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수엘라 석유 장악 나선 트럼프…'자원 식민지' 논란

17개 유전 100년 운영 구상…전문가들, 정권 교체 뒤 계약 파기 가능성 경고

디지털경제입력 :2026/08/31 09:23    수정: 2026/08/31 09:43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의 대규모 석유자원을 민간기업과 함께 장기간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계약의 지속 가능성과 신식민주의 논란이 커지고 있다. 계약 절차의 투명성이 낮을 경우 향후 정권 교체 뒤 자산 수용이나 국유화가 재현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30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미국이 베네수엘라 민간기업과 협력해 650억 배럴이 넘는 석유를 통제하기로 델시 로드리게스 임시 대통령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미국 당국자는 새 합작사업이 17개 유전을 100년 동안 운영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실현될 경우 확인 매장량 기준으로 사우디아람코에 이어 두 번째로 큰 기업 운영 석유자산이 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사진=로이터/뉴스1)

구체적인 사업 구조와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복원하려면 미국 민간기업의 대규모 투자도 필요하지만 주요 석유회사들은 재진출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다.

셰브런 등 미국 에너지업체들은 베네수엘라 사업 확대를 위한 별도의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셰브런과 코노코필립스, 엑손모빌은 관련 협상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

전문가들은 정치적 위험과 계약의 지속 가능성을 주요 변수로 꼽았다. 베네수엘라는 2000년대 정치적 격변 과정에서 엑손모빌과 코노코필립스의 자산을 수용하고 국유화한 전력이 있다.

프란시스코 로드리게스 덴버대 교수는 향후 베네수엘라 정부가 현 계약을 거부할 가능성을 투자자들이 고려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미국이 석유자원을 직접 통제하는 구조가 베네수엘라보다 미국의 경제·안보 이익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비판도 제기했다.

계약 체결 과정의 투명성도 논란이다. 지금까지 일부 외국 업체와 체결된 계약은 공개 경쟁입찰이나 규제기관의 감독 없이 당사자 간 협상으로 이뤄졌다. 이는 공개 입찰을 거치는 미국과 브라질, 노르웨이 등 주요 산유국의 광구 운영권 배분 방식과 차이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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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네수엘라는 1920년대 말 세계 최대 원유 수출국으로 성장했지만 외국 기업의 자원 지배와 이익 배분을 둘러싸고 오랜 갈등을 겪었다. 1970년대 석유산업을 국유화한 뒤 1990년대 외국 기업에 시장을 다시 개방했으나, 2000년대 중반 우고 차베스 정부가 유전 통제권을 재차 강화했다.

전문가들은 현재 불투명한 계약 구조가 유지될 경우 미국 기업의 투자 확대보다 현지 반발과 정치적 위험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