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생요금제 1년 됐지만 배달앱 수수료 갈등 여전…'15% 상한' 놓고 공방

점주단체 "배달비·광고비까지 총비용 묶어야" vs 플랫폼업계 "가격 통제 부작용 우려"

인터넷입력 :2026/09/11 15:41    수정: 2026/09/11 16:35

배달앱 상생요금제가 시행된 지 1년이 지났지만 입점업체의 비용 부담을 둘러싼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소상공인·시민사회단체에서는 중개수수료뿐 아니라 결제수수료와 광고비 등 점주가 실제 부담하는 비용 전체에 상한을 둬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반면 플랫폼 업계는 획일적인 수수료 규제가 소비자 가격 인상과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맞섰다.

11일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이강일·김남근·송재봉·이재관·정진욱 의원 등은 국회의원회관에서 '배달앱 갑질 피해사례와 수수료상한제법 도입 방향 토론회'를 열었다. 전국가맹점주협의회와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라이더유니온 등이 피해 사례를 발표하고 정부와 플랫폼업계 관계자가 제도 개선 방향을 논의했다.

이날 논의의 핵심은 현재 2~7.8%로 차등 적용되는 중개수수료 자체보다 입점업체가 플랫폼을 이용하면서 실제 부담하는 전체 비용을 어떻게 규율할지에 맞춰졌다. 점주 측은 중개수수료를 낮춰도 광고비나 배달비 등 다른 비용이 늘면 부담이 줄지 않는다며 총수수료 상한제를 요구한 반면, 플랫폼 업계는 배달비와 광고비까지 수수료로 묶는 방식에 반대했다.

토론회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10억 팔아 3억 플랫폼에"…점주들 "수수료만 봐선 안 돼"

현장에서는 상생요금제 시행 이후에도 입점업체가 체감하는 비용 부담이 여전히 크다는 주장이 잇따랐다.

김준형 공정한플랫폼을위한사장협회 의장은 자신이 운영하는 음식점 사례를 들며 "작년 1년 동안 가게 매출이 약 10억원이었는데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에 낸 비용만 3억원이 넘었다"고 말했다. 그는 본인의 가게가 광고상품을 이용하지 않고 건당 배달비 3400원과 중개수수료 7.8%, 쿠폰 비용 등을 부담했다고 설명했다.

김진우 전국가맹점주협의회 공동의장도 상생요금제의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토론회 자료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조사에서 입점업체가 실제 적용받았다고 응답한 중개수수료는 평균 8.2%였고, 조사 대상 808곳 가운데 최저 수수료율인 2%를 적용받았다고 답한 업체는 한 곳도 없었다.

점주들이 문제 삼는 것은 중개수수료 이외의 비용이다. 2만5000원짜리 주문 한 건에 중개수수료 7.8%인 1950원과 결제수수료 3%인 750원, 점주 부담 배달비 2400~3400원 등을 합치면 광고비와 할인 비용을 제외하고도 약 5600~6700원이 정산 과정에서 빠져나갈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광고비와 할인 분담금까지 더하면 주문에 따라 플랫폼 관련 비용이 주문금액의 30~40% 수준까지 올라갈 수 있다고 김 의장은 주장했다.

플랫폼이 할인이나 환불, 노출 범위 등 영업 조건을 일방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구조도 문제라고 김준형 의장은 지적했다. 공플협이 지난 2024년~2025년 국정감사에서 지적된 배달플랫폼 관련 사안 20건을 추적한 결과 15건은 악화됐고 4건은 미해결, 1건만 일부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서치원 변호사가 발언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이에 서치원 민변 민생경제위원회 변호사는 입점업체가 부담하는 총거래비용에 상한을 두는 방안을 제안했다. 초기 정책 기준으로 매출의 15% 수준을 제시하되, 실제 원가와 시장구조, 플랫폼 수익성 등을 토대로 독립적인 기구가 상한을 조정할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서 변호사는 "15%가 정교한 경제 분석을 통해 도출한 수치는 아니다"라면서도 현장에서는 매출에서 빠져나가는 비용이 15% 정도라면 지속적인 영업이 가능하다는 요구가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다만 수수료 규제가 라이더 배달료 인하로 이어지는 것을 막기 위해 별도의 최저보수제도 병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총비용 상한을 정하면서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료는 별도로 취급하고, 플랫폼이 수수료 상한 준수를 이유로 라이더 보수를 삭감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플랫폼업계 "일률적 상한은 소비자에 전가"…공정위 "자율규제만으론 한계"

플랫폼업계는 총수수료 상한제에 반대 입장을 나타냈다. 권세화 한국인터넷기업협회 정책실장은 소상공인의 어려움을 배달앱 이용료만의 문제로 보는 데 신중해야 한다며 식재료비와 인건비, 임차료 등 다양한 비용이 함께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배달비는 라이더가 수행하는 배송에 대한 대가인 만큼 플랫폼 수수료와 동일하게 볼 수 없고, 광고 역시 입점업체가 선택적으로 집행하는 마케팅 비용이라는 설명이다.

권세화 실장이 수수료 상한제의 부작용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권 실장은 수수료 상한과 라이더 최저보수를 동시에 규제할 경우 플랫폼이 비용을 감당하기 어려워져 결국 소비자 부담 증가와 주문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일률적인 가격 규제는 신규 플랫폼의 시장 진입이나 프로모션 경쟁을 제한할 수 있다"며 "지금 필요한 것은 시장을 인위적으로 누르는 규제가 아니라 시장의 외연을 함께 키워나가는 노력"이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자율규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입장이다. 공정거래위원회는 현재 최혜대우 요구와 자사우대, 부당광고, 끼워팔기 등 배달앱 관련 사건을 처리하는 한편 플랫폼공정화법과 배달플랫폼법 입법을 지원하고 있다. 배달플랫폼법에는 수수료 부담 완화와 배달비 관련 선택권 보장, 소비자·입점업체에 대한 정보 제공 강화 등이 검토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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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혜선 과장이 향후 공정위 기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지디넷코리아)

김혜선 공정위 디지털공정거래정책과 과장은 "자율 규제는 말 그대로 자율 규제"라며 "자율 규제만으로 모든 것을 의존하기는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플랫폼 시장은 갑과 을의 지위 격차가 굉장히 심한 상황"이라며 "플랫폼 공정화법이 반드시 입법돼야 한다고 생각하고, 공정위에서는 입법 지원을 위해 하반기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