인이 제정돼야 한다”고 밝혔다.

특히 재발방지를 위해 ▲필수의료 현장에 대한 압수수색의 원칙적 제한 및 전문가 의견 반영 ▲무분별한 영장 집행에 대한 통제 장치 마련 ▲통상적인 환자 사망건에 대한 과도한 현장조사 관행 개선 등을 기본 원칙에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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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회장은 “지금 위태로운 시기이다. 전임의 지원하고, 인턴들이 전문과를 선택하는 시기가 11월에서 12월까지이다. 많은 어려움 속에 후배나 학생들에게 소아응급을 같이 할 수 있게 실습현장과 강의실에서 이야기하고 있다”라며 “때문에 11월까지는 가이드라인이 나와야 이번 (압수수색) 사태의 파장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이다. 지금도 응급실에서 일하고 있는 의료진도 사태가 장기화되면 지치게 되고 그러면 재계약에도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이어 “수사기관에 정중히 요청드린다. 묵묵히 현장을 지키는 현장 의료진의 목소리를 담아 아이들의 생명과 안전하고 합리적인 기준이 반드시 마련돼야 하고, 소아응급 의료진의 이탈을 막기 위해 현재 준비중인 수사 가이드라인의 초안을 11월 말까지 투명하게 공개해달라”고 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