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기에 신체활동을 하는 것이 노년기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늦추는 것과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특히 멕시코계 미국인에서는 신체활동이, 비히스패닉계 백인에서는 혈당 관리가 인지기능 저하 속도와 각각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16일(현지시간) 미국 텍사스대 샌안토니오 보건과학센터(UT Health San Antonio)가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중년기 신체활동을 한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이후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느린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UT Health San Antonio 글렌빅스 알츠하이머·신경퇴행성질환연구소 등의 연구진이 수행했으며, 연구 결과는 지난달 23일 국제학술지 '알츠하이머병 및 치매: 노화의 행동·사회경제학(Alzheimer's & Dementia: behavior & Socioeconomics of Aging)'에 게재됐다. 연구에는 재닛 바스케스, 클라우디아 사티자발, 천핀 왕 연구진 등이 참여했다.
연구진은 미국 샌안토니오 지역 주민 402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참가자의 중년기 평균 연령은 57.9세였으며 58.5%가 여성이었다. 전체 참가자의 52%는 멕시코계 미국인이었고 나머지는 비히스패닉계 백인이었다.
연구진은 미국심장협회(AHA)의 심혈관 건강 평가 지표인 '라이프스 심플 7(Life's Simple 7·LS7)'을 활용해 참가자들의 중년기 건강 상태를 평가했다. LS7은 건강한 식습관과 비흡연, 신체활동 등 3개 생활습관 요인과 혈압, 체질량지수(BMI), 총콜레스테롤, 공복혈당 등 4개 건강 요인으로 구성된다.
이후 참가자들의 인지기능을 간이정신상태검사(MMSE)를 통해 최대 네 차례 측정했다. 연구진은 약 9.5년에 걸친 인지기능 변화와 중년기 심혈관 건강 요인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분석 결과 전체 참가자 가운데 일정 수준 이상의 신체활동을 한 사람은 신체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MMSE 점수의 연간 감소폭이 0.073점 적었다. 즉 신체활동을 한 집단에서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상대적으로 느리게 나타났다.
특히 멕시코계 미국인에서 신체활동과 인지기능의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신체활동을 한 멕시코계 미국인은 신체활동을 하지 않은 사람보다 MMSE 점수의 연간 감소폭이 0.127점 적었다. 반면 비히스패닉계 백인에서는 신체활동과 인지기능 변화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혈당에서는 다른 양상이 나타났다. 비히스패닉계 백인의 경우 중년기 공복혈당이 126mg/dL 미만인 참가자는 그 이상인 참가자보다 이후 MMSE 점수 감소폭이 연간 0.182점 적었다. 멕시코계 미국인에서는 공복혈당과 인지기능 저하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LS7을 구성하는 여러 건강 요인을 합산한 전체 점수와 인지기능 저하 사이에서는 유의미한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결과는 심혈관 건강을 구성하는 개별 요인과 인지기능의 관계가 인구집단에 따라 다르게 나타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예상 밖의 결과도 있었다. 멕시코계 미국인에서는 BMI가 30 미만인 참가자가 비만에 해당하는 참가자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노년기 인지장애가 나타나기 전 체중 감소가 발생하는 역인과관계 등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어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연구 제1저자인 재닛 바스케스 미국 텍사스대 샌안토니오 보건과학센터 글렌빅스 알츠하이머·신경퇴행성질환연구소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중년기에 어느 정도라도 신체활동을 하고 최적의 공복혈당 수준을 유지하는 것이 노년기의 인지기능 저하 속도를 유의미하게 늦추는 것과 연관될 가능성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다만 이번 연구는 참가자의 생활습관을 연구진이 임의로 바꿔 효과를 비교한 임상시험이 아닌 관찰연구다. 이에 따라 운동이나 혈당 관리가 인지기능 저하를 직접적으로 막았다는 인과관계까지 입증한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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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연구 대상자가 402명으로 비교적 적고 신체활동과 식습관 등에 자기보고 자료가 활용됐다는 한계가 있다. 연구진 역시 인종별로 차이가 나타난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더 큰 규모의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연구를 공동으로 이끈 같은 대학 클라우디아 사티자발 인구보건과학과 부교수는 "생활습관 변화를 통해 심혈관 건강을 개선하면 알츠하이머병과 다른 치매로 인한 공중보건 부담을 의미 있게 줄일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