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쌀한 날씨나 졸음이 쏟아지는 오후, 뜨거운 차나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된다. "음료는 입안이 데일 정도로 뜨거워야 제맛"이라며 펄펄 끓는 온도를 고집하는 이들도 있다.
그러나 이같은 식습관이 식도 건강에는 치명적인 경고등이 될 수 있다는 최신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된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 연구진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성인 97만 7282명의 데이터를 바탕으로 차·커피 섭취 습관과 식도암 발병 사이의 연관성을 장기 추적 조사했다. 이번 연구는 국제 학술지 '국제 암 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Cancer)'에 게재됐으며, 메디컬익스프레스·기가진 등 외신이 최근 보도했다.
연구팀은 참가자들을 음료 선호 온각에 따라 '매우 뜨겁게', '뜨겁게', '따뜻하게(미지근하게)', '마시지 않음' 등으로 분류, 하루 섭취량을 '6잔 미만'과 '6잔 이상'으로 나눠 분석했다. 추적 기간 중 총 2348명에게서 식도암이 발병했다.
분석 결과, '매우 뜨거운' 음료를 선호하는 사람은 '따뜻한' 음료를 즐기는 사람에 비해 식도 안쪽 점막 표면에 발생하는 '식도 편평상피암(ESCC)' 발병 위험이 약 3배(2.9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식도 하부와 위가 연결되는 부위에 주로 생기는 '식도선암'과의 연관성은 확인되지 않았다.
특히 음료를 마시는 '양'도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뜨거운 음료를 하루 6잔 이상 마시는 다량 섭취 군은 섭취량이 적은 이들에 비해 편평상피암 발병 위험이 더욱 큰 폭으로 상승했다.
중요한 점은 차나 커피에 들어있는 특정 성분이 아니라 '음료의 온도' 자체가 암 발병의 직접적인 원인이라는 사실이다. 뜨거운 음료가 식도 점막을 반복적으로 자극해 미세한 화상을 입히고, 세포가 손상과 재생을 거듭하는 과정에서 유전자 변형이 일어나 암으로 발전한다는 생물학적 메커니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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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기관(IARC)은 이미 65°C 이상의 매우 뜨거운 음료를 2A군 발암물질(인체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하고 있다. 남미나 중동 등 70°C 이상의 음료를 즐기는 지역 연구에서도 유사한 위험성이 증명된 바 있다. 보통 서구권에서 마시는 차나 커피의 적정 온도가 60°C 안팎인 점을 고려하면, '매우 뜨겁다'고 느끼며 바로 삼키는 습관 자체가 식도에 지속적인 열 손상을 가하고 있는 셈이다.
연구진은 "커피나 차 자체가 건강에 해로운 것이 아니라, 식도로 넘어가는 기온이 문제"라며 "음료를 컵에 따른 뒤 약 2~3분간 식혀 마시거나 차가운 우유나 물을 소량 섞어 온도를 낮추는 작은 습관만으로도 식도암 위험을 현저히 낮출 수 있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