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청년문화예술패스 지원 규모를 대폭 확대함에 따라 문화예술시장에 새로운 바람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28일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정부는 내년도 청년문화예술패스 예산을 올해 361억원에서 7925억원으로 약 22배 늘리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지원 대상도 기존 19~20세 약 28만명에서 19~34세 약 919만명으로 확대한다. 생애 한 차례 지급하던 지원금은 매년 수도권 10만원, 비수도권 15만원을 제공하는 방식으로 개편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사업 규모와 지원 방식은 국회 예산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청년문화예술패스는 청년의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넓히기 위해 2024년 도입됐다. 당초 공연과 전시에 한정됐으나 올해는 영화와 도서 구매까지 지원 범위를 넓혔다. 내년에는 체육 활동도 추가할 예정이다.
시행 초기에는 사업 이용 실적이 저조하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2024년 예산 170억원 가운데 실제 집행액은 42억410만원으로 집행률이 24.9%에 그쳤다. 지난해에도 지원금을 받은 청년 두 명 중 한 명은 이를 사용하지 않았다. 지난해에는 110억원의 예산이 사용되지 않았으며, 올해도 10월 기준 상당한 규모의 예산이 집행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지원 분야를 확대 한 후에는 개선 조짐이 보였다. 협력 판매처를 2곳에서 9곳으로 늘리고 영화 등 사용처를 확대한 결과 상반기 발급률은 94.7%로 지난해 최종 발급률 74.2%보다 20.5%포인트 상승했다. 이용자 만족도 또한 96.6%로 높았다.
영화와 도서 분야까지 추가된 올해 청년문화예술패스 이용 금액은 영화와 콘서트에 집중됐다. 전체 이용 금액 187억5000만원 가운데 영화 관람에 73억7000여만원(39.3%), 콘서트에 66억2000여만원(35.3%)이 사용됐다. 두 분야가 전체의 74.6%를 차지한 셈이다.
도서 분야에서도 소비 확대 효과가 나타났다. 지난 8월 10일 도서 구매 지원을 시작한 후 같은 달 말까지 22일간 이용 금액은 5억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예스24에 따르면 도서 구매 지원 이후 한 달간 19~20세 도서 구매자 수는 전년 동기 대비 124.7%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청년문화예술패스 이용자가 66.1%를 차지했다. 구매 내역에서는 소설·시·희곡이 전체의 45%를 차지했고 양귀자의 모순, 구병모의 절창 등이 상위권에 올랐다.
지원 분야 확대는 청년들의 문화 소비 진입 장벽을 낮추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영화와 도서 등 익숙한 콘텐츠를 통해 문화생활을 시작한 청년들이 다른 장르로 관심을 넓힐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특정 장르에 소비가 집중되는 현상은 해결해야 할 과제다. 올해 전체 이용 금액 가운데 국악은 427만원으로 0.02%에 불과했다. 발레·무용은 0.4%, 전시는 1.9%, 클래식·오페라는 2.6%, 연극은 3.7%에 그쳤다. 문화 향유 기회가 늘더라도 기초예술 활성화로 이어지는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다.
지역 간 격차도 뚜렷하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올해 비수도권의 영화 결제 건수 비중은 71.7~78.5%로 수도권의 64%대보다 최대 14%포인트가량 높았다. 지역에 공연장과 전시 공간이 부족한 만큼 지원금을 받더라도 선택할 수 있는 콘텐츠가 제한된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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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는 지원 확대가 지역 문화 활성화와 콘텐츠 산업 성장으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문체부 관계자는 지난 9월 예산안 사전브리핑에서 "단순히 청년들에게 문화예술 향유 기회를 주는 것을 넘어 큰 틀에서 지역 문화 활성화, 기초예술과 콘텐츠 산업의 선순환 구조까지 이어질 수 있는 사업"이라고 밝혔다.
문화예술계 한 관계자는 "청년문화예술패스는 경제적 부담으로 문화생활을 망설이던 청년들에게 첫 경험의 기회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며 "일회성 소비에 그치지 않고 공연·전시 관람과 도서 구매가 반복되면서 자연스럽게 문화 소비 습관으로 자리 잡도록 유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