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사업청이 뇌물·원가 부정 사건에 연루된 LIG디펜스앤에어로스페이스(LIG D&A)에 최고 수위 제재를 내리면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도 시선이 쏠리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역시 지난 6월 대전사업장 폭발사고로 중대재해 관련 수사를 받고 있어 향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받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21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방사청은 전날 방위사업계약심의위원회를 열고 LIG D&A에 24개월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는 처분을 의결했다. 국가계약법상 최고 수준 제재다.
이번 처분은 지난 8월 검찰이 발표한 LIG D&A 뇌물 공여 및 원가 부정 사건에 따른 후속 조치다. 당시 검찰은 LIG D&A 임직원들이 방사청 공무원에게 뇌물을 제공하고 방위사업 제안서 평가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한 혐의로 관련자들을 재판에 넘겼다.
방사청은 개청 이후 최대 규모 뇌물 액수와 장기간에 걸친 계획적 부정행위, 국가 안보와 방위사업 전반의 신뢰에 미치는 악영향 등을 고려해 제재 수위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LIG D&A는 제재 결정에 반발하고 있다. 회사 측은 형사재판이 진행 중인 상황에서 기소 사실만을 근거로 제재한 데 유감을 표하며 집행정지 신청 등 법적 대응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이번 결정으로 또 다른 대형 방산업체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제재 가능성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6월 1일 대전사업장에서 발생한 폭발사고로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친 이후 수사를 받고 있다.
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사고 당시 대표이사였던 손재일 전 대표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대전경찰청도 가재웅 대전사업장장과 안전관리 책임자 등을 업무상과실치사상 혐의로 입건해 사고 원인과 책임 소재를 조사해 왔다.
현행 국가계약법은 계약 이행 과정에서 산업안전보건법상 안전조치 의무를 위반해 중대한 인명 피해를 일으킨 업체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관련 시행규칙에 따르면 안전조치 의무 위반으로 동시에 2명 이상 5명 이하 근로자가 사망한 경우 제한 기간은 1년이다.
이에 따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사고와 관련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실과 법정 제재 요건이 인정될 경우 1년간 신규 공공사업 입찰이 제한될 가능성이 있다. 다만 사고 발생만으로 제재가 확정되는 것은 아니며, 수사 결과와 법적 요건에 대한 판단이 필요하다.
특히 이달 초 발표된 고용노동부 특별감독 결과에서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안전관리 체계에 상당한 문제가 드러났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6월 29일부터 9월 18일까지 대전사업장과 대전R&D캠퍼스를 특별감독한 결과 총 473건 법규 위반을 적발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이 가운데 189건은 사법처리하고 284건에 대해서는 총 5억510만원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폭발·화재 관련 안전보건규칙 위반은 46건, 위험물질 및 누출 관련 위반은 45건에 달했다. 폭발위험 장소에서 방폭 인증을 받지 않은 전기·기계기구를 사용하거나 위험물질 누출 감지·경보설비를 설치하지 않은 사례 등이 확인됐다.
반복된 인명사고도 부담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는 2018년과 2019년에도 폭발사고로 각각 5명과 3명이 숨졌다. 올해 사고까지 포함하면 8년 사이 세 차례 폭발사고로 13명이 목숨을 잃은 셈이다.
다만 특별감독에서 적발된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사항과 지난 6월 폭발사고에 대한 형사책임은 별개다. 사고 원인 규명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에 대한 최종 수사 결과는 아직 나오지 않았다.
방사청도 한화에어로스페이스에 대한 제재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이용철 방사청장은 지난 8월 18일 기자간담회에서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대전사업장 사고로 기소될 경우 입찰참가자격 제한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당시 이 청장은 LIG D&A와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동시에 제재받는 상황에 대한 우려도 나타냈다. 두 업체가 상당수 무기체계 사업에서 경쟁하고 있는 만큼 입찰 제한이 겹칠 경우 대체 업체를 찾기 어려워 일부 사업이 지연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두 업체는 국내 유도무기와 첨단 무기체계 개발 분야에서 핵심적인 역할을 맡고 있다. LIG D&A에 대한 제재에 이어 한화에어로스페이스까지 입찰 제한 대상이 된다면 신규 무기체계 개발과 전력화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특별감독 결과에 대해 지적된 위반 사항을 신속히 개선하고 안전보건 인력을 확충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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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산업계 관심은 향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수사 결과와 방사청의 판단에 쏠리고 있다. LIG D&A에 대한 최고 수위 제재가 결정된 가운데 방사청이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중대재해 관련 사안에 대해서도 입찰참가 제한 절차에 나설지 주목된다.
업계 관계자는 "방사청이 LIG D&A에 최고 수준 제재를 한 것으로 보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수사 결과에 따라 원칙에 따라 처분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며 "다만 국내 주요 방산업체들의 입찰제한은 방사청 입장에서도 부담일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