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시휴업 한 달 만에 정상영업을 재개한 홈플러스가 추석 대목 준비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가 선물세트 사전 예약에 돌입해 수요 선점에 나선 가운데 홈플러스는 추석을 한 달여 앞두고도 본 판매를 포함한 선물 세트 판매 계획을 내놓지 않고 있다.
명절 선물세트는 상품 구성과 물량 확보부터 협력사·카드사 협의까지 통상 3~6개월의 준비가 필요하다. 사전 예약에 기업·단체의 대량 주문이 집중되는 만큼 일정이 늦어질수록 경쟁사에 초기 수요를 내줄 가능성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경쟁사는 예약 돌입…홈플러스는 판매 계획도 ‘미정’
21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홈플러스는 현재까지 추석 선물세트 판매 계획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회사 관계자도 “추석 선물세트 판매에 대해서는 아직 전달받은 내용이 없다”고 답했다.
지난해 홈플러스는 추석을 한 달 이상 앞둔 8월 14일부터 선물 세트 사전 예약을 진행했다. 올해 설(2월 17일)에도 예년보다 열흘가량 앞당긴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사전 예약을 받기 시작했다.
올해는 경쟁사들이 이미 예약 판매에 돌입했다. 이마트와 롯데마트는 지난 6일부터 다음 달 16일까지 약 6주간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을 진행하고 있다. 이마트는 인기 품목인 과일 세트의 물량을 확대하고 실속과 품질을 모두 챙길 수 있는 선물 세트를 마련해 수요 선점에 나섰다. 롯데마트도 과일과 축산, 수산, 김·견과, 건강기능식품 등 약 900종을 마련했다.
대형마트에서 선물 세트 사전 예약 비중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할인과 상품권 증정 혜택을 이용해 선물을 미리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어난 데다 기업과 단체의 대량 주문도 사전 예약 기간에 집중되기 때문이다.
이마트에 따르면 추석 선물 세트 매출 중 사전 예약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61.6%, 2025년 72.6%를 기록했다. 롯데마트 역시 추석 선물 세트 사전 예약 비중이 2023년 55%, 2024년 60%, 2025년 70%로 매년 증가하고 있다. 홈플러스가 뒤늦게 판매를 시작하더라도 경쟁사에 초기 개인·법인 수요를 내줄 수 있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대량 주문은 사전 예약 기간에 대부분 마무리되기 때문에 본 판매에서는 개인이 바로 구매할 수 있는 소규모 상품이나 신선식품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다”고 말했다.
준비에만 최대 6개월…상품 대금·물량 확보 관건
홈플러스의 추석 선물 세트 판매 계획이 늦어지는 배경에는 최근까지 이어진 영업 중단의 영향이 있는 것으로 관측된다.
홈플러스는 운영자금 고갈로 지난달 13일부터 전국 67개 점포의 영업을 중단했다. 이후 2000억원 규모의 긴급 운영자금을 확보해 지난 13일 영업을 공식적으로 재개했다. 영업은 다시 시작했지만, 상품 공급망은 여전히 복구 단계다.
특히 명절 선물세트는 평소 판매하는 상품과 달리 수개월 전부터 산지와 제조사로부터 물량을 확보하고 가격과 할인 조건, 카드사 제휴 등을 조율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신선식품은 재배 단계에서부터 판매할 물량을 기획하고 가공식품도 제조사와 예상 판매량을 사전에 협의한다”며 “상품 물량이 정해지면 가격과 할인율을 결정하고 카드사와 행사 조건도 맞춰야 해 통상 명절 3~6개월 전부터 준비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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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존 미지급 납품 대금이 남아 있다는 점도 신규 물량 확보의 변수가 될 전망이다. 협력사 입장에서는 기존 대금의 회수 가능성과 추가 거래에 따른 위험을 함께 고려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이 관계자는 “홈플러스가 선물 세트 물량을 확보하려면 우선 협력사에 상품 대금을 지급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며 “제조사 입장에서는 대금 회수 위험이 있는 업체보다 안정적으로 판매해 온 유통업체에 더 많은 물량을 공급하려 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