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에서 교수의 수업과 논문지도 부실로 학생들이 학습권을 침해당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수가 수업 일정을 잡지 않아 한 학기 동안 수업을 받지 못한 학생이 F학점을 받고 재수강한 끝에 학업까지 중단했다는 주장이다. 학생들의 피해 호소에도 학교가 적절한 조사와 구제 조치를 하지 않았다는 지적도 나왔다.
정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3일 한예종이 제출한 자료와 학생 제보를 토대로 전통예술원 A 교수의 수업·논문지도 부실과 학교 측의 대응 문제를 제기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한예종 전통예술원 학생들은 A 교수의 잦은 강의 불참과 연락 두절로 정상적인 수업과 논문지도를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지난 2일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관련 민원에는 A 교수가 강의에 자주 불참하고 논문지도 면담 과정에서도 일방적으로 연락을 끊어 학생들이 학업을 이어가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는 내용이 담겼다.
학생들은 논문 통과를 빌미로 협박성 언행과 인격적 수모를 겪었다고도 호소하며 피해 실태 조사를 요구했다.
한 학생은 A 교수의 전공연구 과목을 신청한 뒤 여러 차례 연락했지만 수업 일정이 잡히지 않아 한 학기 동안 수업을 한 번도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 학생은 학기 말 조교에게 수업을 받지 못했다고 알렸지만 해당 과목에서 F학점을 받았고, 다음 학기 등록금을 다시 내고 재수강해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재수강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반복됐다는 것이 학생 측 주장이다. 생업 때문에 교수의 일방적인 일정에 맞추기 어렵다고 호소하자 모든 것을 포기하고 논문에 매달려야 한다는 취지의 답변을 들었다고도 밝혔다. 결국 해당 학생은 논문을 마치지 못한 채 학업을 중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학생들의 공연 참여 기회가 제한됐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전통예술원이 작성해 학교 측에 제출한 내부 보고자료에 따르면 A 교수가 전통예술원장으로 재임하던 시기, 학생들의 춤 축제 참여 승인이 공연 전날까지 이뤄지지 않아 무대에 서지 못한 사례가 있었다. 해당 보고자료에는 이를 외부에 알릴 경우 불이익을 주겠다는 취지의 발언이 있었다는 학생들의 주장도 포함됐다.
수업 운영에 관한 문제 제기도 이어졌다. 학생들은 A 교수가 전체 12차례 수업 중 절반가량을 결강하거나 외부 공연 관람으로 대체했으며, 2주씩 연락이 끊겨 실제 수업은 1~2차례에 그쳤다고 증언했다.
정 의원은 학생들이 학위 취득과 논문 심사에 영향력을 가진 교수에게 의존해야 하는 상황에서 문제를 제기하기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학교 측의 초기 대응도 도마 위에 올랐다. 지난 2일 현 전통예술원장은 재학생과 졸업생 면담을 거쳐 학습권 침해와 불공정한 학사운영 의혹을 학교 본부에 공식 보고하고 신속한 조치를 요청했다.
그러나 정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교무과는 조사 권한이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6일에는 재학생이 학교 인권센터에 신고했지만, 인권센터 역시 여러 문제가 얽혀 있어 문체부나 상위기관에서 처리하는 것이 적절할 수 있다는 취지로 답변한 것으로 전해졌다.
관련기사
- 김재원 의원 "정부 게임 앱 지원, 구글·애플 편중...토종은 찬밥"2026.10.13
- 배현진 의원 "35억 들인 세종학당 도메인 방치…바카라 사이트 전락"2026.10.12
- 조은희 의원, 국감서 국립국악원 노후시설·세계화 전략 부족 지적2026.10.12
- 한준호 의원 "항우연 대형시설 시험 주로 주말·밤에…전기 때문"2026.10.12
이후 교내 커뮤니티에 항의 글이 올라오고 학생들이 문제를 공론화하자 교무과가 구체적인 경위를 요청하고 인권센터 면담 일정도 잡혔다. 정 의원은 전통예술원장이 공식적으로 문제를 보고했음에도 학교 차원의 실질적인 조사와 구제 조치가 신속하게 이뤄지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정 의원은 "교원의 교육·지도 부실에 대한 조사 권한을 가진 부서와 절차가 학교 안에 명확하지 않고, 학생이 직접 공론화에 나서야만 학교가 움직이는 구조"라며 "수업·논문지도 부실과 학습권 침해 사안에 대한 관리·감독체계가 제대로 작동하는지 국정감사를 통해 점검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