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등포 롯데百 10년 더…신세계·더현대 공세 버틸까

"경쟁사 대비 차별화된 콘텐츠·지역밀착형 정체성 확보 관건"

유통/생활/문화입력 :2026/09/08 16:54    수정: 2026/09/08 17:05

롯데백화점이 기존 영등포역사점 운영권을 반납하고 신규 사업권을 다시 따내면서 재단장을 위한 장기 운영 기반을 마련했다. 최소 10년간 점포를 운영할 수 있게 된 만큼 영등포점 재단장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인근 신세계 타임스퀘어점과 여의도 더현대 서울이 각각 명품과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광역 고객을 끌어들이는 가운데 롯데까지 점포 경쟁력 강화에 나서면서 서울 서남권 백화점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두 점포와 경쟁할 차별화된 콘텐츠와 지역밀착형 정체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다.

5년 계약에 투자 부담…점포 위상도 하락

8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국가철도공단에서 진행한 영등포역사 사용허가 입찰에 참여해 신규 사용자로 최종 선정됐다.

롯데백화점 영등포점 전경. (제공=롯데쇼핑)

이번 입찰은 롯데백화점이 지난해 6월 기존 영업권을 자진 반납하면서 진행됐다. 롯데백화점은 영등포점의 전반적인 재단장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안정적인 운영 기간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029년까지 남아 있던 영업권을 반납했다. 신규 사업자로 선정되면서 최소 10년의 운영 기간을 확보하게 됐다.

영등포점은 1988년 정부의 점용허가를 토대로 1991년 문을 연 국내 최초의 민자역사 백화점이다. 롯데백화점이 본점과 잠실점에 이어 세 번째로 개점한 점포로, 2000년대 중반에는 전국 백화점 매출 10위권에 오르며 서울 서남권의 핵심 점포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도보 5분 거리에 있는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이 재단장을 통해 경쟁력을 높인 데 이어, 2021년 여의도에 더현대 서울까지 문을 열면서 영등포점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업계에 따르면 영등포점의 지난해 매출은 3136억원으로 2019년 4671억원보다 33% 감소했고,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도 30위권대로 밀려났다.

롯데백화점은 2020년 영등포점을 재단장해 1~2층에 식음료와 패션 콘텐츠를 배치하는 등 20·30세대 유치에 나섰다. 다만 5년마다 사용 허가를 갱신해야 하는 구조가 대규모 재단장을 결정하는 데 부담으로 작용한 것으로 평가된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차별화 MD 등을 통해 영등포점의 경쟁력을 높여 서울 서부 상권의 대표 백화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신세계·현대와 다른 길…상권 맞춤형 콘텐츠 관건

신규 사업권 확보로 롯데백화점은 이전보다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영등포점 개편과 투자를 검토할 수 있게 됐다. 신규 계약을 마무리한 뒤 점포의 공간 구성과 상품군 등 구체적인 재단장 계획을 수립할 것으로 보인다.

관건은 영등포역과 연결된 입지적 강점을 실제 쇼핑 수요로 전환하는 것이다. 영등포점은 철도와 지하철 이용객을 중심으로 유동 인구가 풍부하지만 인근 경쟁 점포와 비교하면 고객이 일부러 찾아올 만한 대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신세계백화점 타임스퀘어점 전경사진

영등포·여의도 일대에서는 신세계 타임스퀘어점과 더현대 서울이 각자의 강점을 앞세워 광역 고객을 흡수하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더현대 서울이 1조2860억원,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이 6560억원으로 집계됐다. 전국 백화점 매출 순위에서도 각각 7위와 17위에 올라 롯데 영등포점을 크게 앞섰다.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2020년 전면 재단장을 통해 복합쇼핑몰과 연계한 체류형 콘텐츠를 강화했다. 더현대 서울은 글로벌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한 팝업스토어와 체험형 콘텐츠를 앞세워 젊은 고객과 외국인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있다. 올해 상반기 더현대 서울의 외국인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34% 증가했고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20%에 육박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가 두 점포와 정면으로 맞서기보다 영등포점의 입지와 고객층에 맞는 차별화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명품 브랜드를 갖추고 있고 더현대 서울은 팝업과 식음료 등 콘텐츠 경쟁력이 강한 만큼 비슷한 전략만으로는 고객을 끌어오기 어렵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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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 관계자는 “10년의 운영 기간을 확보하면서 리뉴얼을 추진할 시간적 여력은 충분히 마련했다”면서도 “인근 신세계 타임스퀘어점은 명품 경쟁력을 갖추고 있고 더현대 서울은 식음료와 체험형 콘텐츠에 강점이 있어 영등포점이 무엇으로 차별화할지는 쉽지 않은 과제”라고 평가했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영등포점의 입지와 기존 인지도를 고려하면 인근 주민의 수요를 겨냥한 지역밀착형 점포로 경쟁력을 키우는 편이 승산이 있을 것”이라며 “지역 소비자의 선호와 해당 상권의 소비 트렌드를 얼마나 정확하게 반영하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