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국방 AX] AI·드론이 이끄는 초연결 전장…AUSA 2026서 본 미래전

전문가 칼럼입력 :2026/11/03 17:03

김병규 성균관대 인공지능융합원 미래국방융합연구센터장

미국 워싱턴 D.C. 월터 E. 워싱턴 컨벤션센터.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미국육군협회(AUSA) 연례 전시회가 열린 전시장 천장에는 무인헬기가 매달려 있었다. 그 아래에서는 우크라이나군 관계자들이 전장에서 운용하는 소형 드론들을 소개했다. 자주포와 장갑차 곁에는 드론 발사대와 요격드론, 레이다가 함께 놓여 있었다.

필자가 2019년 이곳을 찾았을 때도 전시장은 첨단 무기로 가득했다. 다만 그때는 개별 플랫폼이 더 눈에 들어왔다. 7년이 지난 올해는 플랫폼 간 연결과 통합운용 구상이 특히 두드러졌다.

드론이 먼저 보고, AI가 판단을 돕고, 화력이 정확하게 때리고, 무인체계가 장병 대신 위험을 감당한다. 하늘과 땅, 사람과 기계가 하나의 망으로 묶이는 '초연결'의 전장이었다.

김병규 성균관대 인공지능융합원 미래국방융합연구센터장

필자는 2019년, 2022년, 2023년, 2025년, 그리고 올해까지 다섯 차례 AUSA를 찾았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이전인 2019년에도 3만 명 이상이 찾는 대규모 행사였다. 그러나 필자가 현장에서 느낀 긴장감은 올해와 달랐다.

전쟁이 시작된 뒤 분위기는 달라졌다. 2023년에는 4만 1000명이 등록해 역대 최다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연방정부 셧다운 속에 행사가 열려 미 육군 참가자들의 출장비를 주최 측 기부로 지원해야 했다. 올해 전시장에는 750여 개 전시가 들어섰고 현장에서는 최근 몇 년 사이 가장 많은 국방·안보 관계자가 모였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전시장의 온도는 곧 안보의 온도다. 우크라이나와 중동 전쟁은 끝나지 않았고 중국·러시아·북한의 AI·무인전력 발전도 심상치 않다. 세계 국방 관계자들이 같은 질문을 들고 워싱턴에 모인 셈이다.

우리 간부들이 오래 머문 곳

필자는 올해 AUSA에 군 간부 15명과 함께 다녀왔다. 이들은 성균관대에서 '국방 AI 소요기획·사업관리 과정'을 밟고 있다. 18주 동안 AI 기초부터 사회·산업 전반의 AI 적용 사례까지 공부하고 스스로 연구보고서를 써서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과정이다. 앞으로 우리 군이 어떤 AI 체계를 어떻게 확보할지 기획하고 관리할 사람들이다.

전시장에서는 우리 국방 관계자들의 모습도 쉽게 눈에 띄었다. 모두 부스를 하나하나 찾아다니며 드론과 무인지상차량, 기존 장비를 무인화하는 시스템, AI 기반 지휘통제·타격통제 체계를 살폈다.

관심은 개별 무기의 성능을 넘어 센서와 지휘통제, 타격수단을 하나로 엮는 방식에 쏠렸다. 같은 무기라도 무엇과 어떻게 연결되느냐에 따라 전투력이 달라진다. 미래 전장 경쟁이 무기 한 대가 아니라 체계 전체의 싸움이라는 사실을 현장에 선 모두가 실감하는 듯했다.

하늘과 땅, 사람과 기계가 하나로 묶인다

올해 전시장을 관통한 흐름은 세 가지 연결이었다.

첫째, 유인 플랫폼과 무인체계의 연결이다. 헬기와 전술차량이 드론을 싣고 다니며 띄우는 '모선'이 되고 있다. 미 육군은 행사 기간 '항공 유·무인 협업과 발사형 효과체'를 주제로 공식 세션을 열었다. 헬기가 위험한 적 방공망 안으로 직접 들어가지 않고, 먼저 띄운 드론으로 표적을 찾고 타격하는 개념이다. 

시코르스키는 블랙호크 헬기에서 드론을 운용하는 미래 구상을 내놓았다. 무인지상차량이 드론을 싣고 전진해 이동식 발사 거점이 되는 체계도 등장했다. 사람이 탄 플랫폼은 더 멀리 보고 더 안전해진다. 

무인체계 활동 범위가 넓어질수록 인간의 지휘·감독과 교전통제 원칙도 그만큼 중요해진다.

둘째, 탐지와 판단, 요격의 연결이다. 필자가 보기에 가장 붐빈 분야는 대드론이었다. 저비용 자율 드론 여러 대가 한꺼번에 몰려오면 한 발씩 막는 방어로는 감당하기 어렵다. 레이다와 광학센서가 찾고, AI가 위협을 분류하고, 전파교란과 요격드론, 기관포가 겹겹이 막는 다층 방어가 기본 조건이 됐다. 

기존 제트 추진방식을 고체 로켓 추진으로 바꾼 요격드론 '코요테' 개량형, 폭약 대신 그물로 드론을 잡는 이스라엘 IAI의 요격체, 전술차량에 탑재해 운용하는 요격드론이 잇달아 나왔다. 미국의 한 신생기업은 요격체를 초기 연간 1만 2000발 규모로 생산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셋째, 영역과 영역의 연결이다. 공중과 지상, 전자기 스펙트럼과 우주를 넘나들며 센서와 타격수단을 하나의 그물처럼 엮는 '킬 웹'과 다영역작전이 여러 세션의 화두였다.

미국 육군은 지상전력이 여러 영역의 효과를 한곳에 모으는 '수렴'을 새로운 싸우는 방식의 첫머리에 올렸다. 개방형 구조와 AI 기반 결심 지원, 엣지 컴퓨팅이 그 연결을 떠받치는 기술로 꼽혔다.

가장 상징적인 장면은 우크라이나관이었다. 올해 처음으로 우크라이나 방산기업들이 독립 전시관을 열었고 17개 기업이 공중·지상 드론과 통신장비를 들고 왔다. 전쟁을 치르고 있는 나라가 전장에서 검증한 연결의 기술을 북미 최대 지상군 전시회에 내놓은 것이다.

연결을 위해 판을 바꾸는 미국

미국은 새 무기 몇 종을 사는 데 그치지 않고, 연결을 가능하게 하는 조직과 산업, 조달 방식을 함께 바꾸고 있다.

먼저 조직이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전쟁부(국방부) 장관은 지난 9월 30일 무인·자율전을 전담하는 4성 장군급 '자율전쟁사령부' 창설 계획을 발표했다. 2027년 10월 1일까지 세우는 것이 목표다. 

미 육군은 행사에 앞서 10월 초 '미래·자율체계사령부(FASCOM)' 설립 방침을 발표했고 행사에서는 기존 미래·개념사령부를 재지정해 그 임무를 구체화했다. 무인기 운용 인력과 로봇 기술 준사관 등 자율체계 전문인력도 늘리고 있다. 행사 마지막 날에는 전쟁부 장관과 육·해·공군 장관(육·해군은 장관 대행)이 한 무대에 올라 자율전의 미래를 논의했다. 군종의 벽을 넘어 연결하겠다는 의지다.

다음은 산업이다. 애덤 텔 육군장관 대행은 개막 연설에서 "정부 속도로는 육군을 진화시킬 수 없다"며 "기업 속도로 진화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육군의 가장 큰 획득 사업은 미국의 혁신 역량과 매끄럽고 마찰 없는 공생 관계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내년 초에는 방산업체들이 생산 능력을 겨루는 '제조 로데오'를 열어 공급망의 약한 고리를 찾겠다"고 했다.

마지막은 조달 방식이다. 미 육군은 올해 장병이 온라인 쇼핑하듯 필요한 드론을 고르는 '드론 마켓플레이스'를 열었다. 텔 대행은 개막 연설에서 이 마켓플레이스가 넉 달간 약 8억 달러의 거래를 기록했고 "장병의 주문이 며칠 만에 도착한다"고 소개했다.

전 검증한 품목과 계약을 활용해 구매 절차를 줄인 결과다. 텔 대행은 "앞으로 우리가 사는 모든 것에는 개방형 구조를 적용하겠다"고도 했다. 특정 업체에 묶이지 않고 서로 다른 체계가 데이터를 주고받으며 소프트웨어와 부품을 계속 바꿔 끼울 수 있게 하겠다는 뜻이다. 개방형 구조는 상호운용성과 지속적인 개량을 뒷받침하는 초연결의 핵심 기반이다.

미국도 아직 시행착오 중이다

그렇다고 미국이 정답을 찾았다고 보기는 이르다. 자율전쟁사령부 창설에는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2027 회계연도 예산요청안에는 드론 우위 확보와 관련해 536억 달러(71조 2800억원)가 담겼지만, 요청액이 곧 확정된 예산은 아니다.

공급망도 숙제다. 헤그세스 장관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면서도 "중국산 부품이 많이 들어가 있어 우크라이나에 있는 모든 것을 그대로 쓸 수는 없다"고 선을 그었다. 연결된 체계는 강하지만, 그 연결의 한 고리라도 믿을 수 없으면 전체가 흔들린다.

변화의 성패는 발표가 아니라 실제 부대에서 작동하는 능력으로 판단해야 한다. 미국이 보여준 것은 완성된 답이 아니라 방향을 정하고 빠르게 움직이려는 의지였다.

워싱턴에 선 K-방산

이 변화 한가운데에 한국 기업도 서 있었다. 개막일인 10월 12일, 한화 부스에서는 한화디펜스USA와 미 육군이 K9 차륜형 자주포의 미국형 시제품에 개발·시험 단계 명칭 'XM1776'을 부여하는 명명식을 열었다. 1776은 미국이 독립을 선언한 해다. 건국 250주년을 맞은 올해, 미 육군이 한국 기술을 바탕으로 한 시제품에 그 숫자를 붙였다. 앞의 'X'는 개발·시험 단계 장비라는 뜻으로, 시험을 거쳐 정식 채택되면 빠진다.

속도도 눈에 띈다. 한화는 지난 8월 시제품 공급계약을 맺고 10월 시제 1호기를 납품했다. 세계 곳곳에서 2500문 넘게 운용된 K9의 검증된 기술이 바탕에 있었기에 가능한 속도다. 드론이 표적을 찾고 AI가 사격을 돕는 초연결 전장에서, 빠르게 쏘고 빠르게 자리를 옮기는 화력의 가치는 더 커졌다. 한화는 미국 안에 통합·시험시설과 탄약공장 구축을 추진하며, 수출을 넘어 미국 국방 산업기반의 일부로 들어가려 하고 있다.

한화시스템은 AI로 초소형 드론을 탐지·식별하는 단거리 능동위상배열(AESA) 레이다를 북미 시장에 처음 선보였다. 연결된 방어망의 '눈'이 될 수 있는 체계다. LIG D&A는 별도 전시관 대신 행사 기간 중 미국 방산 신생기업과 유도로켓 '비궁'의 추진체계 공동개발 협약을 맺으며 현지 협력에 집중했다.

시제품 계약과 현지 협력 확대는 K-방산의 미국 시장 진입 가능성을 분명히 보여준다.

초연결 시대가 던진 네 가지 질문

워싱턴 전시장은 우리에게 네 가지 질문을 던졌다.

첫째, 우리는 무기가 아니라 연결을 준비하고 있는가. 우리 군이 보유한 전차와 자주포, 장갑차는 세계 정상급이다. 여기에 드론의 눈과 AI의 판단, 무인체계를 결합하고 육·해·공과 우주, 사이버를 하나의 망으로 엮으면 같은 전력의 운용효과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무엇을 새로 사느냐'만큼 '이미 가진 것과 어떻게 연결하느냐'가 중요하다.

둘째, 연결된 방어망을 갖추고 있는가. 북한이 미사일·방사포와 무인기를 함께 동원한 타격훈련을 실시했다고 발표하는 한반도에서 대드론 방어는 선택이 아니다. 탐지와 결심, 요격이 분절되면 방어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셋째, 연결을 지킬 수 있는가. 연결이 강할수록 그 연결을 끊으려는 공격도 거세진다. 전자전과 사이버 공격, 믿을 수 없는 부품은 초연결 전장의 가장 약한 고리다.

넷째, 이 변화를 이끌 사람을 기르고 있는가. 조직과 제도를 바꾸는 것도, 새로운 체계를 기획하고 연결하는 것도 결국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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함께 간 간부들은 미래 전장을 미리 보고 돌아왔다. 머지않아 이들이 우리 군의 AI 소요를 기획하고 사업을 이끌게 된다. 전시장에서 본 미래가 우리 장병의 손에 닿기까지 얼마나 걸릴 것인가. 그 답을 찾는 일은 이 시리즈 후반부에서 다시 이어가고자 한다.

다음 편부터는 시선을 한반도 주변으로 돌린다. 4편에서는 중국을 살펴본다. 우크라이나 장비 속 중국산 부품을 두고 미국이 고민하는 이유, 그리고 거대한 산업생태계를 군사력으로 연결하는 중국의 '규모의 위협'을 다룬다.

*본 칼럼 내용은 본지 편집방향과 다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