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셀라두스에서 살아남았다"…외계 바다에 지구 미생물 넣었더니

[우주로 간다] 엔셀라두스, 생명체가 살 수 있는 환경 확인

과학입력 :2026/09/29 16:07

토성의 얼음 위성 엔셀라두스는 지구 밖 생명체 탐색에서 태양계 내 가장 주목 받는 천체 중 하나로 꼽힌다. 얼어붙은 지각 아래에는 염분을 포함한 액체 상태의 거대한 바다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되며, 간헐천처럼 솟아오르는 물기둥을 통해 지하 바다의 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분출되고 있다.

최근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가 생명체를 지탱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IT매체 기즈모도가 28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해당 연구 결과는 국제 학술지 ‘사이언스 어드밴시스’에 지난주 발표됐다.

토성의 위성 엔셀라두스 (사진=NASA)

연구진은 엔셀라두스의 지하 해양 환경을 실험실에서 재현한 뒤 지구의 미생물을 투입해 생존 여부를 관찰했다. 그 결과 해당 미생물이 엔셀라두스와 유사한 환경에서 생존하고 증식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이번 연구가 엔셀라두스에서 실제 생명체가 발견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다만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가 적어도 이론적으로는 생명체가 살아갈 수 있는 환경일 가능성을 뒷받침하는 결과다.

얼음 아래 숨겨진 바다

지름 약 500㎞인 엔셀라두스는 미국 애리조나주와 비슷한 크기의 작은 위성이다. 표면은 얼음으로 뒤덮여 있지만, 그 아래에는 액체 상태 바다가 존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남극 지역에서는 지하 바다의 물질이 간헐천 형태로 우주 공간까지 분출된다.

2015년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토성 탐사선 카시니는 엔셀라두스 남극에서 분출되는 물기둥을 직접 통과하며 소금과 유기 화합물 등을 검출했다. 이를 바탕으로 과학자들은 엔셀라두스에 생명체가 탄생하고 유지되는 데 필요한 화학 성분이 상당수 존재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토성의 달 엔셀라두스의 지표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물기둥 위를 날고 있는 NASA 카시니호의 모습을 상상한 일러스트 사진 (사진=NASA)

이번 연구진은 엔셀라두스에서 실제로 미생물이 생존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실험실에서 지하 바다의 환경을 재현했다. 물에 소금과 탄산염을 섞고 암석 가루를 첨가해 알칼리성 해양 환경과 물과 해저 암석 사이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모사했다.

이후 연구진은 실험실에서 재현한 ‘외계 바다’에 미생물 한 종을 투입했다. 대상은 ‘오키나와메타노코쿠스(Methanothermococcus okinawensis)’로, 일본과 대만 사이 오키나와 해구의 심해 열수구 주변에서 발견되는 미생물이다.

이 미생물은 메탄생성균의 일종으로, 햇빛이나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수소와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에너지를 얻고 부산물로 메탄을 생성한다.

엔셀라두스 환경에서도 증식

연구진은 물과 암석의 화학 반응을 통해 생성된 수소를 이용해 메탄을 만들어내면서 엔셀라두스와 유사한 환경에서 미생물이 실제로 증식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이 미생물은 실험 환경의 낮은 이산화탄소 농도에 맞춰 신진대사를 조절하는 모습도 보였다.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와 유사한 조건에서도 생존에 필요한 대사 활동을 이어갈 수 있다는 의미다.

엔셀라두스 지표면에서 뿜어져 나오는 액체 기둥 (사진=NASA/JPL/Space Science Institute)

또 다른 연구에서는 엔셀라두스의 지하 바다에 어떤 물질이 존재하는지 쉽게 확인할 수 있다는 가능성도 제시됐다.

같은 학술지에 발표된 두 번째 연구에서 연구진은 카시니 탐사선이 수집한 데이터를 분석해 엔셀라두스의 바다에서 분출된 물질이 우주 공간으로 나오면서 얼고 부서지는 과정에서 다양한 화합물과 광물이 분리된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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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당 연구를 이끈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 행성과학자 프랑크 포스트버그는 “엔셀라두스는 지구의 화학 실험실에서 많은 노력을 들여야 하는 샘플 분석 준비 작업을 사실상 대부분 대신해 준다”며 “해양 구성 성분들이 서로 분리되는 동시에 개별 얼음 입자로 농축된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이러한 결과가 향후 엔셀라두스 생명체 탐사에도 중요한 의미를 가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엔셀라두스에서 분출되는 얼음 입자와 물질을 우주선이 직접 분석할 경우, 현재의 탐사 기술만으로도 생명체의 흔적이나 생명 활동과 관련된 화학적 증거를 확인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