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연구진이 혈액암이나 폐암 등의 암세포를 대부분 죽이거나, 먹어 치우는 새로운 꿈의 치료제를 개발했다.
한국화학연구원은 박지훈 책임연구원과 최지우 석사후연구원 연구팀이 인간 말초 혈액 유래 대식세포(Macrophages)에 항암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삽입시키는 방법으로 '카-대식세포(CAR-M)' 생산에 성공했다고 20일 밝혔다.
연구팀은 향후 혈액암 외에 고형암 치료에도 적용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기존의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T 세포 치료법’은 환자의 면역 세포인 T세포를 신체 밖으로 추출해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후 환자에게 주입해 암을 치료하는 기술이다.
일부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폐암 등 고형암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 T세포는 고형암 내부 침투가 어렵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이에 면역세포의 일종인 대식세포를 연구과정에 활용했다. 다만, 대식세포는 항암 유전자 변형이 짧은 기간만 이뤄져 치료 효과가 낮다.
연구팀은 답을 '렌티바이러스’에서 찾았다. 이를 유전자 전달책으로 삼아, 대식세포의 손상 없이 항암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데 성공했다.
의약바이오연구본부 박지훈 책임연구원은 "렌티바이러스와 대식세포의 접촉을 당초 1시간 30분에서 16시간으로 늘렸다"며 "그 결과 대식세포 손상없이 렌티바이러스의 전파가 당초보다 잘 일어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대식세포 분화상태에 따라 유전자 전달효율이 변하는 것도 확인했다. 말초혈액에서 얻은 단핵구가 대식세포로 분화되는 7일을 기다려, 암세포 추적 유전자 전달률을 높이는데도 성공했다.
렌티바이러스가 어떤 세포로 들어갈 때 표면에서 열쇠 역할을 하는 ‘VSV-G 단백질’의 코돈(유전부호)을 최적화해 유전자 전달력을 더 높였다.
박 책임은 "쉽게 말해 기존의 열쇠보다 다양한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 열쇠를 만들고, 표면에 많이 자라도록 VSV-G 생성 명령어를 바꾼 것으로 이해하면 된다"고 말했다.
연구팀은 또 'EF1a'라는 DNA 서열에 렌티바이러스에 담겨 전달된 항암 유전자를 포함시키는 방법으로 대식세포 손상없이 유전자 전달 후 최대 20일 동안 안정적으로 항암 기능을 갖춘 ‘CAR 대식세포’ 생산을 유지하는데 성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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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훈 책임연구원은 "'카 대식세포'가 대부분의 암세포를 삼켜 파괴한 것을 확인했다"며 "후속 연구를 통해 '카 대식세포' 대량생산 및 고효율 치료 적용 기술 개발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 책임은 “말초 혈액으로부터 얻은 대식세포의 낮은 항암 유전자 발현 문제를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해 개선한 최초 사례"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