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홍지후 기자] 케이블TV 시장이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에 방송사업 적자까지 겹치며 쇠퇴기에 접어들었지만 재허가와 요금·약관 등 규제는 산업 확장기에 만들어진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케이블TV가 맡고 있는 방송 접근권과 지역 미디어 기능을 유지하려면 시장 영향력에 맞춰 규제를 낮추고 공적 역할에 대해서는 지원을 확대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이종관 법무법인 세종 수석전문위원은 10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한국언론학회 주최로 열린 케이블TV의 위기극복 및 지속가능성 확보를 위한 정책 패러다임 개편 방향 세미나에서 "케이블TV 산업은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에 진입한 상태이나, 현재 케이블TV에는 확장기에 해당하는 정책·제도가 적용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케이블TV SO의 총매출과 방송사업매출, 영업이익은 2013년 이후 장기적인 하락세다. 영업이익은 2023년 51.8%, 2024년 76.5% 각각 감소했다. 2025년 말 가입자는 약 1194만명으로 줄었고 가입자 점유율도 33.02%까지 떨어졌다.
본업인 방송사업의 수익성은 더 나쁘다. 회계를 분리해 분석한 방송사업 부문 영업손실은 2022년 1210억원, 2023년 1744억원, 2024년 1841억원에 달했고 2025년에도 1101억원의 적자가 예상됐다. 방송 외 사업에서 낸 이익으로 방송사업의 손실을 메우는 구조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현 상황을 방치할 경우 SO는 수년 내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며 별도의 지원정책을 신속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매출 감소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따른 구조적인 문제인 반면, 콘텐츠 사용료와 방발기금 등 비용은 제도 개선을 통해 부담을 낮출 여지가 있다고 봤다.
쇠퇴기 산업에 재허가·요금 규제 여전
문제는 시장에서 케이블TV의 영향력이 줄어든 것과 달리 규제 체계는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는 점이다. 신규 사업자의 진입 수요와 경제적 지대가 사라졌는데도 허가 재허가 제도가 유지되고 있다. 가격 결정력이 약해졌지만 요금 약관에는 승인제에 가까운 신고제가 적용되고 채널 구성과 지역채널 운영 의무도 그대로다.
경쟁 환경도 케이블TV에 불리해졌다. 2025년 6월 기준 유료방송 가입자 점유율은 IPTV 59.1%, 케이블TV 33.4%, 위성방송 7.5%다. 방송상품의 결합상품 비중은 2023년 83.3%에 달해 통신상품과 결합하기 어려운 SO는 가입자 확보에서도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콘텐츠 거래에서도 SO의 협상력 약화가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엄밀한 의미의 콘텐츠 사용료는 콘텐츠의 가치와 콘텐츠가 유료방송 플랫폼의 가치 증가에 미치는 기여분을 고려해 산정돼야 한다"며 콘텐츠 가치와 기여도를 반영하거나 SO 매출에 연동하는 대가 산정 방식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산업이 위축되고 있지만 케이블TV가 맡고 있는 공적 기능은 여전히 크다는 게 이 수석전문위원의 판단이다. 케이블TV는 전체 유료방송 가입자의 약 3분의 1을 담당하며 수도권보다 지역에서 상대적으로 높은 가입률을 보인다. 저렴한 요금으로 실시간 방송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지역 세대 계층을 아우르는 보편적 서비스 성격도 갖고 있다고 평가했다.
8VSB 지원하고 지역채널엔 정부광고
특히 8VSB는 고령층과 취약계층의 방송 접근권을 유지하는 수단으로 꼽혔다. 2024년 가입자매출 기준 월평균매출(ARPU)은 2471원으로 QAM 8418원, 위성방송 8189원, IPTV 1만3273원보다 크게 낮다.
이 수석전문위원은 "8VSB는 방송취약계층이 보편적인 방송서비스와 알권리를 향유할 수 있는 최소한의 서비스이자 수단"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약 2400원대 ARPU에서 콘텐츠 사용료 비중이 70%에 달해 적자 구조를 벗어나기 어려운 만큼 일반 주거형 가입자에 대해서는 정부가 SO에 지원금을 지급해 원가를 보전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지역채널 지원책도 내놨다. 지역채널 운영이라는 공적책무를 고려해 방송통신발전기금 부담을 낮추고 제작 투자를 지원하는 한편 지방정부와 공공기관 광고를 지역채널에 우선 배정하는 방안이다. 2025년 정부광고 규모는 약 1조 2544억원으로, 이 가운데 방송에 집행된 금액은 3209억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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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수석전문위원은 케이블TV 정책을 지속가능성과 지역성의 두 축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케이블TV의 지속가능한 책무 이행과 보편적 서비스 제공을 위한 공적 지원은 필수"라며 공적책무에 상응하는 지원과 함께 시장 영향력과 성과에 비례한 규제 차등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