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중심의 창작을 넘어 흙과 땅을 창작의 주체로 조명하며, 자연과의 상생을 모색하는 도자 예술의 새로운 비전과 청사진이 제시됐다.
9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는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의 구체적인 내용과 예술적 비전을 소개하는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류인권 한국도자재단 대표이사, 장기훈 문화본부장, 이대형 에이치존 예술감독(대표) 등이 참석해 비엔날레의 방향성과 세부 프로그램을 직접 브리핑했다. 이번 2026 경기도자비엔날레는 이달 18일부터 11월 1일까지 45일간 진행된다.
행사를 주관하는 한국도자재단의 류인권 대표이사는 이번 비엔날레의 핵심 가치로 균형과 조화, 상생을 꼽았다.
류 대표는 "지금까지 도자기를 만드는 주체를 인간 중심으로 봤다면, 이번 행사부터는 지구와 대기, 자연으로 관점을 전환해 조화를 도모했다"며 "조형 도자기와 전통 도자기, 예술과 생활 도자기의 균형을 추구하며 미래 세대까지 아우르는 상생 발전을 이끌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철학과 삶의 여유를 담은 한국 도자기가 향후 세계적으로 유행하는 K-컬처의 진정한 정수로 발전할 것이라 확신한다"고 강조했다.
구체적인 행사 청사진을 발표한 장기훈 문화본부장은 열린 참여, 시장 확대, 인재 육성 등 세 가지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장 본부장은 "도예인들에게 실질적인 경제적 이익을 주는 생산적 비엔날레로 전환하기 위해 미술 시장 연계 및 해외 전시 진출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며 "베니스비엔날레 한국관 감독 등을 역임한 이대형 예술감독을 선임해 우리의 도예가 현대미술의 일원으로 영역을 확장할 수 있도록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본전시를 총괄한 이대형 예술감독은 정보 과잉 시대에 도자가 지니는 본질적 가치와 철학을 역설했다.
이 감독은 "매일 쏟아지는 방대한 디지털 이미지 속에서 예술적 감동과 관조의 시간이 점차 사라지고 있다"며 "AI와 정보를 통제할 수 있다는 인간의 오만함을 내려놓고, 땅과 지구의 역사를 품은 가장 오래된 매체인 도자에서 본질을 다시 배우자는 것이 기획의 출발점"이라고 진단했다.
또한 방대한 정보 속에서 올바른 관점을 갖기 위한 전시의 세 가지 축으로 수직성과 수평성, 동심원을 제시했다. 이 감독은 "지층처럼 쌓여온 시간과 역사의 산물인 수직성, 기후와 환경의 이동에 따라 형태가 달라지는 문화적 다양성을 뜻하는 수평성, 그리고 지구라는 원 안에서 서로 연대하고 조화롭게 상생하려는 동심원을 바탕으로 전시를 구성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철학을 바탕으로, 올해 비엔날레의 주제인 '땅이 만든다(Earth Makes)'를 관통하는 본전시는 이천 경기도자미술관에서 열린다.
국내외 14개국 28팀, 총 67명의 작가가 참여해 흙을 매개로 한 설치 미술, 미디어, 건축 등 현대미술 분야를 융합한 다채로운 작품을 선보인다. 아울러 77개국에서 1397점의 작품이 몰린 국제공모전에서는 엄격한 심사를 거쳐 최종 선정된 58점의 작품이 전시돼 동시대 도자 예술의 세계적 흐름을 조망한다.
광주 경기도자박물관은 한국 도자의 고유한 미감과 전통적 가치에 집중한다. 올해 처음 마련된 '우리 시대 도예 명장' 특별전에는 대한민국 명장과 경기지역 명장 등 총 64명이 참여해 오랜 시간 이어져 온 장인들의 뛰어난 기술과 정신을 재조명한다.
이와 함께 376점의 유물을 통해 시대별 기술과 문화의 변화를 살피는 소장품전 '도자기로 보는 우리 역사', 청년 작가 중심의 '아름다운 우리도자 공모전'이 함께 개최된다.
여주 경기생활도자미술관은 도자의 미적 기능과 실용성이 융합된 그릇 중심의 기획을 선보이며 갤러리형 전시를 최초로 도입했다. 디자인하우스와 협력해 기획된 특별전 '낯선 전통'은 전통 도자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93점의 작품을 전시하며, 실질적인 작품 판매까지 연계 지원해 도자 예술의 시장 가능성을 타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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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세계 33개국 165명 작가의 작품 300여 점을 모은 소장품전 '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이 밖에도 비엔날레 기간에는 국제도자 학술회의 및 워크숍, 광주 조선백자 학술 세미나 등 전문가 교류 프로그램이 병행된다. 경기도 내 12개 시군을 거점으로 한 '찾아가는 비엔날레'와 가족 단위 관람객을 위한 '키즈 비엔날레', 지역 도예인들이 주도하는 페스티벌 등 부대행사도 마련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