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플러스 살아났나?”
13일 오전 홈플러스 강서점 입구에 길게 늘어선 줄을 바라보던 고객이 내뱉은 말이다. 개점 30분 전부터 입구 앞에 긴 줄이 늘어섰고 문이 열리자 고객들이 차례로 매장 안으로 들어갔다. 고객을 안내하던 직원들은 “밀지 말고 천천히 들어가라”고 반복해서 외쳤다.
긴급운영자금(DIP) 2000억원을 수혈받은 홈플러스가 이날 임시휴업 중이던 전국 67개 점포의 정식 영업을 재개했다. 지난 7일 가오픈 당시 곳곳에 빈 매대가 눈에 띄었던 것과 달리 정식 개장 첫날에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며 매장에 다시 활기가 돌았다.
다만 상품 구색은 아직 과거 정상 영업 수준을 완전히 회복하지 못했다. 회사 역시 거래처와의 신뢰가 조금씩 회복되고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완전한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오픈 30분 전부터 긴 줄…정육 코너 ‘오픈런’
이날 오전 강서점 앞에는 개점 전부터 장을 보려는 고객들로 붐볐다. 특히 할인 행사가 진행된 정육 코너에는 개점 직후 고객들이 몰리면서 긴 줄이 생겼다. 준비된 일부 상품은 금세 동났고 고객들은 추가로 상품이 진열되기를 기다렸다. 계산대에도 고객들이 몰리면서 20분 이상 기다려야 하는 경우도 있었다.
인근에 거주하는 60대 고객은 “집이 가까워 거의 매일 이용하던 곳인데 휴업 기간에는 많이 불편했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한산했는데 오늘은 훨씬 풍성해진 것 같다”며 정식 개장을 반겼다.
평소 강서점을 자주 이용한다는 한 70대 고객도 “계산대 줄이 너무 길어 20분 정도 기다렸다”며 “예전에 문제가 생기기 전과 비교하면 아직 물건이 많지는 않은 것 같다”면서도 “홈플러스가 잘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매장에서는 빠져나간 상품을 채우기 위한 작업도 계속됐다. 현장에서 만난 한 직원은 “빠진 상품은 계속 추가로 들어오고 있고 아직 진열되지 않았던 새로운 상품들도 입고되고 있다”며 “들어오는 대로 계속 진열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가오픈 첫날 찾았던 월드컵점도 일주일 사이 달라진 모습이었다. 당시 과일·채소 등 신선식품 매대와 델리 코너 대부분이 비어 있었고 라면·과자 등 가공식품도 찾아보기 어려웠다. 정식 오픈일에는 과일 매대가 채워져 있었고 비어있던 ‘라면박물관’ 매대에도 상품이 들어찼다.
식품 구색은 정상 영업의 절반…“거래처 신뢰 조금씩 회복”
고객들의 발길은 돌아왔지만 상품 공급을 과거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것은 여전히 과제로 남아 있다. 실제 강서점과 월드컵점에서는 일부 신선식품 매대에 식품 대신 생활용품이나 가공식품이 진열된 모습도 확인할 수 있었다.
조주연 홈플러스 공동대표는 기자와 만나 “상품이 공급되는 것을 보면 아직 갈 길은 멀지만 거래처와의 신뢰를 조금씩 다시 회복하고 있다고 본다”며 “감사하게도 거래처에서 많이 지원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아직 납품이 정상화되지 않은 거래처와도 협의를 이어가고 있다. 조 대표는 “계속 이야기하고 설득하고 있다”며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고 계속 이야기를 듣고 설득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상품 구색은 식품을 중심으로 회복되고 있다. 조 대표는 “오늘 목표했던 상품은 모두 들어왔다”며 “과거 정상 영업 때와 비교하면 식품은 절반 정도, 비식품은 20% 정도 수준”이라고 말했다. 비식품은 상품 구색을 줄이는 방향으로 운영 전략을 바꾼 만큼 현재 수준이 회사가 목표한 수준이라는 설명이다.
홈플러스는 정식 개장에 맞춰 정치권과 노동계, 시민사회 등과 함께 ‘장보기 캠페인’도 진행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참석자들은 직접 카트를 끌고 매장을 돌며 상품을 구매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장은 “마트가 잘돼야 채권단 동의를 얻고 좋은 M&A를 할 수 있다”며 “국민들이 홈플러스 30만 민생을 살린다는 마음으로 오늘 저녁 밥상은 홈플러스를 이용해달라”고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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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노사 역시 정식 개장 이후 정상화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조 대표와 안수용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장은 이날 공동선언문을 통해 홈플러스 정상화와 협력업체·입점주와의 상생을 위해 공동으로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조 대표는 “오는 9월 회생계획안 통과라는 과제가 남아 있고 정상적인 M&A가 이뤄져야 정상화가 마무리될 것”이라며 “채권단과 법원이 합리적인 결단을 내려줄 것으로 믿고 정부와 국회 역시 적극적인 행정적·입법적 지원 등을 해달라”고 요청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