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이 인공지능(AI) 도입을 확대하는 가운데 기업 내부 데이터의 상당 부분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 '다크 데이터'로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 관리 역량이 기업의 AI 프로젝트 운영 전환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으로 부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매튜 우스트빈 에버퓨어(옛 퓨어스토리지) 아시아태평양·일본(APJ) 최고기술책임자(CTO)는 17일 서울 송파구 잠실 시그니엘에서 열린 '퓨어 액셀러레이트 서울 2026' 기자간담회에서 "AI 시대에는 애플리케이션보다 데이터가 중심에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에버퓨어가 시장조사기관 옴디아와 공동 발표한 '기업 데이터 준비도 격차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99%의 기업이 다크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 응답 기업의 51~75%에서는 전체 기업 데이터 가운데 37% 이상이 다크 데이터인 것으로 조사됐다.
AI 파일럿 프로젝트를 실제 운영 환경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어려움을 겪는 기업도 97%에 달했으며 62%는 이를 중간 수준 이상으로 심각한 장애로 인식했다. 정보기술(IT) 리더의 68%는 AI를 운영 환경에 적용할 때 가장 큰 과제로 데이터 관리를 꼽았다. 63%는 데이터 사일로와 통제되지 않은 데이터 분산·증가를 주요 장애물로 지목했다.
다크 데이터의 위험성을 인식하고도 데이터 환경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기업도 적지 않았다. IT 리더의 76%는 다크 데이터를 중대한 비즈니스 위험으로 인식했지만 58%는 데이터 환경에 대한 기본적인 가시성조차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데이터가 여러 시스템과 지역에 흩어져 있어 AI 활용을 어렵게 하는 사례도 소개됐다.
국내 한 금융사의 경우, 동일 부서가 한국과 해외 지역에 나뉘어 운영되면서 각 지역 애플리케이션에서 사용하는 데이터 버전이 달라졌다.
우스트빈 CTO는 "같은 부서라도 지역에 따라 사용하는 데이터 버전이 달라 하루 늦은 데이터가 들어오는 경우가 있다"며 "데이터 동기화가 어긋나면서 동시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레거시 시스템에 데이터가 묶여 있는 문제도 거론됐다. 국내 기업들은 오랜 기간 축적된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메인프레임 등에 중요한 데이터를 보유하는 경우가 있다. 클라우드나 데이터센터에 있는 데이터와 달리 이들 데이터를 AI 환경에서 활용하기가 쉽지 않다.
에버퓨어가 '원터치(OneTouch)'를 인수해 메인프레임과 클라우드,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스토리지 등에 흩어진 데이터를 연결하고 활용할 수 있도록 한 것도 이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기업 내 데이터가 계속 증가하는 것도 관리 부담을 키우고 있다. 당장 데이터의 중요도를 판단하기 어렵다 보니 활용 여부가 불분명한 데이터가 장기간 쌓이게 된다는 지적이다. 우스트빈 CTO는 "많은 고객이 보유한 데이터 양이 1년 반에서 2년 사이에 두 배로 증가한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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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버퓨어는 불필요한 데이터가 AI에 노이즈로 작용해 부정확한 추론으로 이어질 수 있는 만큼, 중복·오래된·불필요한 데이터를 뜻하는 'ROT'를 걸러낼 것을 제안했다. 존재 여부조차 파악되지 않는 데이터를 뜻하는 다크 데이터도 식별·분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데이터 환경을 일회성으로 점검하기보다 소프트웨어를 활용해 지속적으로 가시성과 통제력을 확보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인호 에버퓨어코리아 지사장은 "국내 기업들이 빠른 속도로 AI 도입을 확대하고 있지만 데이터에 대한 가시성이 확보되지 않은 상태에서 속도만 높이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며 "어떤 데이터셋에 대해서도 어디에 있는지, 누가 사용하고 있는지, 신뢰할 수 있는지를 명확히 답할 수 있는 조직이 혁신을 가속할 수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