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소설 속 사이코패스는 보통 아무런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냉혹한 범죄자로 묘사된다. 하지만 실제 사이코패시(Psychopathy) 성향은 훨씬 다차원적이며, 일상에서 작성하는 글 속 단어 선택을 통해서도 그 특성이 드러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9일(현지시간) 사이언스얼럿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미시시피 대학교 임상심리학 연구원 카이 브레이(Ky Bray)와 로라 드리스레인(Laura Drislane) 박사 연구팀은 사이코패시 특성이 언어 표현에 미치는 영향을 정밀 분석한 연구 결과를 국제 학술지 '인격과 개별 차이(Personality and Individual Differences)'에 발표했다.
정신의학계의 공식 진단기준(DSM)에 '사이코패스'라는 진단명은 존재하지 않는다. 대신 범죄학계 등에선 사이코패시를 ▲대담성(Boldness) ▲탈억제성(Disinhibition) ▲냉담성(Meanness)이라는 세 가지 핵심 요소가 결합된 '삼원 모델(Triarchic model)'로 설명해 왔다. 연구진은 이러한 성향이 범죄자뿐만 아니라 일반인의 일상 행동과 언어 표출에 어떤 방식으로 투영되는지 알아보기 위해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대학생 307명과, 교도소 수감 경험이 있는 144명 등 총 451명을 대상으로 사이코패시 성향 측정을 위한 설문조사(TriPM)를 실시했다. 이와 함께 참가자들에게 자신의 삶에서 '최고의 순간', '최악의 순간', '인생의 전환점'을 주제로 에세이를 작성하도록 했다.
분석 결과, 참가자들이 가진 세 가지 인격적 특성에 따라 글쓰기에서 사용하는 단어 패턴이 명확히 갈렸다.
먼저 대담성이 높은 사람은 불안이나 공포에 대한 민감도가 낮아 전체적인 글에서 '걱정', '두려움', '겁나는', '불안한' 등 불안과 관련된 단어를 사용한 비율이 현저히 낮았다.
냉담성이 높은 사람은 타인에 대한 공감 능력이 떨어지는 특성으로 인해 인생의 중대한 전환점을 기술할 때조차 '나쁜', '증오', '상처', '피곤함' 등 부정적 감정을 나타내는 단어를 거의 쓰지 않았다.
끝으로 탈억제성이 높은 사람은 충동 조절이 어려운 특성에 따라 언어 표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이들은 인생의 최고의 순간이나 전환점을 적을 때조차 다른 이들보다 부정적인 언어를 훨씬 많이 사용했으며, 긍정적인 결과를 언급하는 비중은 매우 적었다. 또 최악의 순간이나 전환점을 서술할 때 '맥주', '와인', '취함', '담배' 같은 약물·음주 관련 단어를 더 자주 등장시켰다.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글쓰기를 통해 특정인을 사이코패스로 진단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이코패시 성향이 인간의 언어 습관에 어떤 방식으로 작용하는지 증명한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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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이 브레이 연구원은 "사이코패시 성향은 특정 집단에만 존재하는 흑백 논리가 아니라, 누구나 어느 정도 갖고 있는 다차원적 특성"이라며 "이 같은 성향을 지닌 이들의 언어가 고정관념처럼 무감정하거나 차갑지만은 않지만, 상황이나 맥락에 어울리지 않는 언어 사용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로라 드리스레인 박사 역시 "사이코패시 성향의 발달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는 이런 특성이 대학생이나 직장인 등 일반인의 인과관계나 일상 행동에서 어떻게 드러나는지 그 메커니즘을 정확히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