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에 체류하는 우주비행사들의 골칫거리 중 하나는 빨래였다. 우주에서는 빨래를 할 수 없어 같은 옷을 몇 주동안 입어야 했다. 우주에서 입던 옷은 밀폐된 봉투에 담아 지구로 가져와 세탁하거나 대기권 진입 시 태워버리는 방식이 일반적이었다.
단기 우주 임무를 수행할 때는 이런 방법을 사용해도 큰 무리는 없었다. 하지만 수개월 이상 소요되는 화성 탐사 임무에서는 큰 고민거리 중 하나였다.
우주비행사들의 오랜 고민을 덜어줄 새로운 세탁 방법이 개발됐다고 과학매체 스페이스닷컴이 최근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앨라배마 헌즈빌대학교의 게이브 쉬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우주 공간에서 옷을 세탁할 수 있는 '플라스마 세탁총' 시제품을 개발했다.
게이브 쉬 교수는 "옷과 기타 부드러운 표면을 최소한 미생물학적으로 깨끗하게 유지해 우주비행사의 건강을 지켜줄 것"이라며 "우주복과 각종 도구를 화성에 발을 딛기 전에 살균하는 데에도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밝혔다.
차가운 플라스마로 박테리아 파괴
플라스마는 전하를 띤 이온과 전자가 에너지를 받아 움직이는 혼합물이다. 태양에서 관측되는 플라스마는 매우 뜨겁지만, 이번에 개발된 세탁총의 플라스마는 실온에 가까운 차가운 상태를 유지한다.
박테리아를 사멸시키는 핵심 주역은 세탁총에서 발사되는 '전자'다. 총이 섬유 표면에 플라스마를 분사하면, 이 전자들이 주변 공기 중의 산소나 수증기 등 기체 분자와 충돌하면서 오존 같은 새로운 분자를 생성한다. 이때 만들어진 산화성 물질이 박테리아의 세포막과 화학적으로 반응하면서 파괴하는 원리다.
연구진은 미국 항공우주국(NASA) 마셜 우주비행센터와 협력을 통해 펜 크기 플라스마 살균기 시제품을 선보였다. 이 시제품은 한 번에 약 1제곱센티미터(㎠) 면적을 살균할 수 있다. 시험 결과 천 조각에 있던 포자 군집을 75% 이상 감소시키는 효과를 입증했다.
쉬 교수는 "플라스마 치료법을 도입하면 유인 탐사, 특히 보급이 극도로 제한된 화성 탐사에서 필요한 물자 양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극복해야 할 과제도
다만 이 세탁총이 기존 일반 세탁기를 완벽하게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커피 얼룩이나 잔디 자국 같은 물리적인 얼룩을 지우는 데는 한계가 있다.
관련기사
- 우주에만 가면 변비로 고생…비밀 풀었다 [우주로 간다]2026.08.19
- 中 우주인, 무중력 상태서 치킨 구웠다 [우주로 간다]2025.11.05
- "모양 바꿨더니 안 튀네"…튀는 소변 95% 줄인 소변기 ‘화제’2025.04.14
- 우주서 첫 엑스레이 촬영…"우주인 건강관리 새 길 열렸다" [우주로 간다]2026.07.18
또한 현재 펜 크기인 시제품은 너무 작아 실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연구진은 앞으로 크기를 키운 장치를 개발할 계획이다. 아울러 작동 과정에서 발생하는 대량의 오존이 인체에 유해할 수 있는 만큼, 이를 안전하게 걸러낼 여과 시스템도 함께 개발하고 있다.
한편 우주 공간에서의 효율적인 세탁 방법 연구는 현재 전 세계 우주 기관들의 활발한 연구 분야다. 국제우주정거장(ISS)의 우주비행사들은 최근 전용 우주 세제를 테스트한 바 있으며, 중국 우주 프로그램 역시 물 사용량을 극도로 최소화하는 우주용 세탁기를 개발하는 등 기술 경쟁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