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환자 66% vs 비폐암 46%…폐에서 미세플라스틱 검출

국제연구진, 폐 증상 기관지 내시경 받은 100명 연구 결과

과학입력 :2026/09/08 15:42

폐암 환자의 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많이 검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과학매체 어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아일랜드 더블린대학교 의과대학과 그리스 테살리아대학교 연구진이 주도한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임상의학저널’(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게재됐다.

아일랜드 더블린대학교의 일리아스 디메아스 박사는 “미세플라스틱은 우리 환경에서 피할 수 없는 존재가 됐지만, 인체에 들어왔을 때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에 대해서는 여전히 알려진 것이 많지 않다”고 말했다.

이미지=클립아트코리아

이어 “우리는 아직 폐 속 미세플라스틱의 기본 농도가 어느 정도인지, 사람마다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 미세플라스틱이 질병에 기여하는지 여부를 알지 못한다”며 “매일 이러한 입자들을 들이마시고 있다면 입자들이 어디로 이동하는지, 질병과 관련이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폐암 환자 폐에서 미세플라스틱 더 많이 검출

이번 연구는 그리스 테살리아주 라리사대학교병원에서 폐 증상으로 기관지 내시경 검사를 받은 1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 대상자 가운데 50명은 최종적으로 폐암 진단을 받았으며, 나머지 50명은 폐암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모든 참가자는 기관지 내시경 검사 과정에서 생리식염수로 폐 일부를 세척해 세포와 기타 물질을 채취하는 폐 세척액 샘플을 제공했다. 연구진은 이를 분석해 미세플라스틱의 존재 여부와 양을 확인했다.

그 결과 연구진은 수집한 샘플에서 총 232개 미세플라스틱 입자를 확인했다. 전체 환자의 70%에서는 폐 세척액이나 조직 또는 두 검체 모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됐다. 특히 폐암 환자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될 가능성이 더 높았으며, 폐암이 없는 환자보다 전체적인 미세플라스틱 부담도 큰 것으로 나타났다.

폐 세척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검출된 비율은 폐암 환자에서 66%로, 폐암이 없는 환자의 46%보다 높았다. 폐 조직까지 함께 분석한 결과에서도 폐암 환자에게서 검출된 미세플라스틱의 양이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미세플라스틱이 폐 전체에 고르게 분포하는 것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이 각 환자의 폐 세척액과 조직 샘플을 비교한 결과, 폐 세척액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검출된 환자는 조직 샘플에서 상대적으로 적게 검출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조직에서 미세플라스틱이 많이 발견된 경우 폐 세척액에서는 적게 검출되는 경향이 나타났다.

폐 세척액은 기도와 폐포에서 물질을 채취하는 반면, 조직 샘플은 폐 조직 자체에 존재하는 물질을 분석한다. 연구진은 이 같은 결과가 미세플라스틱이 폐 내부에 균일하게 분포하지 않을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플라스틱 사진=픽사베이

검출된 미세플라스틱 가운데 가장 흔한 성분은 폴리프로필렌과 폴리에틸렌이었다. 두 소재는 포장재와 의류 섬유, 각종 생활용품 등에 널리 사용되는 플라스틱이다.

미세플라스틱이 폐암 유발한다는 의미는 아냐

연구진은 이번 결과가 흡입된 미세플라스틱이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더 자주 사람의 폐에서 발견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디메아스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흡입된 미세플라스틱이 많은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자주 인간의 폐에서 발견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며 “환경 내 플라스틱 오염을 줄이는 것이 생태계뿐만 아니라 인간 건강에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근거를 뒷받침한다”고 말했다.

다만 이번 연구만으로 미세플라스틱이 폐암을 일으킨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디메아스 박사는 “미세플라스틱이 염증이나 암과 같은 질병을 유발할 수 있는 다른 생물학적 과정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지만, 반대로 질병이 있는 폐가 건강한 폐와 달리 미세플라스틱을 더 많이 축적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연구는 폐암 환자에게서 미세플라스틱이 더 자주, 더 많은 양으로 발견됐다는 사실을 보여주며 향후 연구에 중요한 질문을 제기한다”며 “관련된 플라스틱의 종류와 이들이 폐 세포와 어떻게 상호작용하는지 더 잘 이해하기 위해 추가적인 실험실 연구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앞으로 연구 대상을 확대해 만성 폐질환 환자의 샘플을 분석하고, 미세플라스틱이 폐의 흉터 형성이나 질병 진행에 보다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치는지도 조사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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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뒤셀도르프대학교 교수이자 유럽호흡기학회 옹호위원회 위원장인 바바라 호프만은 폐암이 여전히 전 세계적으로 가장 흔한 암 가운데 하나이며 암 사망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호프만 교수는 “이번 연구는 우리가 공기를 통해 미세플라스틱을 흡입하고 있으며, 이러한 입자가 폐에 축적될 수 있다는 증거를 뒷받침한다”며 “폐암을 포함한 각종 폐질환에서 미세플라스틱이 어떤 역할을 하는지 완전히 이해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